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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품없던 구황식품에서 슈퍼푸드 변신…식재료의 귀하신 몸 ‘고구마’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06-02 18:46:16
  • 수정 2021-06-02 18: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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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종 영양성분 가득한 황금 덩어리…질병 예방 의학적 장점 FDA도 인정

요즘 젊은 사람들이 답답한 상황이나 사람을 지칭할 때 쓰는 표현 중에 ‘고구마 100개 먹은 기분’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원래 드라마의 전개가 느리거나 개연성이 없는 상황을 빗대는 말로 고구마를 먹을 때 속이 답답한 것을 비유한 은유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에게 ‘답답함’의 대명사가 돼버렸지만 고구마는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있는 식재료가 아니다. 먹을 것이 부족하고 귀하던 시절 달달하고 맛좋은 구황작물로 허기를 면케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던 공로는 그만 두고서라도 이제는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슈퍼푸드로 인정받아 전 세계 식품업계가 주목하는 ‘건강 식재료’로 귀하신 몸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식음료 시장조사기업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2018년 사이 전 세계 식음료업계에서 고구마를 활용한 식음료 제품이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삶거나 구워서 먹는 수준을 넘어 고구마에 버터를 더해 부드러운 풍미를 살린 스프레드와 호박고구마맛 우유, 군고구마를 갈아 만든 죽, 아이들이 즐겨먹는 칩 제품 등 고구마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예전 넉넉지 못했던 주머니 사정에도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던 고구마 가격도 덩달아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그저 주린 배를 채워주던 볼품없던 구황식물 또는 답답함을 상징하는 놀림의 대상이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제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슈퍼푸드로 부상한 황금 덩어리 고구마의 조리방법과 영양성분, 건강에 도움이 되는 효능에 대해 알아본다.


삶아도 구워도 맛있는 든든한 한 끼…스프레드·파이 등 다양한 요리 가능


고구마(학명 Ipomoea batatas LAM)는 메꽃과(Convolvulaceae)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감저(甘藷)·조저(趙藷)·남감저(南甘藷)라고도 불리며 길이는 약 3m 정도에 줄기는 길게 땅바닥을 따라 뻗으면서 뿌리를 내린다. 잎은 어긋나고 잎몸은 심장 모양으로 얕게 갈라지며 잎과 줄기를 자르면 즙이 나온다. 줄기 밑쪽의 잎자루 기부에서 뿌리를 내는데 그 일부가 땅속에서 커져 덩이뿌리인 고구마가 된다. 모양은 양쪽이 뾰족한 원기둥꼴에서 공 모양까지 여러 가지고 빛깔도 흰색·노란색·연한 붉은색·붉은색·연한 자주색으로 다양하다.  


고구마의 원산지는 멕시코에서 남아메리카 북부에 이르는 지역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는 일본을 통해 전래됐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663년에 표착했던 사람이 그 곳에서 고구마를 먹고 있는 것을 보고 이 작물을 재배하면 굶주림을 면할 수 있다고 보고한 기록이 있다. 


이처럼 1600년대 중엽부터 일본에 표착한 어민이나 통신사들을 통해 고구마의 존재가 우리나라에 알려졌지만 이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1700년대 후반부터다. 조선 후기 문신인 조인영의 시문집 ‘운석유고(雲石遺稿)’의 기록에 따르면 1763년 조엄(趙曮)이 일본에 통신사로 가던 중 대마도(對馬島)에 들러 그 종자를 얻어 동래와 제주도에서 시험 삼아 심게 한 것이 처음이다. 


이후 우리나라 전역에서 재배되고 특히 남부 지방에서 많이 재배되는 고구마는 식량난에 허덕이며 궁핍했던 시절 허기를 채울 수 있는 구황식품으로서 일익을 담당하며 서민들의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식재료가 됐다. 


삶거나 구워 먹으면 배부른 한 끼 식사로 충분했던 고구마는 특히 김치를 얹어 먹으면 맛의 궁합이 좋다. 실제로 고구마와 김치에 들어있는 고춧가루는 건강상으로도 궁합이 잘 맞는다. 고구마와 고춧가루를 함께 먹으면 비타민A의 흡수율이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고구마는 우유나 귤과 함께 먹어도 좋다. 우유와 함께 먹으면 음식에 부족한 영양분을 보완할 수 있다. 우유에는 고구마에 없는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하다. 귤과 함께 먹으면 체내 면역력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 고구마와 귤에는 모두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비타민C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특히 감기 예방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경쟁품목인 감자에 비해 당질이나 비타민 C가 많고 수분이 적은 고구마는 주로 삶거나 구워 먹지만 이외에 튀김이나 죽으로 조리해도 그 맛이 가히 일품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서양에서는 고구마를 이용한 버터구이·파이·프라이 스위트 포테이토 등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삶거나 구워 먹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고구마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들이 선보이고 있다.

항산화 작용 뛰어난 베타카로틴 성분 다량 함유…칼륨·칼슘·식이섬유도 듬뿍


이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이 구황식품으로 또는 간식으로 즐겨 먹었던 고구마가 단순한 먹거리 차원을 넘어 건강 식재료로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한 것은 고구마가 함유하고 있는 각종 영양성분에 기인한다. 


실제로 고구마는 함유하고 있는 풍부한 영양성분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 시대 식량 자원으로 선택한 바 있으며 미국공익과학센터 CSPI에서는 고구마를 ‘최고의 음식 10가지’ 중에서도 단연 첫 번째로 꼽았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는 고구마를 3대 면역 식품 중 하나로 지정하기도 했다.


뿌리채소 중 비타민C 보유량이 가장 많은 고구마는 카로틴을 함유해 야맹증이나 시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세포노화를 막는 강력한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이 다량 함유돼있다. 고구마의 노란색 식물 영양소 베타카로틴은 혈압 관리에 도움을 주며 암 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더욱이 고구마의 보라색 껍질에는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 성분이 다량 들어 있어 면역 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고구마에는 우리 몸에서 나트륨을 배출하는 중요한 영양소인 칼륨도 다량 함유돼 있다. 고구마에 들어있는 칼륨은 나트륨을 배출해주면서 혈압을 낮추고 피로를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고구마 100g당 들어있는 칼륨은 379㎎으로 이는 칼륨이 높은 대표식품인 바나나(100g당 340㎎)보다 높은 수치다. 


또한 고구마에는 근육과 뼈를 강화해주는 대표적인 미네랄인 칼슘도 많이 들어 있다. 칼슘이 부족해지면 뼈가 약해질 뿐 아니라 불면이나 기억장애 등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 고구마에는 칼슘이 100g당 21㎎이 들어있어 꾸준히 섭취하면 뼈와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고구마는 장 건강의 필수요소인 식이섬유도 함유하고 있다. 고구마에는 식이섬유가 100g당 2g 들어있어 섭취 시 장 내에 이로운 세균의 군집을 늘려 변비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생고구마를 자를 때 나오는 하얀 액체인 얄라핀 성분은 변비 예방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는 영양성분을 다량 함유한 고구마는 최근 들어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단맛을 내면서도 혈당지수가 낮은 ‘저혈당 식품’이기 때문이다. 고구마의 혈당지수는 55로 혈당지수는 포도당이나 흰빵을 기준(100)으로 어떤 식품이 혈당을 얼마나 빨리 올리느냐를 나타내는 수치다. 혈당지수가 낮을수록 소화가 늦고 포만감이 오래 지속돼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 


흥미로운 점은 조리법에 따라 고구마의 GI지수가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2006년 호주 시드니 대학에선 다양한 조리법으로 고구마의 GI지수를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삶은 고구마는 고구마의 화학구조를 바꿔 전분이 체내 효소에 의해 더 쉽게 소화되도록 하고 식사 이후 혈당이 갑자기 치솟다가 다시 빠르게 떨어지는 혈당 스파이크 증상을 방지한다. 


연구에 따르면 고구마는 30분간 삶을 경우 GI지수가 46으로 떨어진다. 반면 고구마를 구울 경우 혈당 지수는 높아진다. 고구마를 굽는 조리과정이 저항성 전분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또 고구마의 껍질을 벗기고 숯에 구울 경우 GI 지수는 82로 뛰어오른다. 오븐에 구울 때도 마찬가지여서 45분간 구워진 고구마의 혈당지수는 9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건강 유지와 질병예방에 도움이 되는 각종 성분을 다량 함유한 고구마의 가치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까지도 공인을 받았다. 미국식품의약국은 고구마의 의학적 장점과 관련해 함유된 비타민 B6가 동맥경화를 유발해 심장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호모시스테인을 분해해줘 혈압을 낮춰주고 심장박동을 조절해주며 자연 설탕 성분과 망간 성분이 혈당을 제어해주는데 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풍부한 마그네슘이 뇌를 진정시켜 주어 스트레스 감소에 효과가 있고 풍부하게 함유된 비타민C·비타민E 등 영양소가 면역력 증강과 항염증 작용에 효과가 있으며 비타민A 성분이 자외선으로부터 피부가 손상되는 것을 보호하고 콜라겐 성분 생성에도 영향을 미쳐 피부와 머릿결이 촉촉이 유지되도록 도와준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특히 미국 국립 보건원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고구마에 함유된 색소군인 베타카로틴이 여성 난소암, 유방암 예방에 도움을 주며 체내 항산화 작용·유해산소 예방·피부 건강 유지 등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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