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소재한 중추신경계 치료제 개발 제약기업인 액솜테라퓨틱스(Axsome therapeutics)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글로벌 제약기업 재즈파마슈티컬스(Jazz Pharmaceuticals)로부터 주간과다졸림(Excessive Daytime Sleepiness; EDS) 치료제 ‘수노시정’(Sunosi, 성분명 솔리암페톨, Solriamfetol)의 미국시장 판권을 완전 인수했다고 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양사는 지난 3월 28일 수노시를 선불금 5300만달러와 별도의 순매출 대비 마일스톤 조건으로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날 액솜테라퓨틱스 측은 미국시장 이외의 판권과 관련한 계약도 향후 60일 이내에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수노시’는 기면증 또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OSA)으로 인한 성인 주간과다졸림증(EDS) 환자들의 각성상태를 개선하는 용도의 이중작용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저해제(DNRI)이다.
기면증(narcolepsy)은 뇌의 히포크레틴(Hypocretin)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하는 뉴런의 소실로 인해 수면 각성 주기(Sleep-wake cycle)의 혼란과 렘(Rapid eye movement, REM)수면의 비정상적인 발현을 특징으로 하는 수면장애 질환이다. 기면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만성적인 주간과다졸림(EDS)과 각성 상태에서 렘수면이 발현하는 탈력발작이 있다.
수노시는 한국 SK바이오팜과 재즈파마슈티컬스가 공동 개발한 신약으로 2019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이듬해 1월에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도 발매를 승인받았다. SK바이오팜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12개국에 대한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재즈파마는 액솜으로부터 5300만달러의 선불계약금을 지급받는다. 또 현재의 적응증들과 관련, 미국시장에서 액솜이 올린 수노시 순매출액 대비 한자릿수 후반대%의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향후 추가될 적응증들과 관련한 매출액 대비 한자릿수 중반대% 로열티를 지급받을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신경의학연구소의 앤드류 크리스털(Andrew Krystal) 정신‧신경의학과 교수는 “EDS는 OSA에 수반되는 주요 증상 중 하나로 양압기(CPAP)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 가운데 12~65%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다 기면증에 가장 빈도 높게 수반되는 증상”이라며 “DNRI로서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를 이중으로 저해하는 작용기전을 갖는 수노시는 기면증 및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임상시험에서 과도한 주간졸림 증상을 감소시키고 각성 상태를 위약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하게 개선하는 효능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립대 의대의 리처드 보건(Richard K. Bogan) 교수는 “몇몇 임상시험에서 수노시가 성인 기면증 및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의 졸림 증상과 관련한 주관적‧객관적 지표를 수치적으로 개선했음을 입증했다”며 “이들 질환으로 인한 EDS가 일상적인 기능수행 저해, 삶의 질 감소, 직업상 또는 교통사고 위험성의 증가 등 여러모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노시는 모노아민 산화효소 저해제(MAOI) 계열의 항우울제를 복용 중이거나 최근 14일 이내에 복용을 중단한 환자들의 경우 사용해선 안 된다.
5% 이상 고빈도로 발생하면서 위약대조군 대비 높은 발생률을 나타낸 수노시의 부작용으로는 두통, 구역, 식욕감퇴, 불안증 등이 꼽힌다.
수노시는 기면증 또는 OSA와 관련한 EDS을 나타내는 성인 환자 9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평가했으며 위약 대조군과 비교해 복용 6개월 후에도 효능을 유지한 것으로 입증됐다. 이는 아직까지도 작용기전이 충분하게 확립되지 않았지만 수노시의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이중 저해제 활성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런 기전으로 기면증 또는 OSA와 관련한 EDS 치료제로 허가된 약은 수노시가 처음이자 유일하다. 다만 기도폐쇄라는 기저원인을 개선할 수는 없으므로 양압기를 대체할 수준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액솜테라퓨틱스의 헤리엇 타부토(Herriot Tabuteau) 대표는 “과도한 주간 졸림증을 동반한 기면증 및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에게 수노시에 대한 접근성이 지속적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게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우리는 이처럼 중요한 치료제가 다른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후속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수노시 판권 인수는 중증 신경정신계 증상들을 앓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전념하고 있는 액솜의 노력을 말해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