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CD19 표적 키메라항원수용체(CAR) T세포 치료제인 ‘브레얀지’(Breyanzi 성분명 리소캅타진 마라류셀, lisocabtagene maraleucel, 일명 리소셀, Liso-cel, 코드명 JCAR017)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림프종(DLBCL)의 2차 치료제로 24일(현지시각) 승격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브레얀지를 1차 화학면역요법 치료 12개월 이내에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재발한 환자, 또 같은 조건에서 동반 기저질환이나 연령 때문에 조혈모세포이식이 적합하지 않은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번 허가된 적응증의 범위에는 달리 명시되지 않은 미만성 DLBCL, 고등급 B세포 림프종, 원발성 종격동 B세포 림프종, 3B 등급 여포림프종도 포함된다.
BMS는 브레얀지의 2차 치료제 승격과 줄기세포이식(조혈모세포이식, 골수이식) 부적합 환자 사용 가능해짐으로써 DLBCL의 CAR-T 치료제 가운데 가장 광범위한 환자 적격성을 갖추게 됐다고 강조했다.
브레얀지는 노바티스의 ‘킴리아주’(Kymriah 성분명 티사젠 렉류셀, Tisagen lecleucel)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Yescarta 성분명 액시캅타진 실로루셀, Axicabtagene ciloleucel)에 이어 3번째로 DLBCL 적응증을 가진 CAR-T 치료제가 됐지만 예스카타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갖게 됐다. 예스카타는 4월 1일 CAR-T 치료제 중 가장 먼저 DLBCL의 2차 치료제가 됐지만 줄기세포 부적합 대상자에 대한 적응증을 갖지 못했다. 킴리아는 아직 3차 치료제다.
BMS는 미국내 재발성 또는 불응성 DLBCL 환자를 1만4000명으로 추산하고 2029년간 연간 3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예스카타는 이미 미국포괄적암네크워크(NCCN)로부터 2차 치료제로서 사용할 수 있다는 카테고리1(최고 권장) 권고지침을 받았지만 브레얀지는 의학저널에 아직 게재되지 않아 시간이 필요하다.
BMS는 또 다른 BCMA 표적 다발성골수종 CAR-T 세포치료제인 ‘아베크마’(Abecma: 성분명 이데캅타진 비클류셀, idecabtagene vicleucel, 코드명 bb2121, 별칭 이데셀, ide-cel)로 지난해 3월 FDA 승인을 받았지만 아베크마와 브레얀지를 동시에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병목현상을 겪고 있다. 환자의 혈액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즉시 생산해야 하는 CAR-T 치료제의 특성상 신속한 생산이 중요한데 예스카타는 혈액 채취 후 제품 출시까지 16일(중앙값)이 소요되지만 브레얀지는 24~33일이 걸리는 약점을 안고 있다. BMS 관계자는 이에 “제품의 품질이나 안전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출하 처리시간을 줄이기 위해 효율성을 높이는 최적화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레얀지는 이번에도 원발성 중추신경계 림프종 적응증을 획득하지 못했으며,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과 신경계 독성 부작용이 박스 경고문의 중요한 안전성 정보에 포함돼 있다.
브레얀지는 1차 치료 후 12개월 이내에 치료에 불응 또는 재발한 DLBCL 환자에서 표준치료와 비교했을 때 무사건 생존기간(EFS), 완전반응률,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고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이번 적응증 확대는 3상 TRANSFORM 임상연구에서 나온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연구에 참가한 환자들은 브레얀지 또는 구제 화학면역요법, 고용량 화학요법, 조혈모세포이식으로 구성된 표준치료를 받았다. 구제 화학면역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 비율이 높았기 때문에 구제 화학요법 3사이클 이후 반응을 얻지 못하거나 병이 진행된 환자는 브레얀지 치료군으로 교차가 허용됐다.
시험 결과 브레얀지 치료군(92명)은 무사건 생존기간 중앙값이 10.1개월로 표준치료군(92명) 2.3개월의 4배가 넘었다. 치료 후 완전반응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브레얀지 치료군이 66%, 표준치료군이 39%였다. 브레얀지 치료군의 완전반응 지속기간은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또한 브레얀지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14.8개월로 표준치료 5.7개월의 2배 이상이었다. 이 연구에서 브레얀지 치료군은 거의 모든 환자(97%)가 치료를 받았고 표준치료군에서 고용량 화학요법 및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완료한 환자 비율은 절반 미만(47%)이었다.
브레얀지의 유효성은 첫 치료에 불응하거나 재발한 성인 DLBCL 환자 61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 2상 PILOT 연구 데이터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 이들 환자 중 상당수는 줄기세포이식이 적합한 환자들이었다. PILOT 연구에서 1차 평가지표인 객관적반응률은 80%, 완전반응률은 54%이며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11.2개월(추적기간 중앙값 12.3개월)이었다. 15.5개월의 추적기간 동안 완전반응에 도달한 환자의 반응지속기간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BMS 추정치에 따르면 DLBCL 환자의 최대 40%가 초기 치료에 불응성이거나 초기 치료 후 재발하는 질병을 갖고 있으며, 이들 중 절반은 연령 또는 기저 질환으로 인해 줄기세포이식을 받기에 적합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브레얀지는 줄기세포이식 적합성 여부와 관계없이 1차 치료 후 12개월 이내 또는 이후 병이 재발한 환자에게 쓸 수 있음을 입증한 유일한 유일한 CAR-T세포 치료제라는 주장이다.
브레얀지는 확립된 안전성 프로파일을 갖고 있으며 TRANSFORM 및 PILOT 연구 결과에서 CRS 및 신경계 사건 발생은 대개 저등급이고 표준 프로토콜로 신속하게 해결됐다. 모든 등급의 CRS 발생률은 45%, Grade 3 CRS 발생률은 1.3%, 모든 등급의 신경계 사건 발생률은 27%, Grade 3 신경계 사건 발생률은 7%로 보고됐다.
TRANSFORM 연구를 주도한 콜로라도대 의대 암센터의 혈액학 부교수인 마날리 캄다르(Manali Kamdar) 박사는 “브레얀지는 거의 30년에 가까운 표준치료에 비해 현저한 발전을 이뤘고 잘 확립된 안전성 프로필과 함께 크게 개선된 효능을 제공한다”며 “이 중요한 이정표는 치료 여정의 초기에 환자에게 CAR-T 세포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이점을 강화하며, 2차 치료제로서 표준요법을 구현해 더 많은 환자의 치료 결과를 증진하는데 도움이 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 그린버거(Lee Greenberger) 미국 백혈병및림프종학회(LLS)의 최고과학책임자는 “1차치료 후에도 질병이 치료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재발하는 DLBCL 환자는 종종 줄기세포(조혈모세포) 이식을 진행하기 위해 길고 집중적인 화학 요법 주기에 직면해야 했다”며 “1990년대 이후 CAR-T 치료제를 처음부터 지지해온 LLS는 CD19 CAR-T 세포치료가 2차 치료제로서 FDA 승인을 받게 돼 매우 기쁘고, 난치성 DLBCL에서 장기 관해 가능성과 치유의 희망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