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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게임 앱, 치매예방? … 전문가들 “운동·사교활동이 우선”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06-07 13:13:29
  • 수정 2022-06-13 15: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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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 과부하·중독 역효과 우려 … 차라리 멍하게 앉아 휴식하는 게 효과적

치매는 영어로 Dementia라고 부른다. 정신이 없다는 의미다. 인지기능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을 스스로 할 수 없는 상태를 일컫는다

 

일시적으로 어떤 기억을 잊어버리는 건망증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지만 지나치게 많이 나타나거나 어떤 원인에 의해서 나타난다면 치매예방에 나서야 한다. 

 

치매는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이다. 그러나 치매가 무조건 노화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인지기능 중에서도 기억력만 저하되는 것은 아니다. 기억력 외의 다른 인지기능인 집중력, 사고력, 언어능력 등이 떨어지는 형태의 치매들도 있다.

 

치매 이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는 크게 기억상실형과 비기억상실형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 기억상실형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알츠하이머병)로 진행되고 비기억상실형이 파킨슨병 치매나 전두측두엽 치매로 진행되는 양상을 보인다. 치매에 기억력 저하 현상이 동반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억력 저하만이 치매 증상의 전부인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앱(APP, Application)의 사용이 꾸준히 늘면서 치매 관리영역에서도 활용도를 넓혀가고 있다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진료 확대로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됐다. 앱은 정책 홍보는 물론 치매보험 견적비교, 치매예방 운동 등 다양한 기능을 선보인다. 특히 고령층에 대한 스마트폰 사용 교육이 전국적으로 이뤄지면서, 기반 인프라의 지속적인 개선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향후 5년내 국내 치매 환자는 130만명, 2050년엔 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는 후천적인 외상이나 질병으로 뇌가 손상 및 파괴돼 지능, 학습·언어기능, 고등 정신기능 등이 떨어져 정상적인 일상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다. 여러 설문조사에서 중장년층이 가장 피하고 싶은 질환 1~2위를 다툰다.
 
완치법이 개발되지 않아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고전적인 화투나 바둑에 이어 스마트폰 두뇌게임이 새로운 치매 예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두뇌개발’, ‘치매예방을 표방하는 스마트폰 앱이 앞다퉈 출시돼 주변에서 퍼즐맞추기나 낱말퀴즈 같은 두뇌게임을 즐기는 중장년층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현재 출시된 두뇌훈련 게임은 주로 두뇌처리 속도와 기억력 향상을 돕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특정 법칙을 따라 숫자나 문장의 순서를 찾거나, 기억력을 통해 그림 퍼즐을 맞추거나, 수학적 사고로 계산 및 도형 문제를 푸는 등 방식이 다양하다. 세계 각국의 유저들과 대결하거나 점수로 순위를 매겨 흥미를 유도한다.
 
하지만 두뇌게임의 치매예방 효과는 아직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다. 어떤 연구에선 치매예방 효과가 나타난 반면 또다른 연구에선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에선 연방통상위원회가 포짓사이언스(Posit Science), 루모스랩스(Lumos Labs) 같은 두뇌게임 개발업체가 치매예방 등 근거 없는 과대광고를 지속하고 있다며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일본 센다이대 연구팀은 매일 몇 분 이상 두뇌운동 게임을 하면 인지기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연구에서 게임 후 뇌영상으로 뇌 전두엽을 확인한 결과 혈류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가 진행 중인 환자가 게임을 하면 의사소통 능력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됐다.
 
바바라 사하키얀 영국 캠브리지대 교수팀의 연구에선 잦은 건망증 증세를 보이는 치매 초기의 환자가 주기적으로 스마트폰 두뇌게임을 하면 기억력이 40%가량 개선됐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두뇌개발 앱인 게임쇼(Game Show)’를 이용했다. 게임쇼는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다양한 기하학적 패턴을 기억하는 게임이다. 라운드마다 다른 패턴을 기억해 올바른 답을 고르면 보상으로 코인을 얻게 된다. 라운드가 올라갈수록 점점 난이도는 높아지고 총 6번 틀리면 게임이 끝난다.

하지만 이들 연구는 치매 발병이나 진행 속도가 나이, 유전자, 성별, 인종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 것을 고려하지 못해 신뢰성과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두뇌게임의 효과를 입증하려면 무작위로 뽑은 대상군과 대조군의 비교실험을 거쳐 유의미한 임상결과를 도출하고, 같은 결과가 다른 연구에 의해 재입증되는 등 철저한 학문적 검증이 필요한데, 아직 그런 단계엔 이르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순한 반복게임에 따른 점수 향상을 뇌기능 증진 효과로 착각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건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스마트폰으로 가볍게 인터넷검색이나 게임하는 것을 휴식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 순간에도 뇌는 수많은 정보에 노출돼 특정 뇌 부위를 과도하게 사용하게 된다반복적인 뇌 사용으로 두뇌에 과부하가 걸려 기억·저장기능이 손상되는 일이 반복되면 장기적으로 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 게임보다는 차라리 멍하게 앉아 휴식을 취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두뇌게임 후 뇌기능 향상 등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연구도 적잖다. 2010년 영국 의학연구위원회 아드리안 오웬 박사와 BBC 텔레비전네트워크는 두뇌게임이 정말 뇌를 똑똑하게 만들어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영국과학쇼인 방 고즈 더 씨어리(Bang Goes The Theory)’ 시청자 중 모집한 11500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6주일 동안 실험했다.
 
첫 그룹은 사고력·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 두뇌게임, 두번째 그룹은 단기기억·주의력·수학·공간지각능력 향상에 중점을 둔 두뇌게임을 하도록 했다. 마지막 그룹은 그냥 인터넷을 뒤져 문제의 답을 찾도록 했다. 6주 후 뇌기능을 분석한 결과 세 그룹의 별다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웬 박사는 지능 변화는 없었고 단지 실험참가자들의 게임 실력만 늘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임상 근거가 불확실하고 중독 같은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두뇌게임보다는 꾸준한 운동과 사교활동이 더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건하 교수는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이나 취미를 갖는 게 중요하다서예·자수·그림그리기 등 세밀한 손동작을 사용하는 취미가 좋고, 매일 일기를 쓰는 것도 기역력 유지에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운동은 중등도 강도로 1주일에 5, 한 번에 30~60분씩 걷기, 에어로빅, 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해주는 게 좋다. 중등도 강도는 땀이 막 나려고 하는 정도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꾸준한 운동은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4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동네를 서서히 걷는 정도의 저강도 운동은 별다른 효과가 없다.
 
가족, 친구, 지인과의 대화 또는 사교활동은 뇌기능을 촉진하고 신경세포 간 연결을 촉진해 치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준다. 해외연구에 따르면 지인을 자주 만나는 사람은 인지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3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홀로 지내는 사람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정상인보다 1.5배 높아진다. 친목모임, 자원봉사, 종교행사 같은 단체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는 게 권장된다. 술·담배·스트레스를 줄이고 고혈압을 관리하는 등 건강한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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