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4일부터 6월 17일까지 국내 의약품 허가 및 허가취하 사항을 보면 동성제약의 ‘동성정로환’이 17일 허가 취하됐다. 1972년 2월 허가돼 50년의 명성을 자랑하는 오리지널 동성정로환은 사라지고 이젠 ‘동성정로환당의정’, ‘동성정로환에프정’, ‘동성정로환에프환’ 등 3가지가 남았다.
설사 증상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생약제제인 동성제약의 ‘정로환’(성분명 크레소오트·진피·황련가루·향부자가루·감초가루)은 ‘크레오소트(creosote)’가 주요성분이다. 1972년 출시된 이래, 지난 50여년 동안 동성제약을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제품이며 환제와 당의정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정로환은 1904~1905년 러일전쟁 무렵에 일본 정부가 개발한 생약 성분의 지사제로 이름은 ‘러시아를 정복하는 약’(征露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중국 관둥주(關東州)에 파병한 젊고 건강한 병사들이 그 지역 수질이 나빠 배앓이·설사로 죽어가자 지사제를 공모했다. 다이코(大幸)신약이 개발한 약이 효과가 가장 좋아 채택됐다.
국내에선 동성제약 창업주인 고(故) 이선규 회장이 1972년에 처음 도입했다. 그는 정로환의 제조법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다이코신약 전임 공장장에게 기술을 전수받았다. 정로환의 한자 이름으로 왜색이 짙은 ‘징벌할 정’(征) 대신 ‘바를 정’(正)자로 변경해 ‘正露丸’를 쓰고 있다. 이 약은 만8세 이상부터 복용할 수 있다. 1일 3회 식후 복용한다.
정로환의 주성분인 크레오소트는 페놀(phenol)·구아이콜(guaiacol)·크레졸(cresol) 등 페놀계 화합물이 혼합된 형태로 목재를 건류해 얻는다. 옛날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천연 살균제·살충제·제초제로 쓰여 왔다. 국소마취 효과도 있어 복통에도 사용된다. 살균효과로 장내 유해균을 억제해 감염성 설사를 완화시켜 준다. 이밖에 정로환에는 위장관 염증을 완화하고 소화를 도우며 복통을 가라앉히는 황련, 진피, 감초, 향부자가 들어 있다.
2011년 정로환의 크레오소트 성분은 안전성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크레오소트가 함유한 크레졸 성분은 미국 환경보건청(EPA)에서 지정한 발암의심물질로 섭취 시 격심한 자극과 위장관계 울혈(혈액이 뭉치는 상태)을 유발할 수 있다. 결국 크레오소트가 다량 함유된 동성정로환이 사라졌다. 대신 크레오소트를 구아야콜로 대체한 정로환에프 정·환이 등장했고, 정로환당의정은 크레오소트를 44.4mg에서 22.5mg으로 줄여 존속하고 있다.
SGLT-2 억제제 계열의 당뇨병 복합제 한국MSD의 ‘직듀오서방정’(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의 제네릭 품목들이 잇달아 품목 취하를 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4일자로 지엘파마의 ‘직듀엘서방정5/1000mg’, ‘직듀엘서방정10/1000mg’ 등 2개 품목이 자진 취하됐다.
지난해 11월10일 품목허가를 획득한 ‘직듀엘서방정’은 허가 이후 약 반년여 만에 제네릭 대열에서 이탈하게 됐다. 직듀오 제네릭의 취하는 이미 지난달부터 시작됐다. 지난 5월 새한제약을 비롯해 마더스제약, 알리코제약, 한올바이오파마, 영일제약 등이 해당 제네릭들을 자진 취하했다. 이들 품목들은 모두 풍림무약이 위탁제조를 맡았다. 이들 제약사는 우선판매권을 획득하지 못해 시장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조기에 허가를 반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직듀오서방정의 유비스트 기준 2020년 원외처방액은 286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한미약품의 ‘다파론듀오서방정’이 15일 5/500mg, 10/500mg, 5/1000mg, 10/1000mg 등 4개 용량에 대해 우선판매권(우판권)을 획득했다. 우선판매 기간은 2023년 4월 8일부터 20024년 1월 7일까지 8개월 간이다.
이에 앞서 종근당이 4품목, 제일약품, 보령, 일동제약, 경동제약 등 5개사가 2품목씩 우판권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우판권을 받은 제약사는 6개사, 품목은 16개로 늘었다. 한국MSD의 다파글리플로진의 물질특허는 2023년 4월 7일에 만료된다.
한미는 다파글리플로진 비스L-프롤린이란 특허 회피 물질로, 직듀오정의 다파글리플로진 프로판디올 수화물 물질특허 장벽을 뚫었다. 종근당 등 5개사는 다파글리플로진 프로판디올 수화물로 직듀오와 같다.
동아제약의 ‘박카스에프액(아르헨티나수출용)’, ‘박카스에프액(구미수출용)’, ‘박카스엑스액(구미수출용)’, ‘박카스D액(중국수출용)’, ‘한삼봉황정액(수출용)’이 10일 허가가 취하됐다. 동아제약 측은 달성공장 폐업으로 부득이 여기서 생산되는 제품도 품목허가를 취하한 것이라며 향후 당진공장에서 다시 수출용 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잔탁정75mg’(일반약)이 10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잔탁은 150mg, 300m이 전문약으로 허가됐으며, 2019년 라니티딘 성분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2A급 발암물질 검출 이슈로 150mg이 지난해 9월 10일 허가가 취하됐다. 300mg은 수요 부족으로 2010년 6월 21일 허가 취하됐다.
선택적 COX-2 억제제의 일종인 폴마콕시브(polmacoxib) 성분의 씨엠지제약 ‘폴마콕스캡슐’, 하나제약 ‘폴비트캡슐’, 건일바이오팜 ‘건폴렉스캡슐’, 일화 ‘페콕시브캡슐’, 대웅제약 ‘아세콕스캡슐’ 등 5개 제품이 7~8일에 허가됐다. 적응증은 퇴행성 골관절염 증상이나 징후의 완화다.
폴마콕시브는 염증성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생성에 작용하는 2가지 동종효소(isoenzyme) 사이클로옥시저나제(COX-1, COX-2) 중 COX-2만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COX-2 억제제의 특성상 환자의 전반적인 위험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6월 3일에도 동일 성분 신약 4품목이 허가받았다.
폴마콕시브는 2015년 22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은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아셀렉스정’이 오리지널이다. 같은 해 현재 대웅제약과 동아ST가 크리스탈지노믹스로부터 판권을 부여받아 ‘아셀렉스캡슐’을 출시했다. 아울러 대웅제약은 올해 2월 ‘아셀렉스’를 모방한 ‘아셀콕스’를 상표출원했다. 아셀렉스 물질특허가 2023년 1월 22일, 조성물 및 제형특허는 2034년 1월 29일 만료되는 데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COX-2 억제제 시장은 비아트리스(옛 화이자)의 COX-2 저해제 ‘쎄레브렉스캡슐’(세레콕시브)를 중심으로 한국MSD의 ‘알콕시아정’(에토리콕시브)’, 아셀렉스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희석할 필요가 없는 프리믹스 이부프로펜 해열 진통제 출시 붐에 따라 한국글로벌제약 ‘글로펜주’, 보령바이오파마 ‘이부로펜프리믹스주’, 하나제약 ‘원부펜프리믹스주’, 삼성제약 ‘삼성이부프로펜프리믹스주’, 광동제약 ‘이부케이주’ 등이 7일 동시에 허가받았다. 10일엔 영진약품 ‘부펜솔주’, 13일엔 크리스탈생명과학의 ‘크리스탈이부프로펜’이 승인됐다. 모두 제뉴원사이언스공장에서 위탁생산된다.
노바티스의 4세대 만성골수성백혈병(CML) 치료제인 ‘셈블릭스정’(Scemblix 성분명 애시미닙 asciminib)이 이전에 2가지 이상의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로 치료를 받은 만성기의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만성 골수성 백혈병(Ph+ CML)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이 신약은 노바티스가 2001년 5월 TKI 제제로는 처음으로 승인받은, 최초의 CML 표적치료제인 ‘글리벡필름코팅정’(Gleevec 성분명 이매티닙, Imatinib)과 2세대 TKI제제인 노바티스의 ‘타시그나캡슐’(Tasigna 닐로티닙, nilotinib)에 이어 3번째로 개발된 CML 치료제다.
노바티스 제품 외에도 한국BMS제약의 ‘스프라이셀정’(다사티닙), 일양약품 ‘슈펙트캡슐’(라도티닙), 화이자(와이어스)의 ‘보술리프정’(보수티닙 bosutinib, 국내 미시판) 등 2세대 치료제가 연이어 등장했다. 3세대로 분류되는 다케다(국내서는 한국오츠카제약 판매)의 ‘아이클루시그정’(Iclusig 성분명 포나티닙, ponatinib)이 2017년 6월 26일 식약처 승인, 2020년 12월 18년 FDA 승인을 받아 CML 시장에 진입했다. 이런 진화에 힘입어 장기생존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노바티스가 4세대 치료제 개발에 나선 것은 여전히 1~3세대 치료제로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성으로 인한 치료 실패율은 치료 단계가 올라갈수록 높아지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필요했다.
셈블릭스는 TKI 계열 4세대 표적항암제로 1~3세대 표적항암제와는 다른 암 단백질을 표적해 공격한다. 표적이 다르기 때문에 항암제 간 간섭을 줄일 수 있어 종전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의 3차 이상 치료에 적합하다.
초기 TKI가 BCR-ABL 단백질의 ATP 포켓에 결합하는 것과 달리, 셈블릭스는 백혈구 생성과 관련된 단백질 ABL 미리스토일(myristoyl)을 목표로 해 ATP 돌연변이에서 효과적이다.
셈블릭스와 보술리프의 직접 비교 임상(3상 ASCEMBL) 결과 셈블릭스는 24주 시점에 보술리프의 주요 분자학적 반응(MMR, Major Molecular Response) 비율인 13.2%의 2배에 가까운 25.5%를 나타냈다.
위궤양, 위점막병변(미란, 출혈, 발적, 부종) 개선,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의 급성 악화 개선 용도로 쓰이는 레바미피드 성분을 안약 외용제로 개량한 약이 등장했다. 국제약품의 ‘레바아이점안액2%’, 삼일제약의 ‘레바케이점안액’이 16일 성인 안구건조증 환자의 각결막 상피 장애의 개선 용도로 허가받았다. 위점막 개선 효과가 안구 각결막 개선으로 확장된 것으로 레바미피드는 위점막을 방어하는 prostaglandin 분비의 증가, superoxide anion radical 생성의 억제, 각종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의 억제 등의 기전을 갖고 있다.
한국팜비오는 파모티딘 성분의 위산과다, 속쓰림, 신트림 치료제인 ‘한국팜비오파모티딘오디정10밀리그램’을 9일 일반의약품으로 승인받았다. 10mg 용량의 ‘파모팡오디정10밀리그램(파모티딘)’도 같은 날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됐다. 흰색 원형 구강붕해정으로서 복용이 편리하다. 파모티딘의 구강붕해정은 2002년 3월 4일 출시된 동아제약의 ‘가스터디정’(일본 야마노우찌제약 제휴)이다.
광동제약은 무방비한 성교 또는 피임방법의 실패로 인한 경우, 성교 후 120시간(5일) 이내에 즉시 사용하는 응급피임약으로 ‘이프리시정’(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을 13일 허가받았다.
셀트리온은 애브비의 ‘휴미라주’ 바이오시밀러인 ‘유플라이마펜주’를 류마티스관절염, 성인 크론병, 건선, 궤양성대장염, 베체트 장염, 화농성 한선염, 포도막염, 소아크론병(6~17세) 치료제로 15일 허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