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건강을 해치는 요인은 각종 건강보조식품, 생약, 한약, 스트레스, 술 등 다양하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간 기능이 떨어졌다고 하면, 유독 술을 끊어야 한다고 한다. 정말 술만 끊어도 간 건강이 좋아지는 걸까?
서울대 운영 보라매병원 연구팀이 비알콜성지방간질환과 근감소증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환자는 사망 위험이 크게 상승해 증상 관리에 특히 유의해야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근감소증은 근육량 및 근력이 크게 저하된 상태로, 노년층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요 위험인자이며, 당뇨병,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알콜성지방간질환은 비만,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그 유병률이 함께 증가하고 있다.
근감소증과 비알콜성지방간질환은 인슐린 저항성과 만성염증이라는 공통된 발병원인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비알콜성지방간질환을 가진 고령자의 경우 근감소증도 함께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구보경 보라매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김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제1저자 문준호 전임의)은 2008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에 등록된 28,060명(평균 나이 50.6세)의 임상데이터 및 사망자료를 분석해 비알콜성지방간질환 및 근감소증이 환자의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령과 성별, 만성질환 등 교란변수를 보정한 다변량 분석 결과, 비알콜성지방간질환과 근감소증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 사망 위험이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감소증 또는 비알콜성지방간질환이 진단된 단일질환군은 건강한 대조군보다 사망위험이 각각 1.4배, 1.5배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두 질환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사망 위험이 무려 2.2배까지 상승했다. 특히, 이러한 결과는 비알콜성지방간질환의 대표적 위험인자인 간섬유화를 보정해도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연구의 교신저자인 구보경 교수는 “이전 연구를 통해 근감소증이 비알콜성지방간질환 중증도의 독립적인 결정인자임을 세계최초로 보고한 바 있다”며 “이번 연구는 국내 대표적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알콜성지방간질환과 근감소증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입증하였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김원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비알콜성지방간질환 및 만성대사질환을 가진 경우,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며 “근감소증이 비알콜성지방간질환자의 예후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위험인자로 밝혀진 만큼, 노년기에는 건강 유지를 위해 꾸준한 근력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노인의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국제학술지인 ‘악액질, 근감소증과 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에 2021년 6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