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 소재 염기서열편집(base editing) 기반 정밀 유전자치료제 전문 생명공학기업 빔테라퓨틱스(Beam Therapeutics)가 4개년 독점적 연구 제휴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같은 날 화이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쓰일 지질나노입자(LNP) 확보를 위해 이 기술을 가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 소재 바이오기업인 아퀴타스테라퓨틱스(Acuitas Therapeutics)와 공동 개발 및 옵션 행사를 위한 계약을 맺었다.
화이자는 빔테라퓨틱스와 함께 간, 근육. 중추신경계의 희귀유전성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3개 표적을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체 염기편집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빔은 mRNA 및 지질 LNP를 사용해 표적 장기들에 염기편집체를 전달하는 생체전달기술을 갖고 있다. 이 기술은 화이자가 보유하고 있는 치료제 및 백신 전문성과 시너지를 이뤄 변혁적인(transformative) 신약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빔의 염기편집 기술은 DNA의 이중가닥 절단(double-stranded break)을 수반하지 않으면서 유전체 내부에서 단일염기를 표적으로 삼아 정밀하게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다. 이는 원치 않는 DNA 변형과 관련된 잠재적 문제를 야기하는 재래식 유전자 편집방법과 비교했을 때 한층 정확하고 효율적인 편집을 가능케 한다.
양사 간 계약에 따라 빔은 기존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은 3개의 미공개 후보물질 발굴 및 선정에 관한 모든 연구를 수행한다. 화이자는 각 후보에 대해 독점적인 전 세계 라이선스를 가질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각 후보에 대한 임상개발, 인허가, 상용화 등을 책임진다. 이를 위해 빔은 우선 3억달러의 선불계약금을 화이자로부터 받고, 화이자가 3개 표적 후보를 전부 선택할 경우 마일스톤으로 최대 13억5000만달러를 챙길 수 있다. 아울러 개별 프로그램에 대한 별도의 순매출 대비 로열티도 확보했다.
또한 빔이 임상 1/2상 종료 시점에서 비용을 지급하고 선택권을 행사하면 1개 프로그램에 한해 글로벌 공동개발‧발매를 진행할 수 있는 권한도 보장받았다. 이럴 경우에는 이익과 개발‧발매 비용을 화이자와 빔이 각각 65% 대 35% 비율로 가져가거나, 분담키로 했다. 양사 간 제휴기간은 일차적으로 4년으로 정하되, 차후 1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화이자는 아퀴타스로부터는 mRNA 기반 치료제 및 백신들의 개발을 가능케 해 주는 핵심인 LNP 전달 시스템을 도입한다.
아퀴타스의 LNP 기술은 임상적으로 이미 검증돼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에 적용된 바 있다. 이날 양사는 화이자가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을 목적으로 아퀴타스 테라퓨틱스 측이 보유한 LNP 기술을 최대 10개 표적까지 사용하기 위한 선택권을 비 독점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합의했다. 양사 간 계약의 금전적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화이자의 미카엘 돌슨(Mikael Dolsten) 최고과학임원(CSO)은 “우리가 세계 최초의 mNRA-LNP 기반 백신을 신속하게 선보인 것은 그만큼 이 기술의 장래유망함이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우리는 이 기술의 힘을 이용하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하면서 크게 충족되지 못한 의료 수요에 부응할 새롭고 혁신적인 백신과 치료제들을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퀴타스테라퓨틱스의 토마스 매든(Thomas D. Madden) 대표는 “우리의 LNP 기술이 ‘코미나티’의 성공에 기여한 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화이자와 협력해 새로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진행할 수 있게 돼 고무적”이라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