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에는 신장암과 흑색종에 대한 치료옵션이 거의 없었고 막 개념이 성립한 면역항암제(암 면역요법,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사람의 면역체계를 조작)는 생소하기 짝이 없었다.
인간 재조합 인터루킨-2 제제(recombinant human IL-2, rIL-2)인 노바티스의 ‘프로류킨주’(Proleukin: 알데스류킨 aldesleukin)는 199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아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2018년 7월과 2019년 2월에 나눠 영국 제약기업 클리니젠그룹(Clinigen Group)이 노바티스로부터 ‘프로류킨주’(Proleukin: 알데스류킨)의 미국 외 시장, 미국 시장의 판권을 인수했다.
프로류킨은 부작용도 많지만 치료 개념에서 그만한 장점을 지닌 약물도 드물다. 투여받은 사람의 15%가 관해 상태를 유지했다. 최대 8%는 몇 년 심지어 수십년 생존했다.
연속 5일 정맥주사 투여하는 부담과 혈관누출증후군(vascular leak syndrome, VLS, 혈관에서 체액이 흘러나와 주변 조직에 부종 발생)이란 심각한 부작용이 프로류킨의 걸림돌이었다. 고용량의 프로류킨은 혈관에서 체액이 누출되고 몸이 부어오르고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며 의식이 혼미해지거나 잃는 상태에 이르게 했다. 치료받은 환자의 75%에서 항체가 발현해 이것이 약효를 감소시킬 것이란 두려움을 가져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참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즉 내약성이 극히 낮았다.
따라서 겉으로 보기엔 완치된 듯해도 결국 상당수는 암으로 사망하고 말았고 드라크만은 설명했다.
현재 IL-2 유사 치료제를 개발하는 네오루킨테라퓨틱스(Neoleukin Therapeutics)의 CEO이자 종양내과 전문의인 조나단 드라크만(Jonathan Drachman)은 “프로류킨은 실제로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었던 최초의 면역요법 중 하나였다”며 “너무 짧은 반감기, 즉 주사 후 즉시 약효가 떨어지는 문제 때문에 고용량을 매일 몇 시간 중환자실에 입원해 투여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업계는 새로운 임상시험용 IL-2 분자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했고 여러 수백만~수천만달러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들 분자들 대부분은 면역체계의 항암 반응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어떤 연구자들은 자가면역질환 치료 목적에서 IL-2의 과잉반응을 진정시키는 것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 그러나 IL-2를 진정 또는 촉진하는 어떤 방법도 확실한 것은 아니어서 이미 여러 개의 IL-2 관련 신약후보물질들이 임상시험에 실패했거나 개발을 중단했다.
임상 중인 IL-2 약물 후보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단백질들이다. 일부는 IL-2와 유사하지만 일부 작용을 강화하고 다른 작용을 약화시키도록 아미노산에 변화(PEG를 부착하는 Pegylation)를 준 분자들이다. 다른 후보들은 IL-2에 암표적 항체 또는 기타 화합물을 부착시켜 일부 면역 상호작용을 방해하고 다른 것들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독성물질을 투여하는 수준의 짧은 반감기, 효능을 지연시키고 부작용을 일으키는 비특이적 결합, 약물의 효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항체 생산을 촉진하는 경향 등 치료용 IL-2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집중하고 있다.
IL-2 제제에 대한 임상시험은 IL-2에 적용된 조작 기술에 대한 시험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사노피에서 전통적 IL-2 제제의 초기 임상개발을 리드했던 지오반니 아바데사(Giovanni Abbadessa)는 “IL-2는 화학적 조성물을 추가하고 생화학적인 조정을 가하면 IL-2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마다 기술 전략과 접근 방식이 서로 다른 방법을 찾아 동일한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을 보는 것은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물론 대규모 임상시험만이 어떤 것이 더 나은 방법인지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약 45년 전, T세포를 연구하던 미국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 NCI)의 로버트 갈로(Robert Gallo)와 동료들은 T세포를 성장, 분열시키는 분자를 발견했다. 당시엔 T세포 성장인자라 불렸고 결국 IL-2로 개명됐다.
몇 년 후, IL-2가 T 세포를 증식하도록 자극하는 방법을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동안 워런 레너드(Warren Leonard)가 포함된 NCI 팀과 이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타수쿠 혼조(Tasuku Honjo) 팀은 T세포 표면에서 IL-2와 결합하는 분자를 발굴했다.
연구자들이 그 결합의 효과를 재현하려고 했으나 그 분자에 결합된 IL-2(결국 α라고 함)는 T세포를 증식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아 재현에 실패했다. IL-2가 2개의 갈래인 β와 γ 또는 3개의 α, β, γ를 가질 수 있는 수용체에 작용해 복잡한 방식으로 면역세포를 자극한다는 것을 알아내는 데 수년의 세월과 수십명의 과학자들이 동원됐다.
레너드는 IL-2가 다중 갈래 수용체에 작용한다는 게 놀라운 일이었지만, 연구자들이 나중에 IL-2가 수용체에 부착하는 방식이 치료 잠재력의 원천이라는 것을 발견한 게 훨씬 더 통찰력을 높였다. 레너드는 IL-2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에 대해 “이것이 곧 치료적 유용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항상 마음 속에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저 기초과학적인 식견에 마음이 쏠렸다.
IL-2는 T세포와 자연살해(NK) 세포를 포함한 많은 종류의 면역세포를 자극한다고 존스홉킨스(Johns Hopkins)대학의 생명공학자인 제이미 스팽글러(Jamie Spangler)는 말했다. 그는 항체 결합 IL-2를 가능한 치료법으로 개발하고 있다. T세포는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효과기(effector)가 되거나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조절세포(regulator)가 되는 것을 포함해 특별한 작업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 천연 IL-2는 효과기 및 조절 T세포가 증식하도록 자극해 면역체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견제와 균형을 갖춘 군대를 제공한다.
실제로 견제와 균형을 제공하는 것이 IL-2의 가장 기본적인 작업인 것 같다고 스팽글러는 설명했다. 사이토카인의 작동 원리를 밝혀내던 수년 동안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IL-2 유전자가 결핍된 생쥐는 여전히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었다. IL-2에는 사이토카인을 대신할 수 있는 백업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팽글러(Spangler)는 이런 쥐들이 심각한 자가면역(면역과잉) 문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IL-2는 면역반응을 약화시키는 조절T세포(Treg)에서 주로 발견되는 수용체의 α 부분에 매우 단단히 결합한다는 게 밝혀졌다. 그리고 IL-2는 이펙터와 조절 T세포 모두에서 발견되는 β 및 γ 부분에 덜 단단히 결합한다. 따라서 수용체의 세 부분 모두에 결합하면 IL-2가 면역반응을 감소시키는 세포를 자극할 수 있다. β와 γ에만 결합하면 IL-2가 면역반응을 높일 수 있다.
IL-2를 만들 수 없는 쥐에서 다른 사이토카인(非 IL-2)은 감염이나 암과 싸우는 효과기 세포와 다른 면역세포의 증식을 촉진한다. 그러나 동일한 실험은 IL-2가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도 시사한다.
이것이 치료제로서 IL-2에 대해 의미하는 바는 주로 효과기 세포를 성장하도록 자극하는 IL-2 유사 화합물을 구축하면 강력한 항암 면역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조절세포를 우선적으로 자극하는 인공 IL-2를 만들 수 있다면 자가면역질환과 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스팽글러는 IL-2에 대해 “양면적 기능을 갖기 때문에 매력적인 분자”라고 평했다. 지난 몇 년 동안에만 과학자들이 IL-2의 양면성을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그녀는 “10~15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IL-2의 활동을 관찰하고 조정할 도구와 자금이 없었다”며 “양면성의 발견이야 말로 IL-2 연구 르네상스의 일부”라고 말했다.
제약회사들은 수 년 동안 면역반응을 높이고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으나 매우 독성이 강할 수 있는 염증성 단백질인 IL-2의 암 퇴치 잠재력에 흥미를 갖고 개발해왔다.
사이토카인의 구조를 연구하는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원인 니콜라오스 스구라키스(Nikolaos Sgourakis)는 IL-2를 변형하려는 업계의 노력의 대부분은 암 면역요법제를 위한 IL-2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IL-2를 암 치료제로 만드는 과학자들은 수용체의 α 조각에 결합하지 않는 것을 만들거나 IL-2와 β 및 γ 조각의 상호 작용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효과기 T세포 및 기타 암을 죽이는 면역세포에 특이적인 것을 만드는 것 외에도 효과가 오래 지속되면서도 부작용이 적은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의도하지 않게 면역체계를 공격하는 항체 생성을 촉진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스팽글러 등 많은 과학자가 IL-2가 수용체의 α 부분에 결합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스팽글러는 동시에 IL-2에 (약효를 줄이는) 항체와 결합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수용체의 α 부분과 연결하는 IL-2의 능력을 차단하여 IL-2가 조절T세포를 우선적으로 자극해 증식하는 것을 막는 동시에 잠재적으로 암을 죽이는 효과기 세포가 대신 증식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
지난 수년 간 로슈도 IL-2 수용체의 α 부분에 결합할 수 없는 IL-2 치료제를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로슈는 분자가 수용체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변경하는 아미노산 서열, 즉 돌연변이 또는 변환된 IL-2 단백질 버전인 뮤테인(mutein)을 통해 이런 연구를 수행 중이다. 로슈는 IL-2 변이체에 대해 ‘IL-2 mutein’ 또는 ‘IL-2v’라고 부른다.
로슈에서 암 면역요법 프로젝트를 이끄는 파블로 우마나(Pablo Umaña)는 암세포 표면의 종양항원이라고 하는 작은 면역표지에 부착하는 항체와 IL-2v를 결합하려는 시도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아이디어가 IL-2를 종양 근처에 두어 IL-2가 효과기(이펙터) T세포를 자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슈 연구원들은 IL-2 항체 구성물 중 일부가 면역원성(항원)이 되는 문제에 봉착했다. 임상시험에서 약물을 투여받은 사람들은 이에 대한 항체를 발현했다. 다른 신약후보는 내약성이 좋았지만 암을 죽이는 효과가 없었다. 이에 임상시험은 중단됐다.
이에 따라 로슈는 동일한 T세포의 두 지점(β, γ)에 부착하는 IL-2 항체 구조를 연구하고 있다고 우마나는 말했다. 동시에 많은 암 면역요법제들이 T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는 데 더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해 억제하려 달려드는 PD-1 면역조절 단백질에도 결합하는 것이다.
우마나는 이같은 이중 작용 분자가 이펙터 세포를 자극하는 IL-2의 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PD-1에 대한 항체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다소 약한 IL-2의 효과를 보완하고 관련 항암 면역세포의 분열을 촉진할 수 있다는 가설이다. 이에 대해 우마나는 ‘3세대 IL-2 변종’ (third-generation IL-2 variant)이라고 부른다.
제약사들은 또 IL-2가 혈류에 더 오래 머물도록 해 독성과 부작용을 유발하는 고용량을 회피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대표적인 게 분자를 페길화(pegylate, 폴리에틸렌글리콜을 결합시키는 것)하는 것이다.
넥타테라퓨틱스(Nektar Therapeutics)는 IL-2 아미노산 사슬의 특정 지점에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을 붙여면 구조물이 더 커지고 반감기가 길어지는 연구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탄생한 게 벰페갈데스류킨(bempegaldesleukin, 코드명 NKTR-214, 약칭 bempeg)이다. Proleukin의 활성 성분인 aldesleukin의 라이신에 6개의 PEG 가닥을 붙인 것이다.
이 회사의 종양학 연구 부사장인 빌렘 오베르윅(Willem Overwijk)는 이 치료법이 주사 가능하며 일부 PEG 사슬이 떨어지게 전까지, 즉 암을 죽이는 효과기 T세포의 β 및 γ 부분과 NK세포와 PEG 간 결합이 해제되기 전까지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베르윅은 bempeg로 치료받은 종양환자들은 종양 주변에 많은 이펙터 T세포가 있고 조절세포는 거의 없다고 자랑했다.
아울러 프로류킨과 달리 bempeg로 치료하는 환자들은 입원이 필요하지 않다. 오베르윅은 “이는 환자에게 엄청난 차이”라며 “환자들이 기본적으로 바로 집에 갈 수 있다는 것은 bempeg가 완전히 다른 약임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Bempeg는 단독요법 및 다른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으로 임상시험 중이다. 넥타는 임상시험의 초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조 문제뿐만 아니라 시험 결과에 대해 우려하는 투자자와 씨름해야 했으나 병용요법 임상을 통해 이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
넥타는 Bempeg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Myers Squibb, BMS)의 PD-1 억제제인 ‘옵디보주’(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를 병용하는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흑색종에서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에 판독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2상시험에서는 38명 코호트의 약 3분의 1에서 치료 후 모든 암 병변이 사라지는 것을 입증했다. 시험 참가자 중 많은 수가 치료 시작 후 암이 다시 진행되기 전까지 30개월을 생존했다. 이런 연구를 위해 넥타는 BMS로부터 2018년 2월 18억5000만달러(10억달러 선불금에 8억5000만달러 주식 인수)를 펀딩받았다. 이 계약은 작년에 추가 연장됐으며 흑색종, 방광암, 신장암 등에 걸쳐 5가지 적응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앞서 2017년 7월에는 1억5000만달러를 릴리로부터 펀딩받았다. 릴리와 넥타가 공동 개발한 2상 중인 신약후보 LY3471851(NKTR-358) 페길화된 IL-2 억제제로서 이미 건선, 아토피피부염, 전신성홍반성루푸스(SLE)에 대한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곧 궤양성대장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작년 11월 보고된 경증 내지 중등도 SLE 환자를 대상으로 한 1b상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LY3471851은 Treg 활성화 마커의 발현을 용량 의존적으로 증가시켜 제안된 작용 방식을 뒷받침한다.
작년 11월 보고된 경증 내지 중등도 SLE 환자를 대상으로 한 1b상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LY3471851은 Treg 활성화 마커의 발현을 용량 의존적으로 증가시켜 이미 제안된 작용 방식을 입증했다.
넥타는 옵디보의 라이벌인 MSD의 키트루다와도 제휴를 맺었다. 올해 2월 두경부편평세포암(SCCHN) 환자를 대상으로 벰페갈데스류킨과 키트루다를 병용하는 2/3상 시험을 진행키로 했다.
이 임상시험은 PD-L1이 발현된 전이성 또는 재발성 SCCHN 환자 약 500명을 대상으로 병용요법과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비교하는 것이다. 우선 1차로 200명의 환자로 구성된 초기 2상 코호트를 모집해 병용요법이 더 높은 전체 반응률을 달성할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계획대로 객관적반응률(ORR), 전체생존기간(OS), 무진행생존기간(PFS) 등이 긍정적으로 도출되면 3상에 들어가 2024년에 완료할 방침이다.
이미 두 회사는 비소세포폐암에서 병용요법 임상을 진행했으며 올해 후반에 임상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내용이 긍정적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첫 적응증 신청을 할 계획이다.
한편 올 2월 MSD와의 제휴 성사 직전엔 넥타가 주식가치 과대광고(사기) 혐의와 흑색종 및 삼중음성유방암(TNBC)에서 다소 부진한 임상결과로 주가가 폭락했지만 MSD와의 제휴, 이것이 성공할 경우 벤처기업투자회사인 애빙워스(Abingworth)와 블랙스톤(Blackstone)의 자회사인 SFJ파마슈티컬스(SFJ Pharmaceuticals)를 통해 최대 1억5000만달러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한 발표 덕분에 주가가 반등하는 기회를 얻었다.
IL-2 제제 개발을 놓고 사노피와 미국 머크(MSD)간 신경전도 볼만하다. 사노피는 2019년 12월 9일 25억달러를 들여 IL-2 엔지니어링 회사인 신톡스(Synthorox)를 인수했다. MSD는 지난 2월 25일 매사추세츠주 워터타운 소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사 판디온테라퓨틱스(Pandion Therapeutics, 나스닥 PAND)를 18억5000만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하지만 사노피는 지난 4월 열린 2021년 미국암연구협회(The American Association of Cancer Research, AACR) 연례학술대회에서 신톡스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유전자 재조합 IL-2 제제(THOR-707 또는 SAR444245)의 불안한 임상 데이터를 내놨다. 진행성 전이성 고형종양을 가진 45명의 환자 중 3명이 부분반응을 보였다. 그나마 2명은 키트루다를 같이 투여받아 THOR-707의 혜택을 구별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완전반응을 보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관누출증후군이 일어나지 않은 것에 위안을 삼고 있다. 사노피는 용량을 높여 임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연말에 2상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판디온의 선도약물은 ‘PT101’로 면역체계가 신체를 공격하는 것을 막는 조절 T세포를 선택적으로 활성화도록 설계된 단백질 백본(backbone)에 유전자재조합한 인터루킨-2(IL-2) 뮤테인(mutein, 아미노산 조작 단백질, 변이 단백질)을 결합했다.
PT101은 안전성과 내약성을 뒷받침하는 임상 1a상을 완료했다. 올해 말까지 궤양성대장염에 대한 1a/2b상 연구와 전신성홍반성루푸스에 대한 2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첫 번째 1a상 임상에서는 면역반응을 약화시키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Treg 세포의 수준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들 제제보다 개발이 뒤처져 있는 것은 SLE 및 이식편대숙주질환(GvHD)에 대한 1/2상을 진행 중인 암젠의 AMG-592, 1상 중인 로슈의 RG 7835 등을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