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는 신약은 55개(화합물, 항체, 유전자세포치료제, 백신 등을 포함하고 진단조영제 제외)로 집계됐다. 이는 동일 기준 집계로 2019년 48개, 2020년 53개보다 증가했지만 2018년 59개보다는 감소한 수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대한 허가 건수가 줄어드는 악영향을 보이는 가운데 전염병 영역에서는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주요 매체는 작년 허가 신약 가운데 가장 이슈가 됐던 1위 품목으로 지난해 6월 7일 논란 끝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신약으로 허가받은 바이오젠의 ‘애듀헬름’(Aduhelm 성분명 아두카누맙 aducanumab)을 꼽았다.
2위는 화이자 및 바이오엔텍의 코로나19 백신인 ‘코미나티주’(Comirnaty)다. 2020년 12월 11일 16세 이상을 대상으로 ‘긴급사용승인’을 세계 최초(러시아 제외)로 승인받은 2021년 올해 5월 10일 12~15세 연령대로 사용 범위를 넓혔으며, 올해 8월 23일 정식 승인을 받았다.
3위는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인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PAXLOVID: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nirmatrelvir(PF-07321332)+ritonavir)이다. 아직 긴급사용승인 상태로 정식 승인은 떨어져 올해 신약 55개 기준에는 들지 않지만 파급력 3위로 꼽혔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 밴티지’에 의하면 2022년 코미나티 매출 예상액은 290억달러로, 2021년 360억달러(추산치)에 비하면 줄어들지만 2년 연속 연간 최대 매출 의약품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올해 242억원을 찍을 것으로 미국 주식투자기관인 ‘SVB 리링크’는 내다봤다.
화이자의 코미나티 백신은 신속한 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점했고, 수익의 절반을 원천기술 개발사인 독일 바이오엔텍에 주는 과감한 베팅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지만 졸속 개발에 ‘유효성 검증’이 덜 됐다는 비판도 받는다.
2021년에도 어김없이 화이자, 암젠, 브리스톨아미어스스큅(BMS),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존슨앤드존슨(J&J), 미국 머크(MSD), 리제네론(Regeneron) 등이 신약을 내놓으며 글로벌 바이오파마를 이끌었다.
회사 창립 이래 지난해 처음으로 신약을 내놓은 기업으로는 미국 브리지바이오(BridgeBio), 케모센트릭스(ChemoCentryx), 아펠리스(Apellis)가 FDA 무대에 데뷔했다. 특히 케모센트릭스는 회사 창립 24년만에 첫 신약을 배출했다.
이들 회사는 각각 △초희귀 유전대사질환인 A형 몰리브덴보조효소결핍증(Molybdenum Cofactor Deficiency Type A, MoCD) 치료신약치료제 ‘널리브리’(Nulibry, fosdenopterin) △성인 중증 항호중구세포질항체 관련 혈관염(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 associated vasculitis, ANCA 관련 혈관염, AAV) 치료제 ‘타브네오스’(Tavneos 성분명 아바코판, avacopan, 코드명 CCX168) △최초의 C3 보체 억제제 계열 성인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치료제 ‘엠파벨리’(Empaveli 성분명 페그세타코플란, pegcetacoplan) 등으로 허가를 얻었다.
백신으로는 3개가 허가됐다. 화이자의 코미나티주 외에 MSD의 15가 폐렴구균 다당류 접합 백신 ‘백스누밴스’(Vaxneuvance, V114)가 작년 7월 16일 FDA 허가를 받았다. 앞서 6월 8일엔 화이자의 20가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20’(Prevnar20)이 18세 이상 성인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다. 기존 프리베나13에 추가로 7개 혈청형(8, 10A, 11A, 12F, 15B, 22F, 33F)을 더 커버할 수 있는 백신이다.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로는 BMS의 CAR-T 치료제인 ‘브레얀지’(Breyanzi 성분명 리소캅타진 마라류셀, lisocabtagene maraleucel, 일명 리소셀, Liso-cel, 코드명 JCAR017)와 같은 회사의 BCMA 표적 다발성골수종 세포 기반 유전자 치료제인 ‘아베크마’(Abecma: 성분명 이데캅타진 비클류셀, idecabtagene vicleucel, 코드명 bb2121, 별칭 이데셀, ide-cel)가 각각 지난해 2월과 3월에 허가받았다.
브레얀지는 최소 2회에 걸쳐 다른 유형의 전신요법제로 치료했지만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거나 재발된 일부 유형의 성인 미만성(彌慢性) 거대B세포 림프종(DLBCL)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이로써 브레얀지는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 성분명 티사젠 렉류셀, Tisagen lecleucel)와 ‘예스카타’(Yescarta 성분명 액시캅타진 실로루셀, Axicabtagene ciloleucel)에 이어 3번째로 DLBCL을 치료하는 3번째 CAR-T 치료제가 됐다.
아베크마는 최소 네 차례에 걸쳐 다른 유형의 치료제들을 사용했지만 치료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재발된 성인 다발성골수종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BMS로선 두 번째 CAR-T 치료제다.
한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제약사의 노력이 집중됐지만 모더나와 존슨앤드존슨의 코로나19 백신, 리제네론·릴리·GSK 백신은 가속승인 또는 정식승인이 아닌 긴급사용승인이어서 55개 신약 통계에서는 제외됐다. 작년 11월 29일 허가받은 온타깃래보러토리스(On Target Laboratories)의 난소암 진단 조영제 ‘사이탤럭스’(Cytalux 성분명 파폴라시아닌 pafolacianine)는 FDA 집계 기준으로는 신약이지만 이번 통계에서는 진단조영제로서 신약의 범주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