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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달콤하고 쫄깃한 식감의 ‘밥도둑’, 생선식해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04-08 18:04:36
  • 수정 2021-06-28 10: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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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맛 돋구는 가자미식해·명태식해 … 맛은 기본, 건강은 덤

봄이라는 계절의 특성 상 몸이 나른해지고 입맛까지 잃어버리기 쉬운 요즘 가자미식해와 명태식해, 도루묵식해 등 생선식해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새콤달콤하면서 쫀득한 식감을 자랑하는 생선식해는 입맛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지만 갓 지은 쌀밥에 올려 먹으면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선식해 마니아가 아닌 사람들이라면 식해라는 단어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식해라고 하면 밥을 엿기름으로 삭혀 만든 음료인 식혜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해와 식혜는 완전 다른 음식이다. 식해(食醢)는 생선이나 고기를 밥이나 좁쌀과 함께 발효시켜 소금으로 간을 한 것이고 식혜(食醯)는 흰쌀밥 또는 찹쌀밥을 엿기름으로 삭혀서 감미가 나도록 만든 음료다.


즉 생선식해는 생선에 소금과 밥을 넣고 고춧가루·다진 마늘 등 양념을 섞어 일정기간 삭힌 후 먹는 발효음식이랄 수 있다. 생선식해는 잃어버린 입맛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맛깔스럽지만 생선에 함유된 각종 영양소들이 풍부해 건강에도 그만이다.  


함경도 실향민들이 기억하는 고향음식 ‘가자미식해’


함경도 특산인 가자미식해는 실향민들과 그 후손들이 기억하고 있는 고향음식이다. 강원도 속초에는 6.25 전쟁 때 남쪽으로 피난 내려온 함경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바이 마을이 있다. 잠시 머물다 전쟁이 끝나면 돌아갈 것으로 생각했던 이들은 결국 고향에 가지 못하고 그곳에 뿌리를 내렸다. 지금은 실향민이 점점 사라지고 남쪽 토박이들이 더 많지만 이들 실향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가자미식해는 이제는 속초의 대표적인 음식이 됐다.


가자미식해는 우리나라 전 해안에서 잡히는 몸이 달걀 모양이고 매우 납작해 마치 광어처럼 생긴 생선인 가자미를 이용해 담근 식해다. 싱싱한 가자미의 내장과 꼬리, 머리 부분을 제거하고 물로 깨끗이 씻은 뒤 소금에 얼간해 하룻밤 정도 지나 보자기에 싸서 큰 돌로 눌러 놓는다. 메좁쌀로 밥을 지어 식힌 뒤 다진 마늘과 생강·소금·고춧가루·엿기름가루를 넣어 섞는다. 다시 소금을 살짝 뿌려 단지에 양념한 밥과 생선을 번갈아 한 켜씩 놓아서 돌로 눌러놓고 뚜껑을 씌워 따뜻한 곳에 3∼4일 두어 삭힌다.


삭힌 가자미를 꺼내 잘게 썰고 굵게 채친 무를 소금에 절여 꽉 짜낸 후 가자미와 무를 다시 항아리에 담아 봉한 뒤 4일 가량 더 익힌다. 밥알이 삭아 물이 생기면 먹기 시작하는데 이때 물은 버리고 먹는다.


가자미식해는 원래 함경도 지방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이었지만 강원도와 경상도에서도 즐겨 먹는다. 지방에 따라 만드는 재료가 조금씩 다른데 함경도 지방에서는 메좁쌀을 활용하고 강원도에서는 쌀을, 경상도에서는 조를 활용해 만든다. 가자미식해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가자미의 신선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싱싱한 가자미를 잡을 수 있는 해안 지방에서 주로 담가 먹었다.


가자미에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줘 동맥경화와 같은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며 뇌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비타민 A와 D가 함유돼 있어 피부 개선과 시력 회복,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이 명태로 만든 명태식해는 새콤달콤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겨울철에 담아야 제 맛이 나는 담백한 ‘명태식해’


명태는 해양수산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에서 수위를 차지하는 국민생선이랄 수 있다. 명태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데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조선시대 함경도 관찰사가 명천군(明川郡)에 초도순시를 했을 때 반찬으로 내놓은 생선이 담백하고 맛이 좋아 이름을 물었더니 명천에 사는 태(太)씨 성의 어부가 처음으로 잡아온 고기라는 주민들의 말을 듣고 명천의 명자와 태씨 성을 따 명태(明太)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명태식해는 강원도 향토음식으로 겨울철에 담아야 제 맛이 나며 김장을 하고 속이 남으면 꾸득꾸득한 동태를 썰어 김장 속에 버무려 따로 보관해 먹기도 했던 음식이다.


명태식해를 만들 때는 내장과 비늘을 깨끗이 없애고 머리를 붙여둔 채로 등쪽을 가른다. 소금에 얼간을 했다가 등을 가른 명태를 소쿠리에 담거나 줄에 매달아 하루 이틀 정도 바람에 꾸덕꾸덕하게 말린 후 식은 좁쌀밥 또는 되게 지은 찰밥을 함께 섞어 엿기름가루·소금·다진 파·다진 마늘·생강·고춧가루를 섞어 단지에 담아 삭힌 후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먹는다.


명태는 기름기가 적어 비만환자나 노인들의 식품으로 좋지만 간을 보호해주는 메티오닌·리신·트립토판과 같은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돼 있어 해장국으로 많이 이용된다. 명태식해는 새콤달콤하지만 생선으로 만든 다른 식해에 비해 담백한 맛이 있어 미식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매콤 새콤 쫀득한 식감이 일품인 ‘도루묵식해’


도루묵식해는 제철에 나는 도루묵을 물기가 빠지게 말려두었다가 차좁쌀이나 멥쌀로 지은 밥을 차게 식힌 후 물기를 뺀 도루묵을 섞어 고춧가루와 양념을 같이 버무려 삭힌 식해다. 도루묵은 생으로 먹어도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지만 식해로 만들어 먹으면 매콤 새콤하고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


도루묵은 작명에 따른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옛날에 ‘묵’이라는 물고기가 있었는데 비린내가 별로 없어 먹을 만하였으나 감칠맛이 적어 별 인기가 없었다. 조선시대 때 선조가 임진왜란 당시 함경도로 피난을 가서 이 ‘묵’을 먹게 되었는데 천하일미라 하면서 묵이라는 이름은 당치 않다고 하며 앞으로 배쪽이 은빛이고 크기가 작은 고기를 ‘은어’라 부르라 명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궁중에 돌아와 이 고기를 먹어 보니 옛 맛이 아니어서 도로 ‘묵’이라 부른 탓에 ‘도로 묵’ 또는 ‘도루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도루묵식해는 뼈째 먹을 수 있어 훌륭한 칼슘 공급원이 되며 단백질과 비타민 B가 많고 살코기에는 유리아미노산도 많다. 많은 사람들이 동물성 식품을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까 염려하는 경우가 많지만 도루묵에는 타우린 함량이 많아 콜레스테롤로 인한 피해는 적은 식품이다. 또한 타우린이 맛도 좋게 하고 식해에 무가 곁들여져 잘 어울리는 발효식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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