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만 6세쯤 이갈이를 시작하게 된다. 유치가 빠지고 새로 올라오는 영구치들은 보통 유치보다 두껍고 구성성분 자체가 달라서 더 누렇게 보인다. 특히 어린이들은 유치와 새로 나온 영구치가 함께 있어서 상대적으로 영구치가 더 누렇게 보인다. 하지만 유독 더 누렇고, 얼룩덜룩하다면 ‘치아 저광화’ 질환일 수 있어 치과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김미선 강동경희대학치과병원 소아청소년치과 교수와 함께 ‘저광화’ 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법랑질 이상으로 누렇고 얼룩덜룩하며 부서지는 저광화
치아 저광화(MIH: Molar-Incisor Hypomineralization) 질환은 보통 어금니와 앞니에서 주로 나타난다. 사람의 치아는 바깥에서부터 법랑질, 상아질, 치수로 구성된다. 저광화는 치아의 가장 겉 부분인 법랑질의 형성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질환으로, 보통 치아 발생 과정에서 생기는 장애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신 병력, 저산소증, 고열, 저칼슘혈증, 항생제 사용, 환경호르몬, 임신 중 비타민D 결핍 등과 같은 다양한 원인이 의심되며, 한 가지 유발원인이 있다기보다는 여러 원인이 함께 작용한다.
손상 넓거나 깊으면 시리고 아픈 증상
저광화는 질환 자체는 생소하지만,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하고 있어 보통 10명 중 1에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김미선 교수는 “증상은 치아의 손상 범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우선이다.”라면서 “범위가 좁으면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손상 범위가 넓거나 부서지거나 충치가 생기면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저광화 범위가 넓으면 음식을 씹거나, 단 것 혹은 찬 것이 닿거나, 양치할 때 시리거나 아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조기발견으로 치아 손상 최소화
치아 저광화의 치료방법과 시기는 치아가 손상된 범위와 환자가 느끼는 증상에 따라서 다르다.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통해 이를 조기에 발견하여 치아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저광화 치아는 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잇몸을 뚫고 나오는 시간도 정상 치아보다 굉장히 오래 걸리므로 관리와 치료 시기를 잘 결정해야 한다.
정상적인 영구치 어금니도 막 났을 때가 가장 약하고 양치질도 잘되지 않아 충치가 생기기 쉽다. 크기가 작고 단단한 어금니 칫솔을 사용하여 안쪽까지 양치질 꼼꼼히 해야 하며 완전히 잇몸을 뚫고 나와 치료를 마무리할 때까지 보호자가 양치를 도와줘야 한다. 정기적인 치과 정기검진 및 전문가 불소도포를 시행해야 하며, 가정에서는 양치질 후 불소 가글 및 치아영양크림 도포를 시행해야 한다.
손상범위 넓으면 치아 전체 수복치료 필요
치아 손상 범위가 작다면 치아가 잇몸을 뚫고 나오자마자 홈 메우기 치료나 레진 치료를 하고 정기적인 전문가 불소도포를 하며 정기검진을 시행한다. 저광화 치아는 치료하더라도 치아를 때운 것이 잘 떨어지거나 손상 범위가 더 심해지기도 한다.
손상 범위가 넓으면 치아를 전체적으로 씌워주는 기성금속관 수복치료를 시행한다. 아동은 아직 위·아래 치아의 맞물리는 교합이 완성되기 전이기 때문에, 본을 떠서 만드는 금이나 도자기로 된 보철치료는 약골 성장이 완료되고 치아 맞물림이 완성된 후에 추천된다. 기성금속관은 기성품으로 어른의 보철치료와 달리 본을 뜨는 과정 없이 당일에 바로 치료가 완료된다.
레진 치료보다 튼튼하고, 치아를 전체적으로 보호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만약 손상 범위가 깊어 신경까지 진행된 경우 신경치료를 해야 한다. 하지만 치아 뿌리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경치료를 하면 뿌리가 더 성장하지 않게 되고 해당 치아의 수명도 짧아질 수 있다.
저광화처럼 선천적인 치아 발생 과정 중 생기는 치아 형성 이상은 명확한 원인도 밝혀지지 않아 보호자들이 속상해하는 경우가 많다. 김미선 교수는 “아이들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과 예민함을 보일 수 있지만, 치과 치료가 두려워 증상을 속이기도 한다.”라면서 “이런 경우 증상이 더 심해진 상태로 치과에 내원해 신경치료까지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니 정기적인 치과 검진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