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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외상·수술 후 지속되는 만성통증…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의심해야
  • 장봉근 제이비케이랩 대표·의학박사
  • 등록 2021-03-15 19:56:20
  • 수정 2021-03-15 19: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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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실한 치료법 없어 … 조직·신경 재생 줄기세포 활성화, 해독·항산화능력 강화해야
가벼운 외상 또는 수술 후 손상 부위에 심한 작열감이나 도끼·칼에 베이는 듯한 느낌, 전기에 감전되는 듯한 느낌 등 극심한 통증이 발생해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복합부위통증증후군(complex reginal pain syndrome, CRPS)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CRPS는 우리 신체의 어느 한 부분에 극심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외상 등으로 다쳐 치료를 마친 후에도 손상 정도보다 훨씬 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손상 부위 외에 신체의 다른 부위까지 통증이 번져나가는 질환이다. 주로 사지에 발생하지만 심할 경우 전신에 원인 미상의 극심한 통증과 부종, 감각 이상과 저하, 근위축, 관절 또는 뼈의 이상 등을 수반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국내에만 환자가 5000명~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상(가벼운 염좌에서부터 신경손상까지) 및 수술 후유증 등으로 중추신경계와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발생해 뇌로 통증 신호가 끊임없이 전달되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타는 듯한 심한 작열감, 칼에 베인 듯한 느낌의 극심한 통증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통을 10단계로 나눌 때 출산의 고통이 7단계 정도라면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고통은 9~10단계에 속한다. 극심한 고통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환자들도 있다.

또 발병 부위의 피부가 두꺼워지고, 뼈가 굵어지거나 부종 등이 생기기도 하며,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통증 부위의 근육을 제대로 쓸 수 없어 근육조직이 퇴화돼 미라처럼 말라버리기도 하고 이로 인해 지팡이나 전동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가만히 있어도 통증 부위의 근육이 수축해 모세혈관이 터져 피멍이 들기도 한다. 

심한 경우 통증 부위를 절단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렇게 해도 신경계가 여전히 해당 통증을 기억하고 있어 증상의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환자의 65% 이상이 외상 후 증상이 발생하는데 외상의 크기와는 무관하게 일상적으로 생기는 아주 사소한 통증으로도 발생할 만큼 원인이 다양하다. 이외에 골절로 인한 오랜 고정(cast)·염좌·수술·치과치료 또는 강한 스트레스와 약물 등 독소에 의해서도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각세포의 과민성이 심해지면 작은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며 외상이나 수술로 신경손상이 오면서 호전반응(명현반응)과 더불어 자가면역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엘리엇 크레인(Elliot Krane) 미국 스탠퍼드대 아동병원의 소아 전문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신경계의 오작동을 CPRS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예컨대 인간의 신체와 신경계를 집과 전기회로에 비유할 때 사람들은 당연히 전등 스위치를 올리면 전등이 켜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CPRS는 마치 집의 전기배선에 문제가 생겨 전등 스위치를 올렸는데 변기 물이 내려간다거나, 컴퓨터 모니터가 꺼지는 것과 같은 상태로 볼 수 있다. 쉽게 말해서 외부로부터 오는 모든 감각들을 하나의 통증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스치는 바람에도 통증 발생, 마약성 진통제로도 통증 해소 불가

CPRS는 다른 통증질환과는 확연히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손상 정도보다 훨씬 심한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지만 소염진통제나 마약성진통제로 통증이 해소되지 않는다. 감각이 과민해져 약한 자극 또는 바람이나 옷, 종이, 가벼운 접촉 등 일반적으로는 통증을 일으키지 않는 요인에도 통증을 느끼며 오랜 시간 지속된다. 또 상지가 하지보다 2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고, 대부분 하나의 사지에서 통증을 느낀다. 경미한 외상·수술 후, 과도한 스트레스·약물복용 후에도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진행 과정은 크게 3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1단계에서는 손상 부위 가까운 부분에 통증과 부종이 나타나며 피부가 따뜻해지고 땀이 많이 난다. 또 감각과민과 근육경련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이 약 3개월 정도 지속된다.2단계는 화끈거리는 통증이 심해지고 부종의 범위도 넓어지며 관절이 두꺼워지고 운동에 어려움을 느끼고 피부가 차고 딱딱해지며 골다공증이 생긴다. 손발톱이 부서지고 갈라지며 피부의 색이 자줏빛으로 변하기도 한다. 

3단계에 이르게 되면 마약성 진통제조차 듣지 않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며 통증이 전신으로 번져 관절 운동이 어려워지고 강직이 생기며 근육의 위축이 심해지고 처음에는 털이 많아지다가 질환이 진행되면서 감소한다.

CRPS는 이처럼 환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초래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 방법이 없다. 척수와 통증이 유발되는 신체 부위와 가까운 중추신경이 지나는 곳에 놓는 주사를 통한 신경차단술 등으로 질병의 진행을 단기간 막는 정도의 치료가 시행되고 있을 뿐이다. 또 아랫배 지방질에 경막외강 척수자극기라는 기계를 삽입하고 척추내 척수신경에 척수자극기와 연결된 구리선을 심어 자극기에서 발생되는 전기로 신경을 자극해 머리를 제외한 전신에 전기자극을 통해 통증을 경감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환자에 따라 통증이 극단적으로 심해져 진통제에 의존하지 않고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해 마약성진통제를 주기적으로 처방하기도 한다. 약물투여 펌프라 해서 모르핀과 같은 마약성진통제가 담긴 주입기를 신체에 삽입하고 심한 통증이 느껴질 때마다 환자가 리모컨을 눌러서 일정량의 모르핀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현대의학으로 완치 불가, 교정방법 통해 통증 최소화해야

그러나 현대의학적으로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는 방법 외에는 없다. 그나마 발병 후 3개월 이내에 조기진단을 통해 신속히 치료를 시작하면 보통 1년 안에 평균 70~80%는 호전되고 남은 20% 정도의 환자는 5년 정도 경과 후 5%는 사회에 복귀하지만 그 외에는 차도가 없이 계속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CRPS의 치료법은 아니지만 외상 직후 CPRS 예방법으로 비타민C와 바이오플라보노이드 복용이 효과적이다. 다만 손목골절과 같은 경우에는 효과가 있으나 발, 팔꿈치 외상에는 유의미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완치는 어렵지만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을 적용해 통증을 최소화하는 게 최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과 신경을 재생시키는 줄기세포를 활성화하고 해독과 항산화능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아로니아베리 추출물과 오메가 3·6·9지방산, 아연·셀레늄·크롬·망간 등이 필요하다. 

활성형 콜라겐과 오메가 3·6·9지방산은 세포막 재생에 효과적이다. 말초신경과 중추신경을 차단하는 활성형 식이유황(Methyl Sulfonyl Methane, MSM) 제제를 메가도즈로 사용한다. 기전은 명확하지 않지만 근골격계를 강화해 이른바 ‘페인킬러’로 알려져 있다. 과다하게 항진된 면역시스템을 하향 조절하고 신경과 근육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칼슘과 마그네슘이 필요하다. 기왕이면 이온결합 대신 느슨한 반결합으로 이뤄진 칼슘을 투여하면 흡수율이 최고 200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 염증과 열, 스트레스를 가라앉혀주는 청열약(淸熱藥)인 화평원(火平元)을 추가하면 증상 완화에 더욱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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