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제약사들이 항생제 개발을 위해 공동 출자한 항생제내성액션펀드(antimicrobial resistance(AMR) Action Fund)가 첫 투자처로 미국 메릴랜드주 게이더스버그의 어댑티브파지테라퓨틱스(Adaptive Phage Therapeutics, APT)와 펜실베이니아주 맬버른 베나토Rx파마슈티컬스(VenatoRx Pharmaceuticals) 등 2곳을 선정했다고 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AMR액션펀드는 2020년 7월 결성 계획이 처음으로 공개된 세계 최대의 민‧관 협력체로 항생제내성(AMR)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출범했다. 항생제 개발을 촉진 및 지원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투자은행, 국제제약업체협회 연합(IFPMA) 산하 20개 제약사가 협업을 통해 10억달러 기금을 조성했다. 참여 제약사로는 알미랄(Almiral), 암젠, 바이엘, 베링거 인겔하임, 주가이, 다이이찌 산쿄, 에자이, 일라이릴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존슨앤드존슨, LEO파마, 룬드벡, 메나리니, 독일 머크, 미국 머크(MSD), 노바티스, 노보노디스크, 노보노디스크재단, 화이자, 로슈, 시오노기, 다케다, 테바, UCB(알파벳 순) 등이 있다.
이번 투자는 WHO와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지정한 최우선 병원균들에 대응하는 신약들을 시장에 선보이려는 목표 이행에 일보를 내디뎠음을 의미한다.
APT는 박테리오파지(Bacterophage)을 이용해 항생제 내성균를 치료하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인공관절 감염증, 골수염 및 폐감염증 등 다양한 유형의 감염증을 겨냥한 신약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다.
베나토Rx파마슈티컬스는 카르바페넴 내성 그람음성균을 타깃으로 하는 세페핌-타니보박탐(Cefepime-taniborbactam)이란 베타락탐계/베타락타마제 저해제 계열 정맥주사제‧경구용 제제를 개발하기 위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는 복합성 요로감염증(cUTI), 원내 감염성 세균성 폐렴 및 인공호흡기 관련 세균성 폐렴(hospital-acquired bacterial pneumonia and ventilator-associated bacterial pneumonia, HABP/VABP) 등을 적응증으로 겨냥하고 있다. 베나토Rx는 cUTI와 HABP/VABP를 대상으로 한 CERTAIN-1 및 CERTAIN-2 등 2건의 3상을 완료, 오는 4분기 중 FDA 승인신청을 준비 중이다.
각종 항생제 내성 세균 감염증은 매년 127만여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데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이 같은 감염증들은 오는 2050년에 이르면 매년 1000만여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이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100조달러 정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독립기구로 운영되고 있는 AMR액션펀드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2~4개의 항생제 신약을 환자들에게 공급한다는 목표에 따라 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AMR액션펀드의 헨리 스키너 대표는 “어댑티브파지테라퓨틱스와 베나토Rx파마슈티컬스는 각종 항균제 내성 감염증에 대한 치료전망을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올해에만 1억달러 이상을 임상적으로 차별화된 항균제들을 개발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미충족 의료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세계 각국의 환자들이 슈퍼버그(superbugs)와의 싸움에서 필요로 하는 치료제들을 개발할 유망한 생명공학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세계 굴지의 제약사들이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항생제 개발을 외면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독려할 제도적인 뒷받침과 시장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