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9일부터 22일까지 국내 의약품 허가 및 허가취하 사항을 보면 13일자로 비씨월드제약의 마약류 전문의약품이 대거 취소됐다. 마취보조제인 ‘스페알주사’(염산알펜타닐)을 비롯해 ‘오시돈정’(아세트아미노펜, 옥시코돈), ‘하이몰주사’(황산모르핀), ‘비씨모르핀황산염수화물주사’(모르핀황산염수화물), ‘옥시딘서방정’(옥시코돈염산염) 등의 허가가 취하됐다.
보령은 4월 21일, 릴리가 1997년 국내에서 허가를 획득한 ‘젬자주’(젬시타빈염산염)의 품목허가를 취하하고, 같은 날 자체 개발한 ‘보령젬시타빈염산염주’의 제품명을 젬자로 변경하면서 국내 제조 품목으로의 전환을 마무리했다. 외자사 오리지널제품을 국내사 제품으로 변환시킨 것이다. 수입에서 국내 생산으로 대체됨에 따라 제품 공급 및 유통에서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
보령은 2020년 릴리와 자산 양수·양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젬자주의 국내 판권 및 허가권을 확보했다. 젬자주는 췌장암, 비소세포폐암, 방광암, 유방암, 난소암, 담도암 등에 적응증을 가지고 있으며, 1차 또는 2차 치료에서 단독 또는 병용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앞서 보령은 한국릴리와 2015년부터 젬자 코프로모션을 진행해 왔다. 보령은 2020년 판권 인수를 통해 오리지널 제품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한편 이익률을 더욱 개선했다.
삼진제약은 ‘훌루리딘캡슐’(독시플루리딘), ‘라셉주’(세프라딘수화물), ‘삼진겐타마이신황산염주사’, ‘리바루스캅셀’(리바비린) 등 항생제 계열 품목을 20일 대거 자진 취하했다.
국내 젬시타빈 성분 항암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14억원 규모로 이중 젬자는 약 143억원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제네릭 등장에 젬자의 매출이 다소 줄었으나 2017년 이후 꾸준히 매출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태다.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하고 국내 제약사 쿠싱병 치료제 ‘시그니포주’(파시레오타이드 디아스파르트산염)가 지난 15일부로 허가 취하됐다. 이 약은 2013년 4월 국내 허가를 얻었으나 2020년부터 수입실적이 없었다.
시그니포와 동일 성분의 말단비대증 치료제 ‘시그니포라르’(파시레오타이드 파모에이트)는 용량별 20·40·60mg로 총 3개 품목이 있으며, 모두 올해 1월 7일 허가 취소됐다. 이로써 이 성분의 모든 약물이 국내 출시 8년여 만에 한국시장을 떠났다.
이들 품목의 판권이 지난해 노바티스에서 이탈리아 제약회사인 레코다티(Recordati)에 넘어간데다 시그니포라르의 경우 국내 환자가 10여명 정도에 불과하고, 시그니포주는 수요가 거의 없어 내려진 결정이다.
시그니포라르주사는 말단비대증 2차 치료제(1세대)로서 2017년 11월부터 보험혜택이 주어졌지만 작년 9월 화이자가 개발한 ‘소마버트주’(페그비소만트, 2세대)가 건강보험 급여가 이뤄지면서 더욱 입지가 좁아졌다. 시그니포라르의 대체약이 있긴 하지만 시장에서 소멸된다는 것은 그만큼 환자의 치료선택권이 좁아지는 것이어서 부정적이다.
말단비대증의 목표는 성장호르몬 분비와 인슐린양성장인자-1을 줄이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약 45%의 환자가 Signifor Lar 또는 Somavert를 투여하는 1차 치료(현행)에도 불구하고 이들 수치가 조절되지 않고 있다.
시그니포주는 수술 대안이 될 수 없거나 수술에 실패한 성인 쿠싱병 환자 치료제이다. 쿠싱병은 뇌하수체종양의 일종으로, 부신을 자극함으로써 코르티솔 호르몬을 과다분비하는 희귀질환이다.
삼오제약 관계자는 “레코르다티로부터 지난해 두 제품의 허가 취소 요청을 받았고, 6개월 정도 판매를 계속 해오다가 의료진의 공급 요청이 있으면 레코르다티 측과 논의하기로 했으나 이후 레코르다티의 피드백은 없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소아 성장부전(저신장증) 치료제 ‘유트로핀에스펜주’(성분명 소마트로핀, 유전자재조합)가 지난 14일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기존 ‘유트로핀펜주’의 보관 안전성 및 투약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다. LG화학은 1993년 성장호르몬 ‘유트로핀’을 출시한 이후 유트로핀펜, 유트로핀플러스주 등 용량 및 제형 다양화를 추진해왔다.
LG화학에 따르면 유트로핀에스펜주는 기존 유트로핀펜보다 유효기간이 18개월에서 24개월로 늘어났다. 주사 후 잔여용량 확인이 가능해 분할 투여가 용이해졌다. LG화학 관계자는 “자가 투여 버튼 개선, 굴림 방지 디자인 적용 등 투약 편의성이 높아진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연내에 약가 협상을 벌이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주사제 투여 기록이 자동 저장되는 유트로핀펜 스마트케이스를 개발, 지난 3월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화이자의 류마티스관절염 및 건선성관절염 치료제인 ‘젤잔즈정’의 제네릭인 한풍제약 ‘젤자니정’(토파시티닙 구연산염)이 15일 허가됐다. 이와 함께 제뉴파마의 ‘자크문정’(4월 8일), 제뉴원사이언스의 ‘제뉴원토파시티닙’(4월 18일), 국제약품 ‘조인토파정’(4월 20일), 한국유니온제약의 ‘토플라정’(5월 12일), 화이트생명과학의 ‘화이트토파시티닙정’(5월 4일) 등이 제천 제뉴파마 2공장에서 위탁생산된다. 이들 제품은 모두 5mg 함량으로 10mg 고함량은 판매할 자신이 없는 국내사들이 소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나온 젤잔즈의 제네릭은 모두 51품목으로 아직 고함량 제품이 없고, 허가만 받았을 뿐 젤잔즈의 국내 물질특허가 2025년 11월말에 만료돼야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애브비는 ‘스카이리치프리필드시린지주150mg’ 및 ‘스카이리치프리필드펜주150mg’을 각각 22일 승인받았다. 기존 ‘스카이리치프리필드시린주’는 75mg 함유 제품으로 용량을 두 배로 늘렸다.
한국비엠아이는 트롬빈 성분의 ‘큐펜스헤모스태틱’, ‘헤모쉴드헤모스태릭’ 등 두 제품을 20일 지혈, 유착방지 피복재, 콜라겐 사용조직 보충재 등의 용도로 승인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