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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지상의 땅, 신화의 땅, 와인의 발상지 조지아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10-19 11:37:33
  • 수정 2021-10-19 11: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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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영숙 여행작가, 아직은 한국인에 생소한 나라 ‘소울풀-조지아’ 여행서 출간

조지아는 대(大)코카서스 산맥과 카스피해 및 흑해로 둘러싸인 작은 나라다. 영토는 우리나라의 3분의 2 정도에 불과하고, 인구는 350여 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과거에 그루지아로 불렀기 때문에 이 명칭에 익숙한 한국인도 많지만 아직은 우리에겐 생소한 국가다.  


현생인류를 과거엔 코카소이드·몽골로이드·니그로이드로 불렀다. 코커시안은 유럽과 북아메리카, 서아시아에 사는 백인종으로 코카서스 산맥 서북쪽에 사는 인류다. 다시 말해 러시아와 조지아의 경계인 코카서스산맥이 조지아가 코커시안을 구분하는 기준이 됐다.


조지아의 자연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아름답고, 주민들은 놀랍도록 역동적이며 극적이다. 만년설과 빙하로 뒤덮인 해발 5000m가 넘는 고산준봉들, 끝없이 펼쳐지는 포도밭이 지평선 너머까지 이어지는 풍요의 땅, 풀과 모래바람만이 지나는 황량한 광야와 부드러운 바람에 일렁이는 바다까지, 그 모든 것을 품고 있다. 


그런가 하면 조지아는 고대 그리스 신화 ‘아르고 원정대’가 황금양피를 찾아 나섰던 고대 콜키스 왕국의 신화를 간직한 신화의 땅이자, 인류 역사 최초로 포도주가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 또 아르메니아의 뒤를 이어 로마보다도 먼저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초기 기독교 국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지아의 역사는 그리스, 비잔틴, 아랍, 페르시아, 몽골 등 주변 강대국들에 끊임없이 약탈당한 고난의 역사였다. 1801년 이후의 근대 200여 년은 러시아의 식민지로 지내야 했다. 그럼에도 조지아의 전통과 정체성은 지켜져 왔으며, 마침내 독립국가로 우뚝 섰다.


조지아인의 정체성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일찍이 푸쉬킨, 톨스토이, 레르몬토프, 고리키 등 위대한 러시아의 대문호와 화가들은 글과 그림으로 코카서스의 아름다움을 찬양했다. 톨스토이는 코카서스 산의 아름다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레르몬토프는 다리얄 계곡의 험준함과 쿠라강 및 아라그비강의 속삭임을 노래했다. 푸쉬킨은 조지아 음식과 싸고 맛좋은 와인을 찬미했다. 고리키는 코카서스의 아름답고 역동적인 자연 덕에 게으름과 우울함을 떨치고 글을 쓸 수 있었다고 적었다. 러시아 대문호들의 아름답고 시적인 언어를 통해 코카서스의 아름다움을 접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19세기 러시아 문학가들에게 빚을 지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인은 아직도 아름다운 지상의 땅, 신화의 땅, 와인의 발원지에 대해 모른다. 조지아에 대한 글이나 책은 너무도 적다. 인터넷상에 올라온 여행 글이 전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조지아 관련 서적이나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여행작가 변영숙 씨가 단단히 벼르고 여기저기 단편적으로 흩어져 있는 자료들을 하나로 모으고, 직접 여행하면서 보고 들은 생생한 이야기들을 더해 《소울풀 조지아―신화‧종교‧와인의 나라 조지아》를 출간했다. 조지아 관광청, 현지 여행사의 안내 정보, 러시아어와 영어로 된 조지아 관련 문헌, 러시아 사이트 등 다양한 출처를 통해 자료와 정보를 수집했다. 


이 책은 부제가 말해주듯 조지아인의 아름다운 풍광에 얽힌 신화들,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검박한 종교관, 이런 정서에 어울릴 법한 와인의 풍미들을 집중해서 설명해놨다. 인문학적 서사에 담담하고도 오래가는 울림이 전해진다.


작가는 한국외국어대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같은 대학원 지역학과에 진학했다. 이어 모스크바 유학길에 올라 언어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귀국 후 1년간 모교에서 강의했다. 이후 컨설팅 전문업체 ‘러시안브레인’을 창업, 다년간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석박사급 해외인력 채용과 해외 진출 컨설팅, 수출입 업무 등을 진행했다. 


이런 단단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조지아 전문 연구가가 아니다 보니, 역사와 문화를 온전히 담아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며 “단지 조지아 여행 입문서나 인문 개론서로 읽힌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문화를 통찰하는 인문여행서 작가로서 ‘헬스오’ 등 다수의 매체에 여행글과 에세이를 쓰고 있다. 여행 사진작가로서 일제강점기 사할린으로 강제 동원된 한인들의 삶을 기록하기 위해 4년간 사할린섬을 방문하고 2016년 사진전문잡지 ‘사진예술’ 우수 포토폴리오 선정, 2017년 온빛 다큐멘터리 온빛사진상 10인에 선정됐다. 저서로 사할린 동포의 삶을 담은 포토에세이 ‘사할린’이 있으며, 역서로 ‘후디니 솔루션’과 ‘마이크로 메시징’이 있다.


마인드큐브 간, 524쪽,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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