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의 백신 연구개발 전문기업 어피니백스(Affinivax)를 33억달러인수키로 합의했다고 3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GSK는 어피니백스 보통주 100%를 인수하면서 선불계약금으로 21억달러를 지급하고, 추후 개발성과에 따라 최대 12억달러를 마일스톤으로 추가 지급키로 합의했다. 12억달러 가운데 6억달러는 2건의 소아 대상 임상시험에서 도출될 성과에 따라 지급될 전망이다. 인수 절차는 올해 3분기 안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피니백스는 차세대 첨단 폐렴구균 백신들을 포함해 새로운 계열의 유망백신 다수를 개발 중이다. 가장 개발이 진전된 백신후보물질은 ‘AFX3772’(또는 ASP3772)로서 일본 아스텔라스와 공동 개발 중이다. 화이자의 메가 히트 폐렴구균백신인 ‘프리베나13주’(Prevnar 13, PCV13)에 함유된 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 등 13가지 폐렴구균 단백질 외에 2, 8, 9N, 10A, 11A, 12F, 15B, 17F, 20B, 22F, 33F 등 11가지를 갖고 있다는 24가 백신이다.
이번 인수는 화이자가 2021년 6월 8일 18세 이상 성인용으로 20가 폐렴구균 다당류 접합백신인 ‘프리베나20’을 승인받고, 한 달 뒤인 7월 16일에 미국 머크(MSD)가 15가 폐렴구균 다당류 접합백신 ‘백스누밴스’(Vaxneuvance)를 허가받은 데 자극을 받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추격 행보로 해석된다. 프리베나20은 프리베나13에 8, 10A, 11A, 12F, 15B, 22F, 33F 등 7가지 혈청형을 더했다. 백스누밴스는 프리베나13에 22F, 33F 혈청형이 추가됐다.
AFX3772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1/2상 임상시험에서 양호한 내약성과 표준백신 대비 우수한 면역반응을 입증했다. 조만간 3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소아를 대상으로 한 1/2상은 올해 하반기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FDA는 지난해 7월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및 50세 이상의 폐렴 예방 용도로 AFX3772를 혁신치료제로 지정한 바 있다.
폐렴, 뇌수막염, 혈액감염 등 중증질환과 부비강염, 중이염 등 경증질환을 아우르는 폐렴구균 질환은 현존 폐렴구균 백신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면역학적 간섭의 한계로 인해 표적으로 삼는 폐렴구균 혈청형들이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으며 여전히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상황이다.
어피니백스는 기존 백신의 항원단백질 결합기술에 비해 높은 역가와 폭넓은 폐렴구균 혈청형 포괄, 높은 면역원성 등을 실현해주는 신기술인 다중항원제시시스템(Multiple Antigen Presenting System, MAPS)을 개발해왔다.
이와 함께 어피니백스는 30가 이상의 폐렴구균 백신후보물질의 전임상 단계 개발을 진행 중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할 바론(Hal Barron) 최고과학책임자 겸 연구‧개발 부문 대표는 “이번 인수로 백신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이 한층 더 강화됐고, 새롭고 획기적인 잠재력을 가진 기술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졌으며, 보스턴 지역에서 우리의 학술적 족적을 넓힐 수 있게 됐다”며 “어피니백스가 보유한 다수의 유능한 인력을 받아들여 우리의 선도적인 개발, 제조 및 발매 역량과 결합시켜 이처럼 흥미로운 신기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수혜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어피니백스의 스티븐 브루거(Steven Brugger) 대표는 “어피니백스는 백신 혁신을 견인해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 사람들의 삶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겠다는 설립자의 과학적‧개인적 비전을 발판삼아 성장해 왔다”면서 “지난 8년 동안 우리는 그 같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보스턴아동병원에서 MAPS 백신 플랫폼의 최초 개발에서부터 후기 단계 임상시험들을 진행 중인 새로운 선도 백신후보물질들의 파이프라인 구축까지 비전을 갖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GSK가 우리의 성과를 인정해 준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GSK야말로 MAPS 플랫폼과 우리의 성과를 이어갈 이상적인 새 둥지임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