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튼(WILMINGTON) 소재 인사이트코퍼레이션(Incyte Corporation)은 선택적 야누스 인산화효소1(JAK1)/JAK2 저해제 ‘룩소리티닙크림’(ruxolitinib cream)의 아토피피부염 적응증 승인 심사 건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심사기한을 연장하는 조치를 당했다.
11일(현지시각) FDA는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의해 당초 이달 21일로 정해진 심사기한을 3개월 연장해 오는 9월 21일까지 승인 유무를 결정할 것이라고 인사이트에 통보했다.
이 회사는 우선심사 바우처(Priority Review Voucher, PRV)를 구매해 지난 2월 FDA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했고 이에 따라 심사기간이 단축돼 오는 21일에 심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관련기사: 인사이트, JAK억제제 ‘룩소리티닙’ 크림 외용제 ‘아토피’ FDA 우선심사
이에 앞서 인사이트코퍼레이션 측은 지난 8일 동일 성분의 ‘자카비정’(Jakafi)이 스테로이드 불응성 ‘만성’ 이식편대숙주병(GVHD) 치료제 적응증 추가 심사 건도 FDA에 의해 3개월 연장됐다고 발표했다.
자카비는 2011년 말 골수질환인 골수섬유화증 치료제로 승인받은 최초의 JAK 억제제였다. 2019년 5 월부터 스테로이드 불응성 ‘급성’ GVHD 환자에게 승인됐다. 룩소리티닙의 원개발사는 노바티스지만 그 연고제(크림)의 개발‧발매를 진행할 수 있는 글로벌 전권은 인사이트가 보유하고 있다.
관련기사: 인사이트, JAK 억제제 ‘자카비’ 아토피성피부염 3상 임상 결과 긍정적
인사이트는 지난해 초 룩소리티닙이 연이은 아토피피부염 3상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나 GVHD에 이어 FDA로부터 연타를 얻어맞자 충격을 입었다. 더욱이 룩소리티닙이 지난달 백반증에서 좋은 임상결과를 내놓자 인사이트는 FDA에 적응증 추가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좌절은 룩소리티닙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인사이트가 릴리와 공동 개발 중인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올루미언트정’(olumiant 성분명 바리시티닙, baricitinib), 화이자의 신약후보물질인 아브로시티닙(abrocitinib) 등은 아토피피부염으로 적응증을 넓히려다 FDA의 덫에 걸려 승인이 보류됐다. FDA는 또 화이자의 JAK 억제제인 ‘젤잔즈정’(Xeljanz, 성분명 토파시티닙 Tofacitinib)의 강직성척추염에 대한 심사기한을 연기했다.
아울러 FDA는 아토피피부염(습진) 및 건선성 관절염 적응증 추가 획득을 위한 애브비의 JAK 억제제 ‘린버크서방정’(Rinvoq, 성분명 우파다시티닙 upadacitinib)의 신약승인신청 접수를 연기한 바 있다.
이는 화이자의 젤잔즈가 심혈관 위험 인자가 하나 이상 있는 50세 이상 환자에서 기존 TNF 차단제에 비해 심장 관련 부작용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전반적으로 FDA가 JAK 억제제에 대해 불안한 눈빛을 보내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번 룩소리티닙 크림 승인 지연은 다른 국소도포제 경쟁자인 레오파마(Leo Pharma)의 델고시티닙(delgocitinib) 크림에게 룩소리티닙을 따라 잡을 기회를 줄 수 있다. 델고시티닙은 작년 8월 FDA 패스트트랙 의약품으로 지정됐고 지난달 만성 손습진에 대해 3상을 시작했다.
JAK 억제제들이 아토피 시장을 관망하는 동안 아토피질환의 왕인 사노피 및 리제네론의 IL-4 및 IL-13 억제제 ‘듀피젠트프리필드주’(Dupixent 성분명 듀필루맙, dupilumab)는 계속해서 이 시장을 통치하고 있다. 올 1분기에 10억유로 이상을 벌어들였으며, 향후 연간 최대 매출 100억유로를 달성할 것이라고 사노피 경영진은 자신하고 있다.
자카비도 연간 30억달러의 매출을 기대해왔다. 애브비의 마이클 세베리노 (Michael Severino) 회장은 최근 열린 ‘번스타인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아토피피부염 시장은 성장의 여지가 충분하다”며 “애브비는 40억달러의 시장이 향후 몇 년 안에 3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애브비는 올 여름 아토피피부염에서 린버크가 FDA 승인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