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슈가 개발한 이중특이성 항체 주사제 생물학적제제인 ‘바비스모주’(Vabysmo 성분명 파리시맙 Faricimab-svoa)가 29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성인 신생혈관성(습성) 연령 관련(노인성) 황반변성(neovascular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nAMD), 당뇨병성황반부종(diabetic macular edema, DME)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이번 승인은 실명의 주요원인질환인 노인성황반변성은 물론 안과질환 최초의 이중특이성 항체라는 점에서 새롭게 평가된다. 유리체 내 이중특이성 항체로서 안지오포이에틴-2(angiopoietin-2, Ang-2, ANGPT2) 및 혈관내피성장인자A(VEGF-A)을 동시에 억제한다는 점에서 안과 전문의들은 흥분을 표하고 있다.
텍사스레티나컨설턴트(Retina Consultants of Texas)의 안과 임상시험 연구자인 찰스 와이코프(Charles C. Wykoff)박사는 “항-VEGF 단독요법 치료제(루센티스, 아일리아 등)는 황반변성 환자들에게 환상적인 약물로 정말 많은 사람의 삶을 바꾸고 악화될 시력을 구했다”며 “그러나 이를 넘어설 새로운 희망이 필요하다는 희망이 오랫동안 존재했다”고 말했다.
이번 승인은 테나야(TENAY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및 루체른(LUCERNE 스위스), 요세미티(YOSEMITE 미국 캘리포니아주) 및 라인(RHINE 스위스) 환자 집단에서 약제를 평가하는 2건의 중추적인 3상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테나야 및 루체른 임상에서 파리시맙은 바이엘·리제네론의 ‘아일리아주사’(Eylea, 성분명 애플리버셉트, Aflibercept)와 시력(visual acuity, VA) 개선의 비열등성을 비교하는 1차 평가지표에서 각각 +5.8 및 +6.8 글자 개선 효과를 나타내 아일리아의 +5.1 및 +6.6에 밀리지 않는 성적으로 지표를 충족했다.
요세미티 및 라인 임상에서 파리시맙은 1년에 걸친 비열등성 비교 임상에서 최대교정시력(best corrected VA, BCVA)으로 설정된 1차 평가지표를 각각 +11.6 및 +10.8 글자 개선해 바이엘의 +10.9 및 +10.3를 제치는 수준으로 충족했다.
4건의 개별 임상시험 모두에서 파리시맙에서 우수한 내약성이 관찰됐다. 임상 연구자들은 새로운 또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발견하지 못했다. 일부 언론이2년 이상의 요세미티 및 라인 추적조사에서 파리시맙으로 치료받은 DME 환자의 안내염증 위험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와이코프 박사는 임상적으로 연관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와이코프는 또 망막질환 환자에서 다양한 용량과 일정으로 파리시맙을 평가하면서 관찰된 장기적 이점을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이중특이성 항체요법인 파리시맙과 표준 항-VEGF 치료제인 아일리아의 두드러진 차이점은 투여 빈도를 낮춰도 시력개선을 달성했다는 장점에 있다고 부각시켰다.
그는 “임상시험에서 장기간 지속되는 효과가 확인됐다”며 “16주마다 투여하는 환자의 50% 이상, 8~12주마다 투여하는 환자의 75% 이상이 투여 목표를 달성하는 게 매우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와이코프는 파리시맙이 DME 치료에서 이점을 발휘하는 것은 Ang-2 경로라는 새로운 표적을 파리시맙이 억제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망막 혈관 구조를 안정화하고 염증을 감소시키며 환자의 치료 지속성을 연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엿다.
와이코프는 “당뇨병성 황반부종이 여러 다른 (염증성) 사이토카인 경로의 상향 조절을 특징으로 하는 다인성 질환이라는 게 많은 기초과학 데이터를 통해 확인됐다”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VEGF-A 경로를 억제할 수 있는 동시에 새로운 경로를 억제할 수 있는 신 항체를 갖게 된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윌스안과병원의 망막질환 책임자이자 nAMD 환자를 대상으로 한 테나야 및 루체른 임상시험 책임연구자인 칼 레질로(Carl Regillo) 박사는 지난해 10월 미국안과학회(AAO) 2021 연례회의에서 “파리시맙의 효율성은 초기 약물 로딩 단계와 유지 관리 기간에서 모두 경쟁약물과 대등 또는 능가한다”며 “주된 파리시맙의 차별성은 치료에 필요한 약물로딩 용량의 감소”라고 언급했다. 레질로 박사는 “결론적으로 파리시맙 임상연구들이 nAMD의 삼출성 조절과 초기 약물 로딩 단계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치료효과가 잘 유지되면서도 덜 빈번한 투여주기로 시력 향상을 달성하는 데 파리시맙이 애플리버셉트와 대등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어 “더 안정되게 더 오래 지속되는 약물을 갖는다는 것은 가능하기만 하다면 환자에게 더 포용적”이라고 덧붙였다.
플로리다주 기반 안과병원인 아이어소시에이트(Eye Associates) 소속 조슈아 말리(Joshua Mali) 박사는 작년에 팟캐스트 방송에서 “파리시맙은 습성 AMD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잠재적인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16주 간격 투여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흥분했다.
로슈는 TENAYA 및 LUCERNE 확장 연구인 AVONELLE-X, YOSEMITE 및 RHINE 확장 연구인 RHONE-X를 포함해 nAMD 및 DME 환자군에 대한 파리시맙의 장기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COMINO와 BALATON의 두 가지 한 쌍의 추가 임상시험은 망막정맥폐색 후 황반부종 환자를 대상으로 파리시맙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