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는 경구용 선택적‧가역적 야누스 인산화효소(JAK) 저해제 계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린버크서방정’(Rinvoq 성분명 우파다시티닙 Upadacitinib) 15mg이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고 1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에 따라 린버크는 선행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생물의약품을 포함한 다른 경구제 또는 주사제(전신적 치료제)로 증상을 조절하기 어렵거나 이들 치료제의 사용이 권고되지 않고 중등도~중증 12세 이상의 소아 및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쓰이게 됐다.
린버크는 체중이 40kg 이상인 12세 이상의 소아 및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하루 한 번 15mg을 투여하는 것을 시작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이에 해당하는 소아 환자와 65세 이하 성인 환자 가운데 충분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 경우엔 30mg 1일 1회 복용으로 증량할 수 있다.
애브비의 토마스 허드슨(Thomas Hudson) 연구개발 담당 부회장 겸 최고과학책임자는 “알레르기 전문의로 진료를 할 당시엔 가려움증과 발진을 동반한 지속되는 아토피 증상에 시달리는 환자를 관찰했다”며 “이번에 린버크의 적응증 추가로 아토피피부염에 수반되는 소모적인 소양증과 피부 증상들을 유의미하게 개선할 수 있는 1일 1회 경구제 치료 옵션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FDA는 총 2500명 이상의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참여한 사상 최대 규모의 3상 임상시험 3건에서 나온 자료를 근거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해 이번 승인을 내렸다. 린버크 단독요법 2건, 린버크+국소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외용제 병용요법 1건 등이다. 피험자들은 약 52%가 앞서 전신요법제를 사용해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한 경험이 있었다.
이들 임상에서 린버크 15mg 및 30mg 용량을 1일 1회 단독 투여했거나 스테로이드 외용제와 병용한 환자군은 16주차에 평가했을 때 1차, 2차 평가지표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모든 환자가 1주 만에 위약 대비 의미 있는 가려움증 완화를 경험했다. 90% 이상 증상이 개선됨을 나타내는 ‘습진부위 면적 및 중증도지수 90’(EASI 90)이나 ‘EASI 100’ 척도 적용 시 한층 향상된 피부 청결도에 도달했다. 안전성 프로필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승인 당시의 데이터와 대동소이했다. 다만 류마티스 환자에게 없던 포진성 습진(eczema herpeticum)과 카포시 수두양 발진(Kaposi's varicelliform eruption) 등이 새로 관찰됐다.
린버크는 안전성과 관련해 심각한 감염증 우려, 50살 이상에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심혈관질환에 걸려 사망할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 암(특히 폐암, 피부암, 림프종, 흡연자 및 흡연경력자 요주의) 발생 및 면역질환 유발 가능성, 혈전 생성 가능성 등을 제품 겉면에 표기해야 한다.
린버크서방정은 2019년 8월 16일 중등도~중증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처음 허가받았고 지난해 12월 14일 건선성 관절염 치료제로 추가 승인을 받았다. 린버크는 다른 JAK 억제제와 마찬가지로 블랙박스 돌출경고문을 붙여야 한다.
JAK 억제제는 지난해 초 나온 화이자의 ‘젤잔즈정’(Xeljanz, 성분명 토파시티닙, Tofasitinib)의 시판 후 연구에서 기존 TNF 억제제보다 혈전 생성, 심장 관련 안전 사건, 암 위험 증가 등을 유발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안전성에 대한 전반적인 의심을 받았다. 이로 인해 젤잔즈의 강직성척추염, 릴리의 ‘올루미언트정’(olumiant 성분명 바리시티닙, baricitinib)의 아토피피부염 추가 승인, 화이자의 ‘시빈코정’(CIBINQO 성분명 아브로시티닙 Abrocitinib)의 아토피피부염 첫 승인, 린버크의 아토피피부염의 추가 승인 등에 제동이 걸렸다.
14일 시빈코는 린버크와 함께 아토피피부염 적응증을 획득해 이같은 경색에서 벗어났다. 린버크는 당초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아토피 승인을 기대했으나 7월로 연기된 후 한번 더 지연 통보를 받았다. 8월엔 유럽과 한국에서 승인됐으나 언제 허가가 날지 전전긍긍하다가 이번에 빚을 봤다.
올루미언트는 2018년 6월 1일 중등도~중증 류마티스관절염 적응증을 첫 획득한 후 2020년 11월 19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입원 환자에게 렘데시비르(Remdesivir)와 병용요법으로 쓸 수 있도록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으며, 2021년 7월 29일에는 단독요법으로 코로나19 입원 환자 중 산소요법을 받는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적응증을 넓혔다. 그러나 미국에서 아토피 장벽은 아직 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허가받았으나 아직 급여를 받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