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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귀화식물이지만 약재로 제값 하는 ‘달맞이꽃’
  •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21-08-19 15:34:35
  • 수정 2021-08-20 22: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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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유 외 유일하게 감마리놀렌산 함유 … 혈행 개선·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한의학에서 질병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약재 중에는 생명력이 강해 길가나 빈터에 자라나서 전국 어느 곳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황혼이 내리는 시간을 기점으로 노란 꽃망울을 터뜨려 달을 맞이한다’ 해서 이름이 붙여진 달맞이꽃도 그 중 하나다.


달맞이꽃(학명 Oenothera biennis)은 바늘꽃과(Onagraceae)에 속하는 두해살이풀로 줄기가 1m 정도 높이로 곧게 자라고 뿌리에 돋아난 근생엽은 장타원형으로 가다란 형태이고 줄기에도 장타원형의 경생엽이 좁은 간격으로 어긋나 있고 톱니가 있다. 6∼9월 줄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노란꽃이 한 송이씩 여러 송이가 피며 향기가 있다. 낮에는 꽃잎을 다물고 있다가 밤에, 대략 저녁 8시쯤 꽃잎을 펼치는 것을 볼 수 있다. 


달맞이꽃은 어릴 적부터 주변에서 쉽게 보아온 아주 친근한 식물이지만 우리나라 고유종이 아니며 남미의 칠레가 원산지인 귀화식물이다. 하지만 일찍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강한 생명력으로 전국의 산과 들에 자리 잡아 요즘엔 전국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다.


달맞이꽃은 한문 명칭으로 월견초(月見草)·야래향(夜來香)·월하향(月下香)이라고도 부르며 영어명은 이브닝 프림로즈(evening primrose)다. 속명 오에노테라(Oenothera)는 희랍어로 포도주라는 뜻의 ‘오이노스’(oinos)와 전리품이라는 뜻인 ‘테라’(thera)의 합성어로 ’달맞이꽃의 뿌리를 먹으면 포도주 주량이 많아진다’는 의미가 있다. 


달맞이꽃은 유사종이 다양하게 있으며 대부분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다. 애기달맞이꽃은 유럽이 원산으로 해안가, 특히 제주도 해안가에 자라며 키가 20∼50 cm 정도로 작다. 큰달맞이꽃은 달맞이꽃에 비해서 식물 전체가 크며 털이 없고 암술이 수술보다 긴 것이 특징이다. 긴잎달맞이꽃은 잎의 길이가 7∼13 cm 정도로 길다. 이른 봄 채취한 달맞이꽃 잎은 나물로, 뿌리는 샐러드 재료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달콤하면서 향기가 진한 달맞이꽃은 원산지인 칠레와 북미 인디언들이 약초로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맞이꽃 전체를 물에 달여 피부염이나 종기를 치료하는 데 사용했다. 뿌리는 잘 말려서 감기로 인한 인후염이나 기관지염에 달여 먹었다. 진통효과도 뛰어나 생리통에 흔히 썼다. 비만·당뇨병 억제 효과도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한의학에선 해열·인후염·기관지염 약재로 … 참깨보다 작은 씨에서 기름 짜 


한의학에서는 달맞이꽃 뿌리를 월견초(月見草) 또는 대소초(待宵草)라 하고 해열·인후염·기관지염 등의 치료에 약재로 썼다. 종자는 월견자(月見子)라 해서 혈행 개선 및 혈중콜레스테롤 저하제로 사용하고 있다. 


원산지인 남미와 북미 지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오랜 세월 귀한 약재로 사용하던 달맞이꽃이 새롭게 조명된 것은 2000년대부터 달맞이꽃의 종자에 함유된 기름 성분 때문이다. 


달맞이꽃이 말라 꽃망울을 터트리면 참깨보다도 작은 씨앗이 터져 나오는데 이를 기름을 짜낸 달맞이꽃 종자유에는 인체가 스스로 만들어 내지 못해 외부 음식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인 리놀산·리놀렌산·아라키돈산이 풍부하다. 특히 자연계에서 모유 외에는 달맞이꽃에만 들어 있는 감마리놀렌산(GLA, Gamma-Linol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감마리놀렌산은 오메가-6 지방산으로 염증을 억제하고 혈액을 묽게 해 혈전이 잘 생성되지 않도록 한다. 


리놀렌산이 아라키돈산으로 대사되는 과정에서 중간에 생긴 부산물이다. 한편 들깨 아마씨 호두 등에 많고 대두에도 소량 들어 있는 게 알파리놀렌산으로 오메가-3지방산에 해당한다. 달맟이꽃 기름은 오메가-6 지방산에 속하지만 마치 오메가-3 지방산처럼 순기능을 하는 게 다르다. 


이처럼 달맞이꽃 씨앗에서 추출해 낸 종자유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혈압을 떨어뜨려 피를 맑게 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고지혈증이나 고혈압에 효과가 크며 비만을 억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체내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을 저해해 아토피성피부염 또는 당뇨병 증상 개선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감마리놀렌산은 체내에 들어와 생리촉진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Pg) 중에서도 PgI를 만들어낸다. PgI는 염증 및 혈전생성을 억제한다. 메커니즘을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하지만 임상시험 결과 비만한 사람이 식사량을 제한하지 않고도 달맞이꽃 섭취로 살을 뺄 수 있고, 폐경기·갱년기장애나 생리불순 등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뒷머리와 등골 사이 움푹 팬 곳에 체중과 체온을 조절하는 ‘브라운파트’(시상하부)라는 곳이 있다. 이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면 체중조절이 어려워 살이 찌게 된다. 감마리놀렌산은 브라운파트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해 체중과 체온을 조절한다. 


달맞이꽃유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잉여 영양분이 피하조직에서 축적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노폐물이 신속하게 소변으로 배출되도록 유도한다. 또 여드름이나 습진, 무좀 같은 피부질환에도 효능이 있다. 면역력을 증강시켜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달맞이꽃의 잎·줄기 추출물도 피부노화 및 피부질환 개선에 우수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는 게 최근 밝혀졌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달맞이꽃 추출물이 항산화효과로 활성산소에 의한 피부 손상을 유의하게 정상세포 수준까지 회복하고, DNA 손상·세포사멸 억제에도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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