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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되려다 근육 녹는다 … 젊은층 횡문근융해증 위험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06-28 12:51:39
  • 수정 2022-07-03 01: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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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육세포 속 노폐물 혈관 침투해 장기손상 … 근육괴사, 심하면 급성신부전

살을 빼기 위해 ‘스피닝’(Spinning)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헬스장을 등록한 30대 여성 김모 씨는 최근 운동 후 심한 근육통을 느꼈다. 오랜만에 운동을 시작했으니 그러려니 하고 좀 있으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하고 고강도 운동을 계속했다. 그러나 근육통은 좋아질 기미가 없었다. 


급기야 소변이 갈색빛으로 나오자, 김 씨는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김 씨에게 '횡문근융해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스피닝은 수십명이 고정식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음악에 맞춰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는 유산소운동으로, 하체운동과 상체운동이 결합돼 운동 효과가 좋다. 강도가 높은 만큼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지만, 자신의 체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따라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횡문근은 팔·다리 등 움직이는 부위에 붙어 있는 가로무늬근육이다. 고강도 운동을 할 때 에너지 소모량이 증가하면 근육으로 공급돼야 할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근육 세포막이 손상받는다. 이때 손상받은 세포막에서 미오글로빈, 칼륨, 인 등이 방출돼 체액으로 유입되면서 신장이나 심장 등에 문제를 일으키는 증상이 횡문근융해증이다. 과도한 운동 외에도 부동자세, 근육의 장시간 압박, 외상, 과음 등으로 근육과 내부장기가 손상될 때도 발병한다. 


오랜 시간 고강도운동을 지속하면 에너지 소모량이 커지면서 근육으로 공급돼야 할 에너지와 산소가 필요량보다 부족해진다. 이 상태에서도 근육은 조건반사적으로 수축과 팽창을 반복한다. 결국 근육세포막이 손상되면서 세포 내에 있던 미오글로빈, 단백질, 크레아틴키나제, 칼륨, 이온 등 노폐물이 터져나와 혈관으로 흘러들어 신장, 심장 등 장기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여름철 태풍으로 제방이 무너져 하천이 범람하고 각종 오염물이 떠도는 것과 같은 이치다.


증상은 극심한 근육통과 국소부위 부종, 전신 무기력감, 진한색의 소변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운동 후 느끼는 일시적인 근육통이나 감기몸살로 여겨 방치하기 쉽다. 운동으로 근육이 뭉친 것이라고 생각해 운동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종과 함께 적갈색의 진한 소변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횡문근융해증은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을 앞두고 환자수가 증가한다. 횡문근융해증 환자는 6~8월에 가장 많은 편이다(대한가정학회지). 중앙대병원이 최근 3년간 횡문근융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6~8월에 환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스피닝 운동 후 근육 성분이 녹아내리는 ‘횡문근융해증’이 발병해 병원을 찾는 사람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치료법은 충분한 휴식, 수액요법, 전해질 보충 등이다. 이와 함께 횡문근융해증 주요 합병증인 급성 신부전증의 예방을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가 늦어지면 신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므로, 초기 집중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전체 환자의 10%는 증상이 악화돼 조직괴사와 부종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노폐물이 신장으로 바로 들어가면 예후가 나쁜 편이다. 신장은 요소 등 피의 화학적 노폐물을 걸러내지만 다량의 독성물질은 정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근육의 잔해가 세뇨관을 파괴하고, 신장기능이 아예 망가지는 급성 신부전과 고칼륨혈증으로 악화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고칼륨혈증은 칼륨이 제대로 배설되지 않아 혈액 속 칼륨농도가 정상치를 초과하는 질환이다. 이같은 요인으로 인한 횡문근융해증 사망률은 8% 정도로 추정된다.


또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질소 노폐물이 축적돼 체내 수분 균형이 깨지고 심장과 폐기능까지 떨어진다.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고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는 부정맥이 동반되기도 한다.


횡문근융해증은 모든 사람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평소 운동량이 부족했다가 갑자기 늘린 경우, 탈수가 동반되거나, 체온조절이 원활하지 않거나, 체내 칼륨이 부족하면 더 취약하다. 발병 원인은 크게 외상성, 비외상성 운동성, 비외상성 비운동성으로 분류된다. 


외상성은 교통사고나 수술 등 외상에 의해 발생한다. 비외상성 운동성은 마라톤·스피닝·크로스핏 등 고강도운동, 비외상성 비운동성은 일산화탄소·버섯독·뱀독 중독이나 약물이 주요인이다.


정확한 진단은 혈중 크레아틴키나제 수치를 근거로 삼는다. 근육세포 속 물질인 크레아틴키나제의 정상 범위는 22~198U/ℓ인데 횡문근융해증일 경우 정상치의 최소 10배, 최대 200배 이상 증가한다.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증상 초기에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 먼저 근육세포의 추가적인 손상을 막기 위해 침상에서 안정을 취하고 정맥주사로 하루 2~4ℓ의 생리식염수를 공급한다. 이럴 경우 미오글로빈 등의 노폐물이 소변을 통해 체외로 빠져나간다.


김찬호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횡문근융해증은 갑작스러운 운동에 의해 발생하는 사례가 많으므로 처음부터 무리하게 운동하기보다는 운동량과 강도를 서서히 늘려가는 게 좋다”며 “근육통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다간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운동이나 야외활동 후 근육통, 소변색 변화, 발열, 전신쇠약 등이 동반되면 바로 진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온과 높은 습도는 횡문근융해증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인이다. 인체는 42도 정도 고온에 오래 노출될 경우 신진대사에 문제가 생기고 근육세포막을 이루는 지질이 녹기 시작한다. 한여름 햇볕 아래서 오래 달리거나, 더운 실내에서 빠른 음악에 맞춰 고정식자전거를 타는 스피닝 같은 운동을 지속하면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무거운 중량을 드는 웨이트트레이닝은 적은 횟수로 실시하고 바로 쉬어주는 게 좋다. 걷기처럼 반복 횟수는 많지만 강도는 약한 운동은 횡문근융해증 발병 위험이 적은 편이다. 영양 불균형은 근육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방해하므로 무리한 다이어트보다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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