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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투어
천년고찰 아산 봉곡사와 천년의 숲 … 국내 최고의 美, 공세리성당
  • 변영숙 여행작가
  • 등록 2021-06-26 14:50:21
  • 수정 2021-06-26 15: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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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공선사가 도를 깨달은 불교성지 … 프랑스 신부가 1922년 완성

기대 없이 찾았던 곳이 생각보다 훨씬 멋지다면 그 기쁨은 배가 된다. 아산시 송악면 봉수산 기슭에 자리한 봉곡사가 그런 곳이다. 외암민속마을에서 남서쪽으로 차를 몰고 2km를 달리면 광덕산(廣德山 해발 699.3m) 자락 강당골(강당계곡) 주차장에 도착한다.  


봉곡사 가는 700m 길의 천년의 숲

여기서 봉곡사로 올라가는 700m 남짓한 소나무 숲길은 우리나라 ‘천년의 숲길’에 뽑힌 아름다운 길이다. 봉곡사 소나무들에는 일제 강점기 수탈의 흔적이 선명하게 각인돼 있다. 


1940년대 초 태평양전쟁이 막바지로 치달으며 일제의 강제 수탈도 절정에 달하는데 산림자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봉국사 소나무들에는 휘발유나 항공유를 조달하려 일제가 소나무 송진 채취를 위해 V자로 파 낸 상처가 아물지 않은 채로 흉하게 남아 있다. 살점이 떨어져 나가 하얀 뼈가 드러난 것처럼 처참한 광경이다. 그럼에도 건재하게 숲을 지켜내고 있으니 강인한 나무의 생명력에 저절로 경의를 표하게 된다. 


아픈 상처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손을 덜 탄 봉곡사 소나무 숲에는 원시적인 신비감이 감돈다. 6월이면 숲에서 진동하는 밤꽃 냄새에 취하고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하얀 나비들의 날개짓 구경에 발걸음은 한없이 더디다. 


수령이 최소 100년이 넘는 소나무들이 열병하는 아산 ‘천년의 숲길’은 봉곡사를 지나 갈매봉, 오형제 고개를 지나 강장리, 동화리, 궁평리로 이어진 총연장 26.5 km의 길로 천년비손길을 비롯해 모두 4개의 코스로 나뉘어 있다. 


봉황이 날개를 펼친 듯 넉넉하다는 봉곡사

봉곡사(鳳谷寺)는 신라 진성여왕 원년(887)에 도선국사가 지은 천년고찰로 처음에는 석암사(石庵寺)로 불리다가, 1794년(정조 18년)에 중수 이후 봉곡사로 개칭했다. 고종 7년 서봉화상이 법당 및 요사를 중수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봉곡사에는 대웅전과 고방, 삼성각 등이 남아 있다. 1795년 다산 정약용(1762~1836)은 봉곡사에서 성호 이익(星湖 李瀷 1681~1763)의 강학회를 열었다. 당시 금정찰방으로 재직하던 다산은 예산에 이익의 증손자인 목재 이삼환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강학회를 제안한 것이다. 강학회는 열흘 정도 열렸는데 당시 쓴 <서암강학기>에 낮이면 봉곡사 일대의 풍경을 즐기고, 밤이면 벗들과 함께 학문을 강하고 도를 논하는 강학회의 즐거움이 잘 드러나 있다.


그런가 하면 만공선사는 1895년 7월 이곳에서 법계성(法界性)을 깨닫고 오도송(悟道頌)을 읊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기념하는 만공선사탑이 봉곡사 아래 임도에서 조금 벗어난 숲 속에 세워져 있다. 세계일화라는 선사의 친필이 탑에 새겨져 있다. 이런 이유로 봉곡사는 불교신자의 성지로 꼽힌다. 절 뒤 산길로 2km쯤 오르면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는 봉수산(해발 534m)에 이른다. 


봉곡사 아래엔 봉수산에서 흘러내린 유곡천 물이 담긴 송악저수지가 있다. 씨알 굵은 붕어, 잉어, 향어를 낚으려는 낚시꾼들이 모여든다. 아산에서 가장 큰 저수지로 저수지 제방을 따라 3.3km 길을 드라이브 코스로 즐길 수 있다. 


강당골 양화담과 강당사, 이간이 강학한 관선재 


강당골 입구의 나무다리를 건너면 시원스레 쏟아지는 옥류계곡이 이어진다. 강당골의 양화담(陽華潭)은 용추(龍湫)라고도 불리는데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고목이 우거진 수려한 계곡과 넓은 암반 위로 흐르는 차가운 계류로 피서하기에 좋은 장소다. 인근에는 강당사(講堂寺)와 관선재(觀善齋)가 있다. 관선재는 호서학맥을 이어온 외암(巍巖) 이간(李柬 1677~1727)이 숙종 때 강론하던 곳이다. 외암문집도 여기에 보관돼 있다. 


강당골을 따라 등산하면 심산유곡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호남과 호서를 가르는 차령산맥의 크고 작은 봉우리와 송악저수지 등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천안 광덕사 경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400년 수령의 호두나무. 천안 명물 호두과자는 전남 고흥 출신으로 몽골어에 능통해 득세한 유청신(柳淸臣)이 왕에서 하사받은 천안 땅에 몽골서 몰래 들여온 호두나무 묘목을 이곳 일대에 심음으로써 비롯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천안시 제공

봉곡사와 강당사보다 더 남쪽에는 공주로 넘어가는 길목에 광덕사가 있다. 산세가 크고 넉넉하다는 광덕사에는 잣나무숲과 장군바위 등이 볼거리다. 


바닷가 접한 공세리 성당의 아름다움


아산시 북측 인주면의 영인산(영인산 해발 363.5m)의 북쪽 바닷가에는 공세리(貢稅里)가 있다. 이 곳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중의 하나로 꼽히는 공세리성당이 있다. 한국 천주교회에서 아홉 번째, 충청도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성당이다. 


공세리성당은 조선시대 공세관창이 있었던 곳이다. 공세창은 충청도 서남 지역 (서산, 공주, 보령, 청양, 해미(서산), 천안, 덕산, 서천, 부여, 남포(보령), 예산, 당진, 평택, 온양, 청주, 회덕, 옥천 등)의 세곡을 거두어 수납했다가 조운해 서울로 올려 보내던 관청을 말한다. 공세리란 명칭도 공세창에서 유래했다.


공세리성당은 1895년 구 양촌성당(구 합덕성당 전신)에서 분리돼 당시 이곳에 부임한 프랑스인 신부 에밀 드비즈(한국명 성 일론)가 처음 본당을 지었다. 설립 당시엔 10평 정도의 기와집을 개조한 건물이었으나 1922년엔 드비즈 신부가 직접 설계하고 중국인 기술자들을 지휘해 오늘날과 같은 아름다운 서양 고딕 양식의 성당 건축물을 완성했다. 


공세리성당에는 병인박해 때 목숨으로 신앙을 지킨 32명의 순교자가 모셔져 있다. 충청남도 지정문화재인 구 사제관 건물을 개보수해 건립한 성지 박물관에는 대전교구 최초의 감실을 비롯, 1500여 점의 천주교 유물이 소장돼 있다. 


온양온천, 도고온천, 세계꽃식물원


5월의 아산 세계꽃식물원 전경, 출처 식물원 홈페이지

아산에는 온양온천, 도고온천, 아산온천 등이 있다. 도고온천은 세계 4대 유황온천으로 꼽히며 이곳 파라다이스호텔의 온천수영장은 3000평 규모로 으리으리하다. 유황온천은 신진대사를 촉진해 신경통, 관절염, 피부미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도고온천에서 서쪽(예산군)으로 몇 분 달리면 세계꽃식물원이 나온다. 8000여평의 유리온실엔 전세계 1000여종의 꽃이 관람객들의 눈을 호강시킨다. 여름이면 연꽃, 백합과 태국꽃인 쿠르크마 등이 만발한다. 


아산의 먹거리


아산 동남부에서 서북부로 관통하는 곡교천 산책길

삽교방조제와 아산만방조제 사이의 인주면 일대는 장어구이촌으로 유명하다. 싱싱한 회를 먹고 싶다면 아산만 일대의 횟집을 찾으면 된다. 외암민속마을에서 담은 연잎주, 탕정포도로 담은 토종 와인도 일품이다. 염치읍 방현리의 한정식집 ‘방수마을’과 송악면 강장리 오형제고개의 ‘향토길추어탕’이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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