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오래된 류마티스관절염(RA) 치료제 ‘오렌시아주’(Orencia 성분명 아바타셉트, abatacept)가 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aGVHD) 예방 적응증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추가 승인받았다고 1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FDA가 급성 이식편대숙주병 예방약을 승인한 것은 오렌시아가 처음이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에 대한 치료제는 매우 많다.
급성 이식편대숙주병은 공여자의 골수세포(조혈모세포) 또는 줄기세포가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를 공격할 때 나타나는 질환이다. GVHD는 줄기세포이식 과정에서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설계된 기증자의 T세포가 수여자의 몸에 들어가 건강한 조직과 기관을 대신하려 할 때 자가면역반응의 일종으로 발생한다. 가장 일반적인 표적은 피부, 간, 위장관 등이다. 기증자, 이식 형태, 기타 요인 등에 따라 이식 환자의 30~70%에서 발생하며 치명적일 수 있다.
줄기세포이식은 백혈병 및 기타 혈액암에 효과적이지만, 혈연관계가 없고 조직적합성항원인 인간백혈구항원(human leukocyte antigen, HLA)이 일치하지 않는 기증자로부터 이식을 받는 환자는 급성 GVHD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오렌시아는 혈연관계가 없는 공여자로부터 받은 조혈모세포를 사용한 이식수술을 받은 2세 이상의 소아 및 성인환자들을 대상으로 일부 면역억제제(calcineurin inhibitor, cyclosporine 등)와 병용해 급성 이식편대 숙주병을 예방하는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게 됐다.
FDA는 실제 임상현장에서 확보한 입증자료(real-world evidence, RWE)를 임상적 유효성 평가요소로 포함해 심사한 결과 이번 승인 결정을 내렸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 산하 암연구센터(OCE) 소장 겸 항암제 국장인 리처드 파즈더(Richard Pazdur) 소장은 “급성이식편대숙주질환은 신체 여러 부위에 영향을 미치고 중증의 이식수술 후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잠재적으로 이를 예방하면 더 많은 환자가 더 적은 합병증으로 골수 또는 줄기세포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렌시아는 6세 이상의 혈연관계가 없는 공여자로부터 조직적합성이 서로 맞거나 맞지 않는 줄기세포를 기증받아 이식수술을 받았던 환자 중 다른 면역억제제(칼시뉴린 억제제와 메토트렉세이트)와 병용하면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2건의 임상시험을 통해 승인받았다.
이 중 ‘GVHG-1’ 2상 임상은 혈연관계가 없고 서로 조직적합성이 일치하는 공여자로부터 받은 줄기세포를 사용한 이식수술을 받은 186명의 환자들을 무작위로 오렌시아+면역억제제, 위약+면역억제제 투여군으로 배정해 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했다.
수술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중증 급성이식편대숙주병 무수반(aGVHD-free) 생존율, 총 생존율 등을 평가했더니 중증 급성이식편대숙주병 무수반 생존율이 오렌시아 병용군은 87%, 위약 대조군은 75%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반면 총 생존율은 97% 대 84%로 유의성을 확보했다. 또 중등도~중증 급성 이식편대숙주병 무수반 생존율은 각각 50%, 32%로 집계돼 더 큰 격차를 보였다.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추가로 진행된 ‘GVHD-2’ 임상은 혈연관계가 없고 조직적합성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공여자로부터 받은 줄기세포를 사용한 이식수술을 받았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국제혈액‧골수이식수술연구소(the Center for International Blood and Marrow Transplant Research, CIBMTR)에서 확보된 실제 임상현장 자료를 사용한 등록 기반 임상시험으로 이뤄졌다.
이 임상시험에서는 급성 이식편대숙주병을 예방하기 위해 오렌시아와 표준 면역억제제를 병용한 54명의 환자들과 표준 면역억제제만 단독 투여한 162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수술 6개월 후 총 생존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오렌시아 병용군은 98%에 달해 표준 면역억제제 단독투여군의 75%를 압도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조직적합성이 일치하는 그룹에서 수치적으로 더 높은 급성 이식편대숙주병이 없는 생존율을 보였다.
가장 빈도 높게 수반된 오렌시아 투여군의 부작용은 빈혈, 고혈압, 거대세포 바이러스(CMV) 재활성화 및 CMV 감염증, 고열, 폐렴, 비강충혈, CD4 림프구로 불리는 특이성 백혈구 수치의 감소, 혈중 마그네슘 수치의 상승, 급성 신부전 등이었다.
오렌시아를 맞는 환자들은 지침에 따라 엡스타인-바(EB) 바이러스 재활성화 유무를 모니터링받아야 한다. 아울러 EB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제를 치료 개시 전에 투여하고, 수술 후 6개월이 지났을 때 재차 투여해야 한다. 또 CMV 감염증 및 재활성화 여부를 수술 후 6개월 동안 모니터링해야 한다.
오렌시아는 aGVHD 예방 적응증에 대해 ‘혁신치료제’, ‘희귀의약품’, ‘우선심사 대상’ 등으로 지정됐다.또 ‘희귀의약품 지원 보조금 프로그램’을 적용받아 임상연구에 대한 보조금을 받아 임상비용 일부로 사용했다. FDA 산하 OCE 이니셔티브인 오르비스 프로젝트(Project Orbis)에 따라 캐나다, 스위스, 이스라엘에서 동시 심사가 이뤄져 조만간 승인 여보가 나올 전망이다.
오렌시아는 2005년 12월 23일 성인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처음 FDA 허가를 취득했다. 2008년 4월 9일에는 6세 이상 소아 환자의 중등도~중증 다관절 연소성 특발성 관절염(polyarticular juvenile idiopathic arthritis, pJIA) 치료제로, 2017년 7월 6일에는 성인 건선성 관절염(adult psoriatic arthritis, PsA)로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
이에 2012년에 11억7600만달러로 연 매출 10억달러가 넘은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랐다. 건선성 관절염 적응증 획득 이듬해인 1018년에 27억1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에 31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후 올해해도 3개 분기까지 누적 24억4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아직까지는 성장이 둔화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