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공격성, 비정상적인 사회적 행동과 같은 ASD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수많은 의약품들이 사용되지만, ASD 환자에 대해서는 리스페리돈과 아리피프라졸만이 FDA 승인을 받았다. 제한된 임상 데이터들이 SSRI, 중추신경 자극제(순한 각성제), NMDA 수용체 길항제(치매약) 등이 치료를 돕긴 하지만 대규모 집단에서 잘 설계된 시험이 필요하다.
리스페리돈과 아리피프라졸만이 ASD 치료의 스테디셀러로 남아 있다. 다른 약들은 오프라벨(비적응증) 옵션으로 의사들이 처방한다. 임상적 편인과 잠재적 위험을 고려해 환자 개인의 필요에 따라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
과잉행동 및 부주의(HYPERACTIVITY AND INATTENTION) 치료
메틸페니데이트는(Methylphenidate)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기면증 치료제로 잘 알려져 있다. 얀센의 ‘콘서타OROS서방정’(Concerta)이 오리지널이다. 순한 중추신경 자극제(각성제)로 시냅스 전 뉴런으로 노르피네프린과 도파민이 재흡수(소실)되는 것을 차단하고 모노아민(신경자극성 물질)이 뉴런 외 공간으로 방출되도록 촉진한다.
이 약은 중등도~중증의 과잉행동을 동반하는 만연성 발달장애(PDD)를 가진 72명의 어린이(5~14세)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위약보다 우수한 과잉행동 개선 효과를 보였다. 49%(35명)가 치료반응을 보였고, 18%(13명)은 치료중단으로 이어졌다. 식욕감소, 안절부절하지 못함, 과민성 증가 등이 주로 나타난 부작용이었다.
벤라팍신(Venlafaxine)은 주요우울장애, 일반화된 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 공황장애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세로토닌 및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erotonin and 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SNRI)이다. 화이자의 ‘이팩사엑스알서방캡슐’(Effecxor)가 오리지널이다.
이 약은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증례임상(17세 소년, 17세 소녀, 23세 여성 등)에서 자폐증과 공격성, 자해행동, 과잉행동, ADHD 유사 행동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요컨대 과잉행동 및 부주의를 보이는 ADHD 및 PDD 환자들에서 메틸페니데이트는 주의력, 과잉행동, 충동성 등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여줬다. 벤라팍신도 일련의 임상 증례에서 주의력과 자해행동을 개선했다.
반복적 행동(REPETITIVE BEHAVIORS) 치료
플루옥세틴(Fluoxetine)은 주요 우울증의 급성 및 유지 치료, 강박장애의 급성 및 유지 치료, 폭식증 신경증의 급성 및 유지 치료, 광장공포증의 유무에 관계없이 공황장애의 급성 치료를 위한 SSRI 제제다. 릴리의 ‘푸로작캡슐’(Prozac)이 오리지널이다.
시탈로프람(Citalopram)은 우울증 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SSRI이다. 아스퍼거장애, 원인 불명의 발달장애 등을 가진 ASD 어린이(5~17세)에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메타나이드(Bumetanide)는 울혈성 심부전, 간질환, 신장질환(신증후군 포함)과 관련된 부종에 치료에 대해 쓰이는 강력한 루프 이뇨제이다. 3~11세 ASD 환자 60명으로 대상으로 한 위약 대조 임상에서 CARS( Childhood Autism Rating Scale)와 CGI-S(Clinical Global Impression-Severity of Illness)가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칼륨을 배출해 간헐적인 경증의 저칼륨혈증을 초래할 수 있다. 심한 전해질 고갈, 수분 배출, 이뇨 작용을 유발하므로 지극히 선택적으로 쓸 수 있다.
반복적인 행동과 관련, 표준치료제인 플루옥세틴은 ASD가 있는 성인의 반복행동(강박증상)을 개선했지만, 같은 성분의 어린이를 위한 구강붕해정은 어린이에서 위약보다 효과적이지 않았다. 시탈로프람은 ASD를 가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아무런 이점도 보여주지 못했다. 부메타나이드는 유럽에서 진행된 소규모 임상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여줬지만 루프 이뇨제라는 특성상 심한 이뇨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인지장애(COGNITIVE DISORDERS) 치료
메만틴(Memantine)은 중등에서 심각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 약으로 ,N-메틸-D-아스파테이트(N-methyl-D-aspartate, NMDA) 수용체 길항제다. 중추신경계에서 NMDA의 지속적인 활성화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증상 개선에 기여한다고 여겨진다.
PDD를 가진 14명의 어린이(3~12세)를 대상으로 한 8주간의 라벨 공개 임상에서 12명이 어린이 기억력 점수 점 학습 부문 평가(Children’s Memory Scale Dot Learning Subtest)에서 기저치 대비 기억력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표현 언어, 수용 언어 및 비언어적 IQ 측정에서 기저치 대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과잉 행동, 무기력, 과민반응을 포함한 여러 자폐행동 체크리스트(ABC) 하위 척도도 기저치 대비 상당한 개선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4명이 CGI–I 테스트에서 최소한의 개선을 보였으나 상당히 개선된 사람은 없었다.
리바스티그민(Rivastigmine)은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로 노바티스의 ‘엑셀론캡슐’(Exelon)이 오리지널이다. 파킨슨병과 관련된 또는 무관한 치매의 치료에 사용된다. 정확한 약리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세틸콜린의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인지기능을 향상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3~12세 ASD 어린이에서 CARS 점수와 그림-단어 기억 테스트에서 각각 6주차와 12주차에 기능이 크게 향상됐다. 그러나 성인과 마찬가지로 메스꺼움, 설사. 과민성, 과잉행동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인지능력과 관련 메만틴은 ASD가 있는 어린이의 인지능력 향상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반면 리바스티그민은 상당한 개선을 입증했다.
불면증(INSOMNIA) 치료
미르타자핀(Mirtazapine)는 경구용 삼환계 항우울제로 중추신경에서 노르아드레날린 및 세로토닌 활동을 강화한다. 일반적으로 항우울제는 단기 연구에서 주요우울장애와 기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 청소년, 젊은 성인에서 자살 사고와 행동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임상적 필요성과 안전성에 대한 균형을 갖고 투여해야 한다.
4~24세의 ASD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CGI–I의 공격성, 자해행동, 과민성 점수가 크게 개선됐다. 부작용으로 식욕저하와 일시적인 진정이 꼽혔다. 미국 머크(MSD)의 ‘레메론정’(Remeron)이 오리지널이다.
멜라토닌(Melatonin)은 수면 촉진 호르몬으로 ASD를 가진 160명의 어린이(4~10세)가 참여한 무작위 위약 대조시험에서 위약 대비 불면증을 크게 감소시켰다. 멜라토닌 하루 3mg을 인지행동치료와 병용해 12주간 매일 오후 9시에 투여한 결과 멜라토닌 투여군의 85%가 30분 미만의 수면 개시(입면) 지연(Sleep-onset latency)을 달성했다.
불면증과 관련 미르타자핀은 ASD와 다른 발달장애를 가진 어린이와 성인의 불면증을 개선시켰다. 멜라토닌은 인지행동요법과 병행할 경우 14주의 연구기간 중 빠르면 1주일 내에 입면시간지연을 단축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