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소재한 제약기업 버텍스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는 이낙사플린(inaxaplin, ‘VX-147’)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만성신장질환의 하나인 APOL1 유전자 변이 매개 국소분절사구체경화증(focal segment glomerulosclerosis, FSGS) 치료를 위한 ‘혁신치료제’로 지정됐다고 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낙사플린은 버텍스 사상 9번째 혁신치료제다.
APOL1 유전자 변이 매개 국소 분절사구체 경화증은 APOL1 유전자의 변이로 나타나는 만성 신장병의 일종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약 10만 여명이 두 가지 APOL1 유전자 변이 및 단백뇨성 신장병을 앓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APOL1 유전자의 두 가지 변이가 유전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공격적인 유형의 신장병을 앓게 된다고 연구돼 있다.
이낙사플린은 이 같은 APOL1 유전자 변이 매개 만성 신장병의 기저원인을 치료하는 약물로는 처음으로 개발되고 있는 유망 신약후보물질이다.
FDA는 APOL1 유전자 변이 매개 FSGS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상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혁신치료제 지정을 결정했다. 이낙사플린은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법, 위약대조 방식으로 설계된 2/3상 적응형 임상시험을 거치고 있다. 두 가지 용량의 이낙사플린을 12주 동안 투여해 3상 시험을 위한 용량을 선택하게 된다. 3상에서는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게 된다.
이날 버텍스는 이낙사플린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도 APOL1 유전자 변이 매개 단백뇨성 만성 신장병(APOL1-mediated chronic kidney disease, AMKD) 치료제로 ‘PRIME’(우선심사) 프로그램 적용 대상에 선정됐다고 공개했다.
EMA는 아낙사플린 2상에서 확보된 개념증명(proof-of-concept) 자료를 근거로 ‘PRIME’ 프로그램을 적용키로 했다. 특히 신장병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가운데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것은 이낙사플린이 두 번째다.
버텍스는 이로써 그동안 항암제 이외의 치료제에 부여된 70여건에 달하는 ‘PRIME’ 프로그램 적용 약물들 가운데 3건을 보유하게 됐다. 3건은 이낙사플린의 AMKD 치료제, 엑사감글로진 오토템셀(exagamglogene autotemcel, 별칭 exa-cel, 코드명 CTX001)의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 치료제, 겸상(鎌狀)적혈구빈혈 치료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