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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찬바람 부는 계절 비염·축농증에 효과적인 ‘도꼬마리’
  •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21-11-04 14:50:28
  • 수정 2021-11-04 14: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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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 건강에도 도움 …항염증 효과 피부질환에도 두루 사용

계절이 11월에 접어들면서 실내에서도 한기를 느끼게 되는 등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매년 이맘 때 쯤이면 남들과 달리 고통이 배가되는 사람들이 있다. 겨울철 대표질환이랄 수 있는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거나 호흡기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이다. 


가만히 있어도 콧물이 줄줄 흐르고 코가 맹맹하게 막히는 등 알레르기 비염 또는 축농증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가 고난의 계절인 셈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최근 온라인 마켓 등에서는 겨울철에 특히 기승을 부리는 호흡기 질환의 증상 개선에 효과를 가진 한약재 또는 약초들이 소개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한약재의 하나가 바로 창이자로 불리는 도꼬마리다. 


도꼬마리(학명 Xanthium strumarium)는 쌍떡잎식물 국화과(Compositae/Asteraceae)의 한해살이풀로 들이나 길가에서 자란다. 전체에 강한 털이 많이 나 있고 줄기는 곧게 선다. 높이는 1.5m 정도다. 잎은 잎자루가 길고 넓은 삼각형이며 끝이 뾰족하다. 잎 밑은 심장 밑 모양이고 3∼5개로 얕게 갈라지며 양면에 털이 있다. 가장자리에 거친 톱니가 있고 뒷면에는 3맥이 뚜렷하다.


산과 들을 다닐 때 스치기만 해도 착착 달라붙는 친화력 만점의 씨앗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도꼬마리 열매다. ‘매직테이프’라 불리는 ‘벨크로(장갑과 운동화 등을 조이거나 풀 때 활용하는 접착 기능)’ 발명의 모태가 됐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도꼬마리는 부드러운 잎은 식용으로 사용하고 열매를 약용으로 사용하는데 한약재 명으로는 창이자(蒼耳子)라고 한다. 창이자는 맛이 달고 약성은 따뜻하며 약간의 독성이 있어 민간에서 법제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함부로 채취해서 사용하면 위험하다. 하지만 불에 약간 볶는 법제과정을 거치면 독성은 없어진다. 


한의학 고의서인 ‘동의보감’에는 “맛이 쓰면서 매우며 독이 조금 있다. 주로 풍으로 머리가 차가우면서 아픈 것, 풍습으로 온몸이 저린 것, 팔다리 경련과 통증, 살이 썩어가는 것에 사용된다. 모든 풍병을 치료하고 골수를 채우며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한다. 또한 가려움증과 피부병, 나력(임파결절) 등을 치료한다”고 창이자에 대해 기록돼 있다. 특히 간질환이 있는 사람의 상열감을 내려주고 눈을 밝게 한다고도 적고 있다.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한의학에서 ‘창이자’라는 약재로 사용 … 독성 있어 오·남용 삼가야


‘동의보감’에 기록된 것처럼 창이자(도꼬마리)는 눈이 가렵거나 재채기에 코가 막히면서 콧물이 쉴 새 없이 흐르는 알레르기성 비염의 증상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다. 매운 성미가 얼굴의 풍을 흩어지게 해주고 제습해 특히나 눈과 코를 시원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달인 물을 마시거나 몸에 바르면 비염과 축농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


창이자는 간의 열을 내려주는 효과도 있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간과 눈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간에 열이 많이 쌓이면 눈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간에 열이 많이 쌓여 눈이 자주 피로하며 잘 충혈되거나 안구 건조증이 심한 경우에 창이자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스트레스가 쌓여 가슴이 답답하고 위로 열이 올라 머리가 무겁고 두통이 자주 있는 경우에도 효과가 있다.

 

간의 해독 작용을 돕는 만큼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숙취로 발생하는 두통·메스꺼움·어지러움 등의 증상을 가라앉혀 주며 피로회복에도 효과가 있다.

 

창이자는 또 다양한 피부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이런 이유로 예전 민간에서는 창이자를 고약으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살균·해독·항염·통증 해소 등에도 효과가 있어 피부 부스럼부터 습진, 궤양 등에 이르기까지 두루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창이자의 항염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은 임상연구를 통해서도 규명됐다. 경희대 한의과대학 해부학교실 손영주 교수팀은 2014년 1월부터 2년 동안 창이자의 항염 효과를 연구한 끝에 ‘창이자 추출물의 항염 효과 기전연구’ 논문을 발표하고 SCI 국제 의학 저널에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이처럼 창이자는 간의 독성을 해독하고 염증을 다스려 알레르기성 비염·축농증·아토피 피부염 등의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좋은 약재이지만 무턱대고 오·남용을 할 경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창이자는 독성이 있는 한약재로 한의사 등 전문가의 진찰과 처방에 따르지 않고 함부로 복용할 경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어 무분별한 복용을 삼가야 하며 특히 약효가 강하기 때문에 장이 약한 사람의 경우 복용 시 설사를 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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