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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한 두드러기, 6주 넘으면 적극 치료해야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04-26 08:44:48
  • 수정 2022-04-26 08: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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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할 경우 복부 통증, 메스꺼움, 구토 등 소화기 증상이나 쉰 목소리, 호흡곤란 등 동반

보험회사에 다니는 백모(30·여) 씨는 3년 전부터 시작된 두드러기로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다. 처음에는 몸통만 가렵고 빨갛게 부어올랐지만, 최근에는 얼굴까지 가렵고 후끈거리며 빨갛게 올라와 직장에서는 물론 일상생활까지 어려울 정도다. 병원도 꾸준히 다녔다. 처음엔 약을 먹고 피부가 좋아지나 싶다가도 약을 중단하면 같은 증상이 다시 생겼고, 오히려 그 정도가 심해져만 갔다. 최근에는 하루라도 냉찜질을 하지 않으면 가려움 때문에 몸과 얼굴을 긁고 상처가 나 오랫동안 밖에 나가기도 힘들다. 최근 대학병원에서 면역억제제까지 사용해 봤지만 피부는 좋아지지 않았고, 심지어 혈압이 높아져 약을 더 이상 쓸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은 깊어져만 갔다. 



두드러기는 피부나 점막의 혈관 투과성이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혈액의 혈장(대부분 물) 성분이 바깥으로 빠져나와 피부가 붉거나 흰색으로 부풀어 오르고 심한 가려움이 동반되는 피부질환이다. 두드러기는 원인, 악화 요인, 기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지만, 처음 발병 후 6주를 기준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나눈다.


두드러기는 전 인구의 20% 정도가 일생에 한 번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두드러기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55만1953명으로 2010년 216만1090명 대비 18.1% 늘었다.


두드러기는 수 ㎜의 작은 크기부터 10㎝ 이상의 큰 크기로 피부가 부풀어 오른다. 부푼 피부는 팽진(Wheals)이라고도 하는데, 보통 가렵고, 몸 어디에나 생길 수 있으며, 합쳐지거나 시간이 지나 사라지면서 홍반만 남길 수 있다. 피부 증상은 보통 3~4시간 이내에 사라졌다가 다시 다른 자리에 생긴다. 눈 주위나 입술이 퉁퉁 붓는다면 혈관부종이 동반된 경우로, 이는 얼굴, 팔, 다리에 나타나고 가려움보다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며 수일 동안 지속될 수 있다. 심할 경우 복부 통증, 메스꺼움, 구토 등의 소화기 증상이나 쉰 목소리,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될 수 있는데 이때는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두드러기는 일부에서만 원인이 밝혀졌다. 특히 급성 두드러기는 약물, 음식물 등 원인이 명확한 경우도 있지만, 6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 두드러기의 경우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물리적 자극(온도 변화, 압박, 긁음 등), 흡입성 항원, 감염, 약물, 식품이나 식품 첨가제, 음식물, 임신, 다른 피부질환이나 전신질환에 의한 이차적 두드러기가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


두드러기의 진단은 빠르게 피부가 부어오르면서 가렵고, 부어오른 부분이 3~4시간 뒤 사라졌다가 다시 다른 위치에 생기는 특이적인 증상만으로도 가능하다. 몸 상태 확인을 위해 일반혈액검사를 하고 드물게 갑상선이나 자가면역질환 등이 원인일 수도 있어 갑상선 검사, 자가면역 항체 검사를 같이 시행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음식, 약제, 온도 변화와 같은 유발요인을 파악한 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병원을 찾아 적합한 약제를 선택하고 적정 용량을 규칙적으로 사용해 일상생활이 영향을 주지 않도록 증상을 충분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


김혜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만성두드러기는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만성 두드러기가 있는 환자 중 일부에서 채소만 먹는 제한적 식이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두드러기 발생을 막는다는 과학적인 근거도 부족하고 논란의 여지도 있다”고 경계했다.


만성 두드러기 치료에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약물은 항히스타민제다. 많은 환자에서 가려움을 포함한 두드러기 증상을 완화시킨다. 하지만 약 특성상 나른함, 졸림, 입이 쓰고 마른 느낌, 변비 등을 경험할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로 충분히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 항체치료제인 오말리주맙(omalizumab) 또는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 등을 3차 치료제를 사용해 볼 수 있다. 두드러기가 급격히 악화해 빠른 증상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는 단기간의 스테로이드 치료를 추가할 수 있다.

두드러기는 수 ㎜의 작은 크기부터 10㎝ 이상의 큰 크기로 피부가 부풀어 오른다.(인천성모병원 제공)


오말리주맙은 원래 알레르기 천식 치료제로 승인받은 약물로 2014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항히스타민제에 듣지 않는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의 치료에 승인됐다. 국내에서도 2017년 9월 승인을 받았다.


김혜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오말리주맙은 4주에 한 번씩 투여받는 주사제로 두드러기가 완전히 좋아진 경우가 72.7%, 부분적으로 좋아진 경우가 17.8%로 실제 현장에서의 치료 효과가 임상시험 결과보다 더 좋게 나타나고 있다”며 “두드러기가 일단 조절되면 투여 기간을 조금씩 늘려 볼 수 있고 주사를 중단하고 난 후 다시 치료를 시작해도 효과는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말리주맙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단점이 있지만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약제로 근거 수준이 높은 연구들이 많다”며 “실제 2018년에 개정된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는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면역억제제보다 오말리주맙 사용을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있고,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도 항히스타민제가 듣지 않는 만성 두드러기 환자에서 오말리주맙 추가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혜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인천성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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