미국 머크(MSD)가 항암제 개발 전문기업 시젠(Seagen)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 6월 17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처음 추측 보도한 뒤 다시 7월 6일에 400억달러에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MSD가 시젠을 400억달러 이상 또는 주당 200달러 이상에 인수하기 위해 사전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머크가 시젠을 400억달러에 인수할 경우 애브비가 2019년 6월 엘러간을 63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3년 만에 제약사 간 최대 거래가 성사된다. 지난해 제약사 간 최대 인수합병 거래는 아스트라제네카가 390억달러에 희귀질환 신약 전문기업 알렉시온(Alexion)을 인수한 것이다. 2020년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시젠의 라이벌인 항체약물결합체(antibody-drug conjugates, ADC) 업체인 이뮤노메딕스를 210억달러에 인수하는 것보다도 훨씬 큰 규모다.
이 신문은 양사가 7월 28일로 예정된 머크의 2분기 실적보고서 발표 시점이나 이전에 매듭을 짓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전에 증권사인 SVB(SVB Securities)의 분석가들이 시젠의 피인수 가치를 주당 215달러로 설정했는데 이는 약 395억달러의 잠재적 매수 가치를 인정한 셈이다.
시젠의 주가는 머크가 LIV-1 항체약물결합체(ADC)를 도입키로 하고 500만주를 10억달러에 인수하는 투자를 단행한 2020년 가을에 사상 최고인 약 212달러를 찍은 바 있다. 시젠의 주가는 6월 16일 146.78달러에서 첫 인수설 보도가 나온 17일 165.45달러로 급등했다. 7월 8일 종가는 177.45달러로 강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인수가 완료되면 지금의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체제 하에서는 첫 번째 제약 관련 대규모 거래가 된다. 현재 미국 민주당이 주도하는 독점금지 감시단체는 대규모 제약 M&A 거래를 와해시키겠다고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머크와 시젠에게 가장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지난 3월, FTC는 국제 독점금지 당국과 협력하여 제약 M&A에서 반경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자간 제약합병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현재 FTC는 일반적으로 대형 바이오제약 회사 간의 추가 통합이 제약 합병과 약가 상승 사이에 어떤 공고한 연결 고리가 그려지는지 좀 더 면밀하게 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국자들은 리뷰에서 단순한 제품 중복 이상의 경쟁저해 요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머크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암 치료제인 PD-1 억제제 면역관문억제제인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를 보윺하고 있다. 시젠 인수를 통해 업계 최고의 ADC 기술을 활용한 항암제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문제는 FTC가 머크가 약물 가격 협상력에서 더 많은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인가이다. 양사 간 거래 협상에 보도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FTC는 이미 머크-시젠의 가능한 제품 연결고리를 그려보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