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항암제 개발 전문 제약기업인 터닝포인트테라퓨틱스(Turning Point Therapeutics, TPT)를 41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3일 발표했다.
BMS는 터닝포인트의 발행 주식을 주당 76.0달러, 총 41억달러에 인수키로 했으며 양사가 전원일치로 승인해 오는 3분기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BMS가 TPT 인력을 승계할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76달러는 터닝포인트의 인수 직전 종가인 34.17달러에 122%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거래소식이 전해진 3일에는 73.39달러로 종가를 마감했다. 이처럼 주가가 급등한 것은 최근 생명공학이 침체되고 관련 기업 상당수가 액면 이하로 거래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의 약소한 저항’일 것이라고 SVB Securities는 분석했다.
터닝포인트테라퓨틱스는 비소세포폐암(NSCLC)을 비롯한 진행성 고형암에서 발암을 촉진하는 ROS1 유전자 변이 및 NTRK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아 개발된 암종불문항암제인 레포트렉티닙(repotrectinib, TPX-0005)을 보유하고 있다.
차세대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로서 로슈의 신경영양티로신수용체키나제(Neurotrophic Tropomyosin-Related Kinase, NTRK) 억제제 종양불문(tumor agnostic) 항암제인 ‘로즐리트렉캡슐’(Rozlytrek 성분명 엔트렉티닙, entrectinib)이나 바이엘의 ‘비트락비캡슐’ ‘비트락비액’(Vitrakvi, 성분명 라로트렉티닙 Larotrectinib) 등이 선발 경쟁약이다.
2019년에 8월 ROS1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및 NTRK 유전자융합 고형종양으로 승인된 엔트렉티닙은 올해 1분기에 166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BMS는 올해 연말까지 레포트렉티닙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승인신청을 제출할 계획이다. 2023년 하반기에 미국에서 승인되면 ROS1 유전자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이자 새로운 표준요법제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차 치료제로 선정되면 연간 최고 11억4000만달러, 2차 치료제로 정해지면 4억5500만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레포트렉티닙은 FDA로부터 3회에 걸쳐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았다. 첫 번째는 ROS1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로 치료받지 않은 ROS1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두 번째는 NTRK 유전자 융합이 있는 진행성 고형종양 환자 중 1~2종의 TRK 티로신 키나제를 투여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았다. 세번째로 2022년 5월, 과거에 ROS1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나 백금착제 항암제로는 치료받은 적이 없는 ROS1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치료제로서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았다.
지난 4월 TRIDENT-1 임상 1/2상 통합 톱라인 분석 결과 79%의 객관적반응률과 추적기간 중앙값 10개월 동안 85%에서 반응지속기간을 발표한바 있다. 12개월 무진행생존율은 82%였다. 이는 티로신 키나제 투약경험이 없는 7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통합 분석한 결과로 ROS1 유전자 변이에 작용하는 기존 비소세포폐암 치료용 1차 약제에 비해 오랜 반응기간을 나타낸 것으로 관찰됐다.
이밖에 레포트렉티닙은 후기 성인 및 소아 진행성 고형종양을 대상으로 KRAS 표적치료제와 병용하는 요법의 초기 임상을 진행 중이다. BMS는 레포트렉티닙 외에도 터닝포인트의 고형종양 치료제 엘조반티닙(elzovantinib) 및 TPX-0046 등의 자산에 대해 잠재력을 탐색할 계획이다.
BMS의 지오바니 카포리오(Giovanni Caforio) 회장은 “터닝포인트테라퓨틱스 인수로 동종 계열 최강의 개발 후기 단계 정밀항암제 자산을 추가하면서 우리의 선도적인 항암제 프랜차이즈를 한층 더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계약으로 성장 프로필을 한층 심화시키기 위한 전략적인 사업개발을 강력하게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미트 히라와트(Samit Hirawat) 최고의학책임자 겸 글로벌 신약개발 대표는 “레포트렉티닙 장착으로 표준요법에 변화를 일으키고, ROS1 유전자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크게 충족되지 못한 의료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터닝포인트테라퓨틱스의 아테나 쿤투리오티스(Athena Countouriotis) 대표는 “이번 합의로 암환자를 위한 표준요법제 개발이 진전되면서 우리의 정밀항암제 플랫폼이 내포하고 있는 잠재력을 100% 이끌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설립 이후 심도 깊은 과학적 노하우를 활용해 유망한 정밀 항암제 자산 파이프라인의 개발을 진행해 왔다”며 “항암제 분야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유한데다 강력한 영업‧제조역량을 보유한 BMS와 함께 암환자를 위한 새로운 항암제를 선보이는 데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