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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이라고 무조건 암 아니다 … ‘양성종양’도 안심하면 금물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03-07 11:23:50
  • 수정 2022-03-07 11: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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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혹’ 결절종, ‘쥐젖’ 연성섬유종 흔해 … 지방종·신경종·혈관종도 빈번, 신경섬유종 척추변형·학습장애 유발

누구든 암을 진단받으면 마치 사망 선고를 받은 것처럼 놀람과 두려움을 느낀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라며 암과 죽음을 같은 선에 올려놓고 죽음에 대해 본격적으로 걱정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환자분 몸에 종양이 있네요.” 병원에서 ‘종양’이라는 말을 들으면 암에 걸렸다는 생각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충격을 받기 쉽다. 하지만 종양은 80~90%가 양성종양이며 악성종양일 확률은 생각보다 낮아 지레 겁을 먹고 좌절하거나, 치료 의지를 상실할 필요는 없다. 다만 양성종양도 종류나 건강 상태에 따라 악성으로 진행될 수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인체에선 기능을 다한 세포는 사멸하고, 그 자리를 새로 태어난 세포가 대신하는 세포대사가 끊임없이 반복된다. 이 때 죽은 세포보다 더 많은 수의 세포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생긴 불필요한 잉여 세포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볼록한 혹 형태를 띠는 것을 종양이라고 한다. 종양은 크게 양성종양(Benign tumor)과 악성종양(Benign tumor)으로 나뉜다. 


양성종양은 피부에 생기는 사마귀처럼 어느 정도 증식한 뒤 더이상 커지지 않는 상태를 유지한다. 반면 흔히 암으로 불리는 악성종양은 세포증식이 반복돼 크기가 점차 커지고 주변 조직을 파괴 및 침투하는 성질(침윤성)을 가져 심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종양은 몸 안에서 비정상적으로 자라난 세포 덩어리로,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악성종양과 제거를 하면 치유가 가능한 양성종양으로 구분된다. 이 중 악성종양은 암에 해당하며, 양성종양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간혹 통증을 유발하며 미관상 좋지 않은 특징을 지닌다.양성종양에는 대표적으로 지방종과 피지낭종이 있다. 


지방종은 성숙한 지방조직이 뭉쳐서 발생하는 것으로, 얇은 피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복부, 등, 어깨, 팔 등 신체 부위 어느 곳에서나 발생하기 쉽고, 주로 1~3cm 크기를 이루는데 이를 방치하게 될 경우 5~20cm까지 자라는 거대 지방종으로 형성되기도 한다.지방종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전적인 요인이 있으며,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흔하게 발생하는 편이다. 


초기에는 불편함이나 통증이 없어 방치하기 쉬운데, 저절로 작아지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커져 거대 지방종이 돼 주변 조직이나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피지낭종은 주로 얼굴 부위에서 발생하며, 단순한 지방조직이 아닌 진피층의 피지 등 노폐물이 쌓이면서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뭉쳐서 발생하는 양성종양이다. 


지방종보다 비교적 단단한 특성을 지니는데, 여드름이 굳어진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모낭 염증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억지로 압출을 하면 염증이 더 커지고 흉터가 남을 수 있다.


양성종양엔 결절종, 지방종, 섬유종, 혈관종, 신경종 등이 포함된다. 피부에 생기는 양성종양 중 가장 흔한 것은 ‘물혹’으로 불리는 결절종(ganglion)이다. 관절막·힘줄막처럼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막의 약한 부분을 뚫고 관절액이 차면서 혹 형태를 띤다. 퇴행성 변화로 약해진 부위에 충격이 반복되면 생길 수 있다. 


피부가 얇은 손등·발등에 잘 생기며 만졌을 때 말랑말랑한 느낌이 든다. 별다른 통증이나 불편함이 없으면 일단 경과를 지켜본다. 저절로 터져서 없어지기도 한다. 혹이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느껴지거나 관절 움직임이 불편해지면 종양절제술로 치료한다. 지방종(lipoma)은 지방조직에서 나타난 성숙한 지방세포로 이뤄진 양성종양으로 크기는 평균 1~3㎝ 정도이며 얇은 피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보통 30대 이상 성인에서 관찰되지만 어린이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몸통, 허벅지, 팔 등 정상적인 지방조직이 있는 피부 아래 조직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드문 확률로 근육, 힘줄, 신경, 내장기관 등에서도 관찰된다. 보통 피부 아래 부분에 말랑말랑하고 둥근 고무공처럼 만져진다. 


백유상 고려대 구로병원 피부과 교수는 “지방종은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크기가 커지면서 주변 조직을 압박해 통증이 생기거나, 신체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며 “지방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피하 지방종은 건강에 큰 위협을 주지 않는 반면 위장관이나 장간막에 발생한 종양은 궤양, 출혈, 장폐색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한 형태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가족성 지방종, 중년 남성의 목 쪽에 주로 발생하는 양성 대칭성 지방종, 폐경기 이후 비만 여성에서 주로 관찰되는 동통성 지방종 등이 있다. 지방종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가족성 지방종의 경우 유전적 소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명확한 임상 근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지방종이 특정 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나거나, 외상을 입으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의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다. 지방종은 결절종 같이 외과적 수술을 통한 절제가 표준치료다. 수술은 국소마취 후 피부를 절개하고 종양을 제거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몇년전 배우 한예슬 씨가 차의과학대 강남차병원에서 복부 쪽 지방종 제거수술을 받다가 의료사고를 당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집도의였던 이 모 교수는 “환자가 연예인인 점을 고려해 수술 흉터가 발생하지 않도록 브래지어가 지나는 부위를 절개하고 지방종 부위까지 파고 들어가 인두로 지방종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해당 부위 피부에 화상이 발생했다”며 과실을 인정했다. 이밖에 종양의 크기가 작고 피하조직에 위치한 경우 수술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방흡입술을 적용하기도 하는데, 비용이 비싸고 완전 제거가 어려워 재발률이 비교적 높은 게 흠이다. 


섬유종(fibroma)은 결합조직을 형성하는 섬유세포와 섬유로 이뤄진 양성종양으로 거의 모든 피부 부위와 내부 장기에서 발생할 수 있다. 보통 다른 종양과 혼합돼 발생하는데 섬유지방종·섬유연골종·섬유선종 등이 대표적이다. 섬유종 중 섬유가 적어 느슨하게 결합되고 세포가 많은 것을 ‘연성섬유종’, 반대로 섬유가 많고 세포가 적은 것을 ‘경성섬유종’이라고 한다. 


연성의 비율이 훨씬 높다.흔히 ‘쥐젖’으로 불리는 연성섬유종은 눈꺼풀, 목, 겨드랑이에 잘 생긴다. 미용적인 부분 외에는 특별한 건강 문제나 전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겉보기에 비슷한 물사마귀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므로 기전이 다르다. 희귀질환인 화골성섬유종은 턱뼈, 얼굴뼈, 다리뼈 등에 발생하는 양성종양으로 안면변형을 일으키거나 뼈를 파괴해 골절을 유발할 수 있다. 


양성종양이라 보통 별도의 치료 없이 경과를 지켜본다. 다만 종양 크기가 커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거나, 미관상 지나치게 보기 좋지 않으면 외과수술로 제거한다. 쥐젖의 크기가 작으면 탄산가스레이저로 제거하거나 작은 수술용 가위로 잘라낸다. 크기가 클 경우 고주파전류로 가열된 전기메스로 제거한다. 잘라내거나 수술적으로 제거한다. 


사마귀는 각질용해제나 살리실산(salicylic acid) 성분의 연고를 바르는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약을 바른 뒤 밴드를 붙이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냉동치료도 시도해볼 수 있다. 이 치료법은 냉동스프레이나 면봉을 이용해 사마귀와 주위 정상조직 일부가 하얗게 될 때까지 액체질소를 분사한 뒤 해동될 때까지 천천히 방치하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한다. 


전기소작법과 레이저도 자주 사용되지만 재발률이 높은 게 흠이다. 악성종양인 섬유육종과 구별이 어려울 때에도 예방적 차원에서 수술이 권장된다. 화골성섬유종의 경우 발생 부위 주변 골조직까지 광범위하게 절제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신경종(neuroma)은 종양이 신경가지 쪽으로 비대해지면서 신경을 자극, 통증이 나타나는 양성종양이다. 


신경이 퍼져있는 신체 모든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발가락과 발바닥 연결 부위가 아픈 지간신경종이 가장 많고, 청력저하가 나타나는 청신경종도 종종 발견된다. 지간신경종은 주로 여성에서 나타나며 발생률이 남성보다 8∼10배 많다. 앞이 좁은 플랫슈즈가 주요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최준영 인제대 일산백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지간신경종의 가장 흔한 증세로 걸을 때 앞 발바닥에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고, 발가락이 저리면서 감각이 저하된다”며 “맨발로 푹신한 바닥을 걸을 땐 괜찮은데 굽이 높거나 앞볼이 좁은 앞구두를 신으면 바로 증세가 나타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청신경종은 전정신경을 둘러싼 슈반세포(Schwann cell)에서 기원하는 양성종양이다. 


종양이 커지면서 뇌신경, 뇌간, 소뇌를 압박해 청력감퇴, 이명, 어지럼증 등이 동반된다.신경종은 스테로이드제제를 투여하거나, 외과적 수술로 원인 부위를 절제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신경섬유종증(Neurofibromatosis)은 신경종의 범주에 포함되는 희귀난치성 유전질환으로 온몸의 신경다발을 따라 종양이 증식한다. 총 7개 아형으로 구분되는데 이 중 1형이 75%로 가장 흔하다.


1형 신경섬유종증은 1882년 처음 발견한 독일의 병리학자인 폰 레클린하우젠의 이름을 따 ‘폰 레클린하우젠병(von Recklinghausen disease)’으로도 불린다. 전신 피부에 밀크커피색 반점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뼈가 변형되면서 척추나 경추가 굽을 수 있다. 전체 환자의 50% 정도는 학습장애을 겪게 되며 시야감소, 성조숙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신경섬유종증 환자 중 2~3%는 신경섬유육종 같은 악성종양으로 진행될 수 있어 정밀진단과 꾸준한 추적관찰이 요구된다. 혈관종(hemangioma)은 비정상적으로 생성된 혈관이 뭉쳐 피부에 암적색이나 분홍색 반점 또는 혹이 나타나는 양성종양이다. 주로 신생아에서 나타나는데 딸기형 혈관종이 가장 흔하다. 생후 2주 정도에 평평한 붉은 반점이 관찰되다 6~12개월간 딸기 모양으로 부풀어오른다. 


대부분 6~10세가 되면 자연소실되며 전체 환자의 25% 정도만 치료가 필요하다. 혈관종이 눈·코·귀·후두 등 중요 기관을 침범해 심각한 합병증 위험이 있을 때 치료에 들어간다. 치료는 베타차단제인 프로프라놀롤, 스테로이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를 실시하고 차도가 없으면 레이저시술이나 외과수술로 병변을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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