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치아를 건강하게 살리는 비발치 교정법이 청소년에게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국윤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치과병원 치과교정과 교수팀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랑니를 발치하지 않고 치아를 후방 이동하는 교정법을 적용해 장기 관찰한 결과 사랑니 맹출에 문제가 없음을 최초로 규명해 MCPP(Modified C-palatal plate)를 이용한 ‘비발치 교정법’의 안전성을 입증한 결과를 3일 소개했다.
연구팀은 치과병원에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상악치열을 후방 이동하는 치료를 받은 2급 부정교합 청소년 환자 62명(평균 나이 13.2세)을 대상으로 치료 종료 후 3년의 유지기간 동안 사랑니 위치를 조사했다. 대조군은 교정치료를 받지 않은 청소년 환자 39명(평균 나이 15.9세)로 선정했다.
연구팀이 치료 전 MCPP 치료 직후, 3년 후의 X-레이 영상이미지를 비교해 치아가 후방 이동한 상태에서 사랑니 위치를 분석한 결과 A그룹(31명, 사랑니가 정상적으로 맹출하는 그룹), B그룹(31명, 사랑니가 상방으로 올라간 그룹), 대조군(39명)에서 교정치료 종료 후 사랑니가 각각 2.2mm, 3.5mm, 2.7mm 맹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MCPP 치료 중 사랑니가 일시적으로 상방으로 이동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정상적으로 맹출함을 의미한다.
기존 교정장치를 이용할 경우 협측에서 교정력을 가해 어금니가 뒤로 쓰러지며 이동하기 때문에 치근 손상의 위험이 있고 많은 양을 움직이기 위해서 여러 번 장치를 재식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치아 성장이 다 이뤄지지 않은 성장기 환자에게는 사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MCPP를 사용하면 구개측에서 교정력을 가해 치아가 평행하게 이동하기 때문에 아동에게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MCPP 비발치 교정법은 국 교수가 2006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발치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상악치열을 후방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과거 헤드기어와 같이 구외(口外) 장치를 착용해 치료하던 것과 달리 특수하게 고안된 골격성 고정장치를 입천장에 고정해 심미적으로 효과가 있고 불편감을 최소화하며 어금니와 전체 치열을 치아 뒤쪽 방향으로 이동시키게 된다. 발치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치아를 보존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특히 골격적 부조화가 심해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MCPP를 사용해 비수술 교정치료를 할 수 있고 치열에 공간이 부족해 치아가 매복되어 있는 환자도 치열을 후방 이동함으로써 공간을 확보해 매복된 치아를 살려서 쓸 수 있다.
연구팀은 “사랑니는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천덕꾸러기로 여겨져 이른 시기에 발치하는 사례가 많지만 어금니가 상실된 환자의 경우 유용하게 쓸 수 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발치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국윤아 교수는 “비발치 교정은 발치를 당연히 여기던 교정 치료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켰다”며 “이번 연구로 환자들이 궁금해 하던 사랑니 맹출에 대한 부분을 학술적으로 밝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교정과 두개안면 연구(Orthodontics & Craniofacial Research’의 3월호 특별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