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놓치면 180일 독점 잃어 1억달러 손실 … ‘오바지오는 NCE 아니다’ 주장
노바티스의 제네릭 전문 계열사인 산도스는 자사가 개발한 제네릭이 사노피의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인 ‘오바지오필름코팅정14mg’(Aubagio 성분명 테리플루노마이드, teriflunomide)의 첫 복제약(제네릭)으로 승인돼야 한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산도스는 오바지오에 신 화학적 속성(New Chemical Entity, NCE)을 받을 자격이 없으며 FDA 오렌지북(의약품 허가지침)에 따르더라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산도스는 이미 FDA에 두 번이나 청원했다. 그러나 통하지 않자 이번에 FDA가 오바지오의 NCE 부여를 불법 판정한 사실과 산도스의 첫 제네릭 버전에 대한 승인신청을 거부한 FDA를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약사법에 따르면 첫 제네릭은 출시 후 180일 동안 독점기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를 본따 만든 국내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독점기간은 9개월이다. 산도스는 자사 퍼스트 제네릭이 승인되지 못한다면 180일 독점을 놓친 데 따른 손실이 최소 1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2023년에는 20개의 제네릭이 동시에 등장할 예정이다. 퍼스트 제네릭은 더 일찍 출시돼 후발제품과 격차를 벌릴 수 있고 상대적으로 더 높은 약가를 받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NCE냐 아니냐를 가리는 주장은 제네릭 제조업체가 오리지널의 특허(NCE) 만료일 1주일 전에 퍼스트 제네릭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제네릭 업체로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이에 산도스는 오바지오의 NCE가 제대로 승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새롭고 혁신적인 의약품으로서 NCE 지위를 획득하려면 약물의 활성성분이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오바지오의 새로운 활성물질은 테리플루노마이드(teriflunomide)이지만 사노피가 오바지오 시판 승인을 받기 오래 전에 다발성경화증 같은 자가면역질환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무용하다고 산도스는 소송에서 주장했다.
더욱이 FDA 자체가 이것을 알고 있었다는 게 산도스 입장이다. 사노피는 1998년부터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아라바정’(Arava 성분명 leflunomide)를 시판했는데 이 약의 활성 성분은 체내에서 대사돼 테리플루노마이드가 되기 때문에 오바지오의 NCE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바지오의 FDA 라벨(의약품설명서)에도 “레플루노마이드의 생체 내 모든 역할은 테리플루노마이드가 담당한다”고 기재돼 있기 때문에 테리플루노마이드의 NCE 인정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산도스는 FDA는 테리플루노마이드 성분의 오바지오가 승인을 받기 전에 “FDA가 이를 잘 이해했으며, 모든 의도와 목적에서 오바지오가 아라바와 동등하다고 판단했다”고 소송에서 주장했다.
2016년 8월 산도스는 오바지오에 대한 FDA의 NCE 인정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이렇게 연막을 깔아놓고 2016년 9월 7일과 9월 12일에 두 가지 제네릭 버전에 대한 두 개의 약식 신약 애플리케이션(Abbreviated New Drug Applications, ANDA)을 신청했다. 7일에는 아라바, 12일에는 오바지오의 제네릭을 신청한 것이다.
다른 제네릭 제조업체들도 2016년 9월 12일에 일제히 오바지오 제네릭 신청을 했다. 따라서 법원이 산도스가 9월 7일 신청한 제네릭을 FDA가 수락하도록 결정하지 않는 한 산도스 제네릭은 20개의 다른 제네릭과 같은 시장을 두고 경쟁을 펼쳐야 한다.
산도스는 이미 FDA에 대한 첫 번째 청원에서 실패했다. 한번 더 호소했고 또졌다. 산도스는 이전에 승인되지 않은 치료 분자의 개발을 촉진하는 NCE 독점의 목적을 FDA가 훼손했다고 주장한다. 산도스가 제기한 이 소송의 핵심은 “FDA가 아라바에서 승인된 성분으로 다시 한번 사노피에게 NCE 독점권을 부여하는 횡재 갱신(windfall renewal)을 해줬다”는 것이다.
산도스의 홍보담당 부사장은 레질 포트(Leslie Pott)는 이메일을 통해 “NCE 독점성은 새로운 치료를 위한 유익한 분자의 발견과 개발에 중요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며 “새롭지 않은 분자에 부적절하게 NCE가 부여될 경우 이에 도전하는 것은 합리적인 가격의 제네릭 대체품을 적시에 시장에 출시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라고강조했다.
한편 노바티스의 오리지널 다발성경화증 치료 블록버스터인 길레냐’(Gilenya, 성분명 핑골리모드 fingolimod)는 10년 후에 자체적으로 일반 경쟁에 직면할 예정이다. 2019년 12월 FDA는 헥팜(HEC Pharm), 바이오콘(Biocon), 선파마슈티컬(Sun Pharmaceutical)에서 만든 첫 세 가지 제네릭 버전을 잠정 승인 했지만 곧바로 출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6월 미국 특허청은 2027년까지 길레냐 브랜드를 보호하는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