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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투어
평창의 자연·문화 탐방 … 식물원, 양떼목장, 메밀밭의 파노라마
  • 변영숙 여행작가
  • 등록 2021-07-03 00:30:24
  • 수정 2021-07-05 20: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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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효석 문학 음미, 대관령 능선 타고 파란하늘 동해바다 전망, 야생화 만발한 황홀경 연출

국내 최초의 한국자생식물원 … 토종 식물 중 3분의 1 자라  


강원도의 중남부를 차지하는 평창은 자연생태를 탐방할 명소도 많다. 한국자생식물원, 대관령 목장, 백두대간 선자령, 봉평 메밀밭(이효석 문학관) 등이다. 


한국자생식물원에 핀 산수국

월정사에서 약 1km 떨어진 해발 800m 오대산 중턱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자생식물원인 한국자생식물원이 있다. 외래종과 원예종이 범람하는 시대에 한국의 자연과 토양에서 자생하고 있는 꽃과 나무들을 연구하고 보호하고자 세워졌다.


1983년 경기도 마석에서 에델바이스 재배로 처음 농장을 연 이 식물원은 1984년 평창으로 이전했다. 현재 자생식물 4500여 종 중 1500여 종을 수집해 증식하고 있다. 환경부가 지정한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다가오는 유전자원 전쟁 시대에 대비하고 있는 식물 유전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뜨거운 햇빛이 바로 머리 위로 쏟아지는 한여름 식물원 탐방은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 그러나 오대산에서의 희귀한 야생식물 탐사는 분명 추억이 될 것이다. 8~9월이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며 가장 볼 것이 많은 적기다. 


세부적으로 희귀멸종 식물원, 동물명칭·사람명칭 식물원, 독미나리 보존원, 우리꽃 그림전·사진전·새집 전시전 등이 열리는 솔바람갤러리, 북카페도 운영되고 있다.


봉평 메밀밭과 평창 문학기행 … 이효석 문학관


봉평 일원의 메밀꽃 필 무렵

평창은 ‘메밀꽃 필 무렵’의 소설가 이효석이 태어난 곳이다. 평창 봉평읍에 그의 생가와 문학관 등이 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9월 중순이면 메밀꽃 축제가 열린다. 


가산 이효석(可山 李孝石)은 1907년 평창군 봉평면 창동 4리 남안동에서 태어났다. 13세까지 평창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이효석은 1925년 경성제대 영문학과에 입학했다. 재학 중인 1928년 처녀작 ‘도시와 유령’으로 등단했다. 도시 유랑민들의 비참한 생활을 다룬 이 작품으로 이효석은 사회주의 계열인 카프(KAPF, Korea Artista Proleta Federatio) 진영으로부터 호평을 듣고 ‘동반작가’ 호칭을 듣게 됐지만 문단의 평가는 썩 좋지 않았다. 이후에도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경향문학(傾向文學 사상이나 주의를 선전하는 문학, 주로 사회주의 문학) 작가로 비슷한 계열의 작품을 발표하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1931년 결혼 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자 일본인 은사의 도움으로 총독부 경무국에 취직했으나 주위의 지탄을 받고 그만뒀다. 이후 처가가 있는 함경도 경성으로 이주해 영어 교사로 재직하면서 안정된 생활을 하였다. 이후 평양 숭실전문대, 대동공업전문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작품활동을 계속해 나갔다.  이때부터는 그의 문학도 경향문학에서 순수문학 쪽으로 바뀌게 된다.


1936~1940년 무렵은 이효석의 작품 활동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다. 대표작 닫‘메밀꽃 필 무렵(1936)을 비롯해 장편 ‘화분’(1939), ‘벽공무한’(1940), ‘산’ ‘들 ’ ‘메밀꽃 필 무렵‘(1936), ‘석류’(1936), ‘성찬’(1937), ‘개살구’(1937), ‘장미 병들다’(1938), ‘해바라기’(1938), ‘황제’(1939), ‘여수’(1939) 같은 대표적 단편들이 모두 이 시기에 집필됐다. 


1940년 아내와 둘째 아들을 잃고 실의에 빠져 만주 등지를 여행하다 병에 걸린 이효석은 1942년 36세의 나이로 결핵성 뇌막염으로 사망했다. 아내와 함께 평창군 진부면에 묻혔다. 그러나 1972년 고속도로 건설로 장평면으로 이장했다가 현재는 파주 경모공원에 묻혀 있다.


‘메밀꽃 필 무렵‘은 그의 작품 중 유일하게 평단의 인정과 대중적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이 작품 하나로 봉평과 이효석이라는 이름이 영원히 후대에 각인됐다. 


이효석의 생가터가 있는 ‘효석문화마을’(창동리)에는 소설에 등장한 물레방아, 주막 등이 재현돼 있다. 키 큰 돌배나무가 들어서 휴식하기 좋은 ‘가산공원’도 있다. 그 옆 무이리에는 폐교된 초등학교를 개조한 평창무이예술관은 그림, 조각, 서예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9월에 열리는 메밀꽃 축제는 소설에서 묘사됐듯 ‘소금밭’처럼 눈부시다. 기왕이면 보름달이 뜬 날에 야경을 즐기면 좋은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인산인해’라 괴로울 수 있고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한 차례 쉬었다. 올해 백신 접종 인구가 늘어나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평창 봉평 오일장


이효석 문학관에서 10분 거리에는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봉평 오일장‘이 열린다. 전국 각지의 장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장돌뱅이 허생원과 그의 아들일지도 모를 동이가 처음 만난 곳이 바로 봉평장이었다. 지금도 2일과 7일에 열리지만 상설장도 운영되니 특산품인 메밀국수, 메밀루틴빵 등을 즐기며 소설의 내용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일대서 가장 높은 태기산과 봉평 허브나라농원


봉평 허브나라농원. 출처=허브나라농원 홈페이지

봉평 오일장에서 10분 거리에는 태기산(泰岐山) 흥정계곡 깊숙이 허브나라농원이 자리잡고 있다. 시원한 계곡을 가로질러 놓인 초록빛 다리를 건너면 허브나라가 펼쳐진다. 동화에나 나올 법한 예쁜 집들과 조형물들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허브향에 순간 정신을 잃을지도 모른다. 


봉평을 관통하는 흥정계곡은 흥정산(1278.5m)과 회령봉(1309m) 사이에서 발원해 봉평면의 흥정리, 원길리, 창동리, 평촌리를 거쳐 용평면 백옥포리까지 이어진다. 울창한 숲과 협곡 사이로 사시사철 물이 풍부하다. 


불발령(1052m)은 흥정계곡이 시작되는 가장 위쪽에 위치해 있다. 계곡을 따라 불발령에 오르는 임도는 차마고도를 연상케 한다. 불발령 정상에서 길은 남쪽 평창군 봉평면, 북쪽 홍천군 내면, 서쪽 홍천군 서석면 등 세 갈래로 나뉜다. 


흥정천과 무이천이 만나는 지점에는 붓꽃섬(원길리)이 있다. 수령이 40년 넘는 잣나무가 울창하고 인기 절정의 캠핑장이 있다. 예전에는 배를 타고 건너야 하는 섬이었으나 지금은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해발 1261m로 높고 정상까지 차가 다닐 수 있어 차박 코스로 유명해진 태기산 진입로

해발 1261m 태기산은 횡성군, 평창군, 홍천군 경계에 있는 산으로 이 일대에서는 가장 높다. 원래는 덕고산(德高山)이었으나 삼한시대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신라군과 마지막 격전을 치른 곳이라 하여 태기산이라 부른다. 산 중턱에는 태기왕이 신라군에 대비해 쌓은 길이 1km의 태기산성 터가 남아 있다. 그러나 정작 신라군은 산성이 있는 남쪽이 아닌 홍천 방향에서 공격해 왔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태기산 정상부에는 20여 기의 풍력발전기가 운영 중인데 추가 건립을 두고 소음공해를 호소하는 지역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산 정상에는 한국통신의 중계기가 설치돼 정상까지 차량 통행이 가능하다. 자동차로 정상까지 쉽게 갈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특히 정상에서 바라보는 운해와 일몰, 겨울의 상고대, 한밤의 은하수 풍경들이 더없이 아름다워 사진가, 연인들, 캠핑족들이 선호한다. 최근에는 차박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


대관령 양떼목장과 선자령 트레킹


코로나19로 위축된 마음을 털어내고 싶다면 대관령 목장이 제격이다. 해발 700~1400m 대관령 고지의 수 백만평에 달하는 광활한 초록빛 초원을 보는 순간 뭉쳐 있던 마음이 한순간 툭 터져 버리는 듯하다. 시원하게 돌아가는 하얀 풍차를 배경삼아 목책 따라 걷는 길은 우리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이국적이며 낭만적이다. 


대관령 양떼목장, 대관령 삼양목장, 하늘목장 등이 있으며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4계절 개방되는데 5~6월과 9월이 기후로 볼 때 가장 관광하기에 좋다. 겨울이면 눈썰매장이 운영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대관령 삼양목장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관령 삼양목장은 걸어서 올라가기에는 너무 넓고 너무 높다. 가끔 젊은 사람들이 걸어서 오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입구에서부터 운행되는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5~6군데의 정류장 중 마음에 드는 곳에서 내리면 된다. 대관령과 동해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지없이 시원하다. 목장 정상부에 설치된 동해전망대에서는 동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파란 하늘 위로 솜사탕처럼 떠도는 뭉게구름을 만나는 날은 그야말로 계 탄 날이다.


하늘목장은 트랙터 마차를 타고 하늘마루 전망대(해발 1000m)에 도착할 수 있다. 이어 ‘너른풍경길’을 따라 왕복 1시간이면 대관령에서 가장 높고 전망이 높은 선자령(仙子嶺 해발 1157m)을 다녀올 수 있다. 반면 양떼목장은 유치원생, 초등생의 탐방코스로 유명하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아담하다.  


선자령은 선녀들이 자식을 데리고 내려와 놀았다는 이름이 붙었을 정도로 경치가 빼어나다. 거대한 풍력 발전기와 멀리 동해의 풍광이 장관이다. 하지만 풍력 발전기가 경관을 해치는 게 아니냐는 반감도 든다. 백두대간의 능선을 따라가는 선자령 풍차길은 총 길이가 12km로 걸어서 편도로 4시간 정도 걸린다. 다만 경사가 완만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무난하게 완주할 수 있다. 대관령 휴게소에서 시작해 선자령을 돌아내려 오는 트레킹길이 있다. 트레킹이 부담스럽다면 버스를 타고 목장에 도착하면 된다. 


하이얀 샤스타데이지가 만발한 ‘육백마지기 천상의 화원’ 


평창군 미탄면 회동리 해발 1200m 청옥산 기슭에는 ‘육백마지기’에 ‘천상의 화원’이 조성돼 있다. 요즘 평창 여행에서 가장 핫한 곳이다. 드넓은 초원에 새하얀 샤스타데이지 꽃들이 융단처럼 깔려 있는 광경은 그야말로 천상의 풍광이다. 입소문과 SNS를 타고 몰려드는 인파와 차량으로 인해 주말에는 극심한 혼잡을 이루니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동강 트레킹은 강원도 영월과 정선에서 주로 한다고 생각하지만 평창의 동남부로 두 군과 맞닿은 미탄면 마하리(어름치마을) 진탄나루나 절매나루에서도 가능하다. 정선에서 급하게 달려온 동강은 진탄나루에서 편안한 느낌을 준다. 


동강은 평창 오대산에서 발원한 오대천과 정선군 북부 조양강이 마하리에서 합류하고 영월로 향한다. 진탄나루에서 오른쪽(남쪽) 동강을 보며 4km 정도 들어가면 문희마을이 나오고 그 뒤편으로 칠족령 트레킹길 1.4km가 이어진다. 초반 3분의 1은 길이 가파르지만 이후에는 편안해진다. 칠족령 전망대에서 동강의 그 유명한 구불구불한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문희마을에서 동강 절벽을 따라 조금 헤매다보면 중간에 천연기념물 206호인 백룡동굴이 있다. 백운산의 백자와 동굴을 발견한 정무룡 형제의 룡자를 따서 지은 종유동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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