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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맛은 쓰지만 위와 간에 좋은 약재 ‘용담’
  •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21-11-11 16:25:49
  • 수정 2021-11-11 16: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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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의 어린 싹·잎은 식용으로 사용 … 뿌리는 한약재로 사용

여러 가지 질병의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한약재 중에는 생장하는 양태가 독특한 경우가 많다. 용담도 그런 경우다. 사실 가을에 꽃을 피우는 식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요즘처럼 늦은 가을에 오른 산에서도 볼 수 있는 꽃이 바로 용담꽃이다. 


보랏빛 또는 자주색을 띄는 용담꽃은 외양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흔히 가정에서 관상용으로 기르는 식물이다. 꽃 이름을 보면 대개 그 생김새와 닮아 있는 게 보통이지만 용담은 예외다. 예쁜 생김새와 달리 이름은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수려한 모습을 하고 있는 용담은 관상용 식물로서도 그만이지만 한약재로도 널리 사용된다. 대한민국약전에는 용담·과남풀·조엽용담 등 3종의 뿌리와 뿌리줄기가 한약재로 등록돼 있다.  


용담(학명 Gentiana scabra)은 쌍떡잎식물 용담과(Gentianaceae)의 여러해살이풀로 주로 산지의 햇볕이 잘드는 풀밭에서 자란다. 높이는 20∼60cm이고 4개의 가는 줄이 있으며 굵은 수염뿌리가 사방으로 퍼진다. 잎은 마주나고 자루가 없으며 바소 모양으로서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3개의 큰 맥이 있다. 


우리나라 전역을 비롯해 중국 동북부·일본·러시아 동북부에 분포한다. 어린 싹과 잎은 식용으로 사용하고 뿌리를 용담이라고 해서 한방에서 한약재로 사용한다.  신비스러움을 간직한 한약재 대부분이 그러하듯 용담도 약재와 관련된 재미있는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옛날 깊은 산골에 땔감을 팔아 병든 노모를 모시며 생활하는 나무꾼이 있었다. 어느 추운 겨울날 땔감을 구하러 산에 올라갔다가 눈 덮인 땅에서 풀뿌리를 캐는 토끼를 발견하고 쫓아갔다. 토끼는 도망을 가면서도 눈을 파헤치며 무언가를 계속 찾았다. 이상하게 생각한 나무꾼이 토끼가 헤집어 놓은 곳을 살펴보니 가는 줄기에 자주색 꽃이 달린 풀이 있었다. 


나무꾼은 그 풀의 뿌리를 캐 위장병으로 누워계신 어머니께 정성스럽게 달여 드렸다. 얼마 후 어머니는 씻은 듯이 병이 나았고 나무꾼은 위장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했다. 


용담(龍膽)은 상상의 동물인 용(龍)의 쓸개(膽)라는 한문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약초의 맛이 매우 쓰다. 옛말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한 것처럼 용담은 위장과 간의 질병치료에 도움이 되는 매우 좋은 약재다. 학명의 ‘겐티아나’는 옛날 일리리아 지방의 왕 겐티우스(Gentius)가 용담의 약효를 처음 발견했다 해서 그를 기념하기 위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한의학 고서 두루 수록된 약재 … 고미건위약(苦味健胃藥)으로 사용


용담은 중국 후한시대에 저술된 본초학 서적인 ‘신농본초경’에도 수록되어 있을 정도로 아주 오랜 옛날부터 널리 사용된 약용식물로서 각종 한의학 서적에도 두루 수록되어 있는 중요한 약초의 하나다.


한의학 고서인 ‘동의보감’에는 “간과 담의 기를 돕고 놀라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멎게 하며 돌림 온병과 열병 또는 열로 인한 설사, 이질 등을 치료하고 몸이 허약해 뼈가 달아오르는 듯한 증상을 없애고 장 속의 기생충을 죽이며 눈을 밝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용담의 성질은 몹시 차고 맛이 쓰며 독이 없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약제로 사용하며 가을에 캐서 말린 것을 용담이라 한다. 용담 뿌리의 쓴 맛은 겐티오피크린이라는 물질로 이 물질이  미각을 자극해 침(타액)과 위액분비를 촉진하고 장을 활성화시켜 식욕을 증진하는 효능이 있어서 고미건위약(苦味健胃藥)으로 사용되며 식욕부진·소화불량·위산과다 등의 증상 치료에 처방하기도 한다.


또 혈압과 열을 내려주는 작용을 하는데 특히 간에 열이 많을 때 열을 내리는 작용이 뛰어나다. 체내에 습을 제거해주는 효과도 있어 급성 간염으로 황달이 심하거나 습열로 인한 황달, 가려운 습진, 열로 인해 눈이 붉어지고 귀가 잘 안 들리는 증상 등에도 사용된다. 


이외에도 용담은 얼굴에 나는 여러 부스럼 또는 피부트러블 증상을 개선하는데도 효과가 있으며 급성 중이염으로 귓속이 붓고 통증과 함께 고름이 나올 때 사용해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위장과 간질환 등 여러 질병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용담이지만 오·남용을 해서는 안 되며 사용할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 신체가 허약한 사람은 술로 축여 까맣게 볶아서 사용해야 한다. 또 비위가 차고 약한 사람은 가급적 복용을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용담의 경우도 한약재로 질병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부작용의 예방을 위해 민간에서 임의로 복용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한의사 등 전문가의 상담과 진찰을 통해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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