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LA-4 또는 PD-1/PD-L1을 차단하는 면역관문 억제제는 이에 반응하는 특정 환자에게 지속적인 항종양 효과를 보이지만 치료반응을 나타내는 환자의 비율은 약 15~25%로 낮다.
연구자들은 이들 면역요법제와 다른 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함으로써 치료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초기 임상 시험에서 유망한 면역관문억제제로 떠오르는 계열 중 하나가 항 TIGIT 항체 또는 TIGIT 면역관문억제제이다.
TIGIT는 LAG-3 및 TIM-3과 함께 CTLA-4 및 PD-1 억제제의 제한적인 성공을 이을 차세대 암 타깃으로 주목받고 있다. TIGIT, LAG-3, TIM-3은 CTLA-4, PD-1과 같은 수용체 분류에 들어가지만 각기 고유한 기능을 발휘해 중복되지는 않는다.
직역하면 TIGIT는 면역글로불린 및 ITM 도메인(T-cell immunoglobulin and ITM domain)을 갖춘 T세포 면역수용체를 지칭한다. TIGIT는 면역종양학의 새로운 표적으로 PD-1과 비슷하게 여러 암종에 걸쳐 활성화된 T세포, NK(자연살해)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억제성 면역관문분자(Inhibitory immune checkpoint)다. TIGIT는 조절T세포(Treg)에 의해 고도로 발현된다.
TIGIT(WUCAM 또는 Vstm3로도 명명됨)는 식작용을 갖춘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s, DCs) 또는 대식세포(macrophages)의 CD155(poliovirus receptor, PVR) 표지자와 높은 친화도로 결합한다. CD112(PVRL2)와는 낮은 친화도로 결합한다.
TIGIT 면역관문억제제는 TIGIT에 직접 결합하고, TIGIT와 대식세포 또는 수지상세포 간 상호작용을 방해하고, T세포와 NK세포의 억제 및 고갈을 완화하고, T세포와 NK세포의 항종양 면역반응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게 전임상 및 초기 임상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TIGIT-Fc 융합단백질은 생체실험에서 수지상세포의 PVR과 상호작용해 LPS 자극 아래 IL-10 분비 수준을 높이고 IL-12 분비 수준은 낮춘다. TIGIT의 NK세포 독성(세포살상 능력) 억제는 PVR과 상호작용하는 항체에 의해 차단될 수 있다. 반대로 TIGIT의 활성은 ITIM(immunoreceptor tyrosine-based inhibitory motif) 도메인의 지시를 받는다.
TIGIT에 대한 연구는 암, 자가면역질환, 에이즈(HIV감염증) 등에서 주로 이뤄져왔다. TIGIT는 PVR/넥틴(nectin) 계열의 일부다. TIGIT, CD96(TACTILE), 공동 자극 수용체 CD226(DNAM-1)에 의해 형성된 경로는 CD28/CTLA-4 경로와 유사하다. TIGIT는 CD155와 결합 친화도에서 CD226을 100배 능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암에서 TIGIT와 PD-1은 흑색종 환자의 종양항원 특이적(tumor antigen-specific) CD8 양성 T세포와 CD8 양성 종양침윤 림프구(tumor infiltrating lymphocytes, TILs)에서 과다 발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TIGIT와 PD-1 경로를 동시에 차단함으로써 종양을 물리칠 수 있는 것으로 쥐 동물실험에서 입증됐다.
TIGIT의 약리작용
과거 15년간 TIGIT를 연구해온 비제이 쿠크루(Vijay K. Kuchroo) 미국 하버드대 의대 신경과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TIGIT는 T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한다”며 “데이터에 따르면 TIGIT를 억제하면 PD-1 차단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종양은 면역체계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억제적 TIGIT 경로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TIGIT 신호를 억제하는 치료제는 리간드와의 결합을 중단시킴으로써 T 세포가 종양세포를 증식하고 공격하는 능력을 촉진한다. 리간드란 효소나 수용체(기능성 단백질) 등에 결합하는 물질이며, 도메인은 리간드를 받는 곳으로 생물학적·화학적·물리학적으로 기능적 특징이나 역할을 발휘한다.
TIGIT는 여러 면역세포 유형에서 발현되며 대해 발현되며, 조절T세포(Tregs)에 대한 TIGIT의 발현은 다를 수 있다. 특히 종양에 침투하는 Tregs는 친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 억제를 포함하는 간접적인 효과로 면역 억제 기능을 강화한다.
또 TIGIT는 CD8 T세포의 항종양 이펙터(antitumor effector) 기능을 직접 억제한다. TIGIT가 종양세포에 널리 발현되는 CD155(PVR) 또는 CD112(PVRL2 또는 Nectin2로 명명) 중 1개 리간드와 상호작용할 때 TIGIT 발현 세포독성과 자연살해세포(NK)의 면역활성이 억제된다.
쿠크루는 TIGIT의 녹아웃 마우스 모델을 만들어 TIGIT 수용체가 B세포의 조절작용을 촉진한다는 것도 발견했다. 그는 “B세포에서만 TIGIT를 삭제하면 이 쥐들은 자발적으로 다장기 자가면역성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TIGIT를 Tregs에서 제거하면 세포의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