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사이언스의 계열사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소재한 카이트파마(Kite Pharma)의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예스카타’(Yescarta 성분명 액시캅타진 실로루셀, Axicabtagene ciloleucel)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성인을 위한 2차 재발성 또는 불응성의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 치료제로 승인받았다고 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번에 예스카타는 1차 치료제인 화학요법제 또는 면역요법제에 불응성을 나타냈거나, 사용 후 12개월 이내에 종양이 재발한 성인 DLBCL을 위한 2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예스카타는 2017년 10월 18일 성인 DLBCL의 3차 치료제로 맨 처음 승인받았다. 이어 2021년 3월 5일에는 2회 이상의 전신요법 항암제 치료 후에 쓸 수 있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여포성림프종(Follicular Lymphoma, FL, 소포성림프종) 환자의 3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2022년 1월 31일에는 CAR-T 세포치료제 투여로 인한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 CRS)과 독성신경증상을 스테로이드의 예방적 투여를 통해 대거 줄일 수 있다는 라벨 업데이트에 성공했다. 이로써 더 안전하게 예스카타를 투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예스카타의 2차 DLBCL 치료제 승격은 지난 수 십 년 동안 사용됐던 기존 표준요법제(SOC)에 비해 무증상 생존기간(event-free survival, EFS)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입증함에 따라 이뤄졌다.
‘ZUMA-7’ 3상 임상시험에서 ‘예스카타’를 1회 투여받은 환자는 40.5%가 2년 동안 종양이 진행되지 않았거나 추가로 항암제를 투여해야 할 필요가 없는 가운데 생존해 표준요법제를 사용한 대조군의 16.3%에 비해 2.5배에 달했다. 무증상 생존기간 중앙값은 전자가 8.3개월로 집계돼 후자의 2.0개월에 비해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ZUMA-7 임상은 DLBCL 환자에 대한 CAR-T세포 치료제가 나타내는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랜드마크 임상시험이자 장기 추적조사가 수반된 임상이다.
이날 카이트파마는 미국포괄적암네트워크(NCCN)가 B세포림프종 항암제 임상실무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예스카타를 12개월 이내에 종양이 재발했거나 1차 약제에 불응성을 나타낸 DLBCL 환자에게 권고하는 1급(Category 1) 치료제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CAR-T세포 치료제 가운데 NCCN으로부터 1급 권고 치료제로 지정된 것은 예스카타가 처음이다. NCCN은 고도의 입증자료와 중재적 치료가 적합하다는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1급 권고 치료제에 포함시키고 있다.
카이트파마의 크리스티 쇼(Christi Shaw) 대표는 “카이트파마는 세포치료제로 생존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하겠다는 담대한 목표를 갖고 설립됐다”며 “이번 FDA 적응증 확대 승인은 CAR-T세포 치료제를 좀 더 조기에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하면서 환자들에게 더 많은 희망을 안겨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CAR-T세포 치료제는 개별 환자의 T세포(백혈구의 일종)를 혈액으로부터 채취해 해당 환자의 종양을 표적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뒤 증식시켜 환자에게 재주입한다. 이를 위해 세포치료제 생산 공장을 거쳐 병원으로 공급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카이트파마는 미국 내 112개 협력치료센터에서 예스카타를 사용한 치료를 진행 중이다.
‘ZUMA-7’ 임상을 총괄한 플로리다주 탬파 소재 모피트암센터(Moffitt Cancer Center)의 프레데릭 로크(Frederick L. Locke) 면역항암제 프로그램 책임자는 “이번 FDA 승인으로 새롭고 흥미로운 표준요법이 사용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우리는 임상시험에서 치료 받을 의향을 가진 3배 이상 많은 수의 환자들에게 예스카타를 투여했고, 이를 통해 이전의 표준요법제에 비해 전반적으로 우수한 치료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카이트파마가 CAR-T세포 치료제를 사용해 증상을 관리하고 부작용을 예방한 임상경험을 상당한 수준으로 축적한 만큼 고령층 환자와 표준요법제의 사용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예스카타의 접근성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치료 가이드라인은 화학면역요법제를 사용해 먼저 치료하고 환자들이 내약성을 보일 경우에는 고용량을 투여하고, 필요하면 줄기세포(조혈모세포) 이식수술까지 진행하도록 규정돼 있어 조기에 CAR-T 치료제를 쓰는 데 제약이 많았다.
‘ZUMA-7’ 임상을 주도한 연구자의 중 하나인 텍사스주립대 MD앤더슨암센터 림프종/골수종 연구실의 제이슨 웨스틴(Jason Westin) 부교수는 “이번처럼 확정적인(definitive)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는 것은 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발성 또는 불응성 DLBCL 환자들에 대한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주장했다. 1차 치료제 투여 후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거나 종양이 재발한 환자들은 신속하게 CAR-T세포 치료제를 사용해 후속치료를 진행해야 할지 여부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