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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성분·효능 뛰어난 식재료의 아카데미상 ‘미나리’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04-29 16:40:16
  • 수정 2021-06-17 12: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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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음식에도 궁합 ‘딱’ … 독특한 맛과 식감은 ‘보너스’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라는 대사가 인상적인 화제의 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이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식재료인 미나리가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 재래시장에서 미나리의 판매가 급증했다는 얘기가 뉴스 등을 통해 보도되는 것을 보면 가히 미나리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미나리(학명 Oenanthe javanica)는 미나리과(Apiaceae)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로 20~50 cm 정도 길이로 자라는데 꺾어 보면 줄기 속이 비어 있다.  7~9월에 하얀 꽃이 핀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재배되며 우리나라의 경우 경북 청도와 구미, 충북 청주·충남 태안, 전북 전주 등의 지역에서 주로 생산된다. 


그 중 연간 2000여t이 생산되는 경북 청도의 한재 미나리가 특히 유명하다. 청도 한재 미나리는 일반 미나리와 달리 줄기의 속이 꽉 차 있으면서도 질감이 연하고 향이 은은하며 줄기의 아랫부분은 자주색을 띠는 게 특징이다.  


미나리는 크게 물미나리와 돌미나리의 두 종류로 분류된다. 물미나리는 논에서 재배돼 논미나리라고도 하는데 줄기가 길고 잎이 연해 상품성이 높다. 반면 돌미나리는 습지 또는 물가에 야생하는 것으로 줄기가 짧고 잎사귀가 많으며 물미나리보다 향이 강하다.

 

일반가정은 물론 궁중음식으로도 사용…각종 영양분 함유 효능 뛰어나


미나리는 예전에는 물론 현재도 강인한 생명력과 덕을 담은 식물로 사랑받고 있다. 물기가 많은 곳이면 어디서든 잘 자라는 미나리는 배추가 귀했던 조선시대에는 봄이 되면 김치를 담가 먹는 재료로 사용됐다.

 

미나리는 세 가지 덕을 가진 식물로도 유명하다. 진흙땅에서도 싱싱하게 잘 자라는 자세,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강인함, 가뭄이 와도 그 푸르름을 잃지 않고 이겨내는 자세를 일컬어 근채삼덕(芹菜三德)이라 했다. 


이처럼 민초들에게 사랑받던 미나리는 일반 가정뿐만 아니라 궁중에서도 음식재료로 널리 사용됐다. 맛있고 풍부한 향 때문이기도 했지만 미나리가 충성심을 나타내는 채소였기 때문이었다. ‘미나리를 바치는 정성’을 고사성어로 헌근(獻芹)이라 했다. 예의가 바른 겸양의 자세로 윗사람들에게 선물을 올리는 모습을 지칭하다. 


미나리의 향이 진하다는 것은 정유 성분의 작용이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로 항산화·항염·항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미나리에는 정유 성분인 이소람네틴(Isorhamnetin)과 페르시카린(persicarin)이 함유돼 있다. 싱싱한 미나리와 함께 식사하면 입맛이 돋우워지고 몸이 청정해지는 것은 바로 이들 성분 덕이다.


이소람네틴은 항산화, 항염, 항박테리아 등의 작용으로 동맥경화와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항비만 항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페르시카린은 간 해독, 알코올 대사 촉진, 숙취 해소, 저밀도지단백(LDL) 결합 콜레스테롤 축적 억제 등의 효과를 발휘한다.


미나리는 몸에 좋은 비타민과 무기질, 섬유질이 풍부하게 함유된 알칼리성 식품으로 고지방 식단으로 인해 산성화된 혈액과 체질을 중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노화와 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의 생성을 억제하는 항산화, 항암 효과도 탁월하다.

 

또 소변 배설을 촉진하는 칼륨의 함량이 아주 높다. 식이섬유 또한 2.5g이나 들어 있어 소변과 대변을 통해 독소를 배출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반면 열량은 16㎉로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찔 염려가 없다. 육류나 생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찾아 먹을 필요가 있는 식품 가운데 하나다.


독특한 향과 아삭한 식감은 지닌 미나리는 볶음요리와 무침을 비롯해 어떤 요리에 사용해도 궁합이 잘 맞는다.

해독작용 탁월, 음주 후 숙취해소 도움…머리 맑게하는 각성효과도


미나리는 뛰어난 해독 작용으로 이름이 높다. 오염되기 쉬운 습지에서 살아남을 정도로 자정작용이 뛰어난 미나리는 체내의 독소·노폐물·중금속을 해독하고 정화하는 작용을 한다. 다만 수질 개선과 중금속을 흡착하는 효능이 뛰어난 미나리는 뿌리에 오염물질이나 중금속이 농축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잎과 줄기만 식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우리가 자주 즐기는 생선요리는 상하기 쉽고 탈이 잘 나는 음식이다. 복어는 독성을 가진 생선이다. 각종 생선찌개·탕·복요리에 미나리를 듬뿍 넣는 이유는 미나리가 가진 해독 및 정화 작용을 활용한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동의보감’의 복어 편에는 ‘미나리와 같이 끓이면 독이 없어진다’는 기록도 있지만 미나리가 복어독을 해독하는 효능을 규명한 연구논문은 아직 발표된 바 없다. 따라서 이는 미나리에 관한 과장된 오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해독작용이 뛰어난 만큼 미나리는 음주 후 숙취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미나리에는 비타민A·B·C, 단백질, 칼륨·철분·인 등 각종 영양소가 함유돼 있다. 이들 영양소가 충분히 공급되기 때문에 술로 인한 영양 불균형이 바로 잡히고 갈증이 해소되며 주독을 풀어줄 수 있다.

 

일반인이 잘 모르는 각성작용도 미나리의 효능 중 하나다. 미나리는 머리를 맑게 하는 작용을 한다. 흔히 학업 중인 학생들에게 수면유도 효과가 있는 상추의 섭취를 피하라고 얘기하는데, 반대로 미나리는 섭취하면 머리를 맑게 해줘 학업 능률을 올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나리는 한방에서 수근(水芹)이란 약재명으로 부른다. 한의학 고서인 ‘동의보감’에는 “미나리는 갈증을 풀어주고 머리를 맑게 하며 주독을 제거한다. 대장과 소장의 기능을 좋게 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여성의 월경과다증이나 냉증에 좋다”고 기록돼 있다.

 

이에 따라 한방에서 수근을 장염·황달·부인병 등의 치료에 사용했다. 다만 미나리는 강한 향으로 위를 자극하는 탓에 소화성궤양 환자에게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한다. 


독특한 향·아삭한 식감·개운한 맛…모든 음식에 식욕 도우미


그냥 먹어도 향과 아삭한 식감이 좋은 미나리는 살짝 데치거나 구워 먹으면 맛이 배가 된다. 다만 미나리의 제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양질의 미나리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미나리를 구입할 때에는 잎이 선명한 초록색을 띠고 길이가 일정한 것을 고르도록 한다. 줄기 밑 부분은 연한 적갈색이 돌고, 잔털이 적은 게 좋다. 줄기를 꺾었을 때 쉽게 부러지는 것, 단면에 수분감이 있는 것이 신선하다. 잎 끝이 마르거나 노랗게 변색된 것은 유통 과정이 긴 것이어서 하품이다.  


미나리를 이용한 요리는 미나리볶음을 비롯해 제육이나 편육에 돌돌 말아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미나리강회, 식초에 무친 미나리 생채, 미나리전 등 다양하다. 또 생선매운탕이나 생선찌개·복요리 등에 사용하면 잡내와 비린내를 잡아주고 개운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밖에 돼지고기 삼겹살에 미나리를 돌돌 말아서 구워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다. 약간 느끼한 돼지고기를 향이 강하고 아삭거리는 미나리가 잘 잡아준다. 돼지고기와 미나리를 함께 먹으면 만성기침에도 도움이 된다. 황사나 미세먼지가 많은 요즘 같은 때 도움이 될 음식이다. 다만 미나리와 돼지고기 모두 차가운 기운을 갖고 있는 만큼 소화능력이 떨어지고 속이 냉한 사람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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