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츠카홀딩스의 자회사인 다이호약품(Taiho Pharmaceutical)이 개발한 열충격단백질(Heat shock protein, HSP) 90 억제제 ‘제셀히’(Jeselhy, 성분명 피미테스핍 pimitespib, 개발코드명 TAS-116)가 일본에서 위장관기질종양(GIST) 치료제로 20일 승인받았다. 지난해 9월 14일 신약신청승인이 이뤄진 지 9개월 여 만이다.
다이호약품은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항암화학요법(티로신 키나제 억제제 등 표적치료제) 이후 진행된 위장관기질종양 적응증에 대한 경구용 정제 40mg의 제조 및 판매 허가를 받았다. 성인에서 일반적인 제셀히 용량은 1일 1회 160mg을 공복 상태에서 복용하는 것이며 연속 5일 동안 투여 이후 2일 휴약하는 주기를 반복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용량을 줄일 수 있다.
제셀히는 HSP90을 억제해 암 성장과 생존에 관여하는 KIT, PDGFRA, HER2, EGFR 같은 단백질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감소시킴으로써 항종양 효과를 나타낸다.
위장관기질종양은 위장관 벽에서 발생(위와 소장에서 자주 발생, 대장과 식도에서는 드물게 발생)하며 전이 및 재발을 유발하는 악성 종양이다. 점막에서 발생하는 위암, 대장암과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고, 일본 내 발병률은 연간 1500~2500명으로 추산되는 희귀암이다.
많은 사례에서 위장관기질종양은 KIT, PDGFRA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다. 일본, 미국, 유럽에서 승인된 기존 모든 GIST 치료제는 KIT 및 PDGFRA 등 수용성 티로신 키나제를 주로 억제한다. 이 때문에 현재 승인된 약물로 치료받은 뒤에서 GIST가 잔존하는 환자를 위한 미충족 의료 수요가 존재한다.
암 세포와 종양 조직에서 HSP90은 과발현되고 고활성 상태로 존재하며 암의 생존과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위장관기질종양, 방광암, 급성골수성백혈병,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흑색종에서 HSP90 발현은 암 진행 및 환자 예후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됐다.
이번 승인은 이전에 치료받은 위장관기질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피미테스핍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위약과 비교한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 3상 시험인 CHAPTER-GIST-301의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글리벡(이매티닙), 슈텐(수니티닙), 스티바가(레고라페닙) 등 표준치료에 불응성이거나 내약성이 없다고 판단된 20세 이상의 환자 86명이 등록됐다.
임상시험에서 피미테스핍은 1차 평가지표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연장시켰고 이상반응이 관리 가능한 것으로 입증됐다. PFS 중앙값은 피미테스핍 투여군이 2.8개월로 나타난 반면 위약군에서는 1.4개월이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종양학연보(Annals of Onc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