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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킨·폴리페놀의 보고(寶庫) 녹차·홍차·우롱차 3총사 … 건강 위해 다함께 茶茶茶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03-11 16:32:37
  • 수정 2021-06-28 18: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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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암·항산화효과·치매 예방 등 약리작용 뛰어나 … 매일 마시면 건강·활력 충전에 좋아

매일 습관적으로 마시게 되는 차는 전세계적으로 물에 이어 많이 섭취하는 음료다. 터키, 아일랜드, 영국, 러시아, 모로코, 뉴질랜드 등은 연간 찻물로 119~315리터를 마셔 커피를 많이 마신다는 핀란드의 120리터를 능가한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차를 거의 안 마신다고 할 수 잇고 커피도 꽤나 마신다고 하지만 전세계 수준에서는 상위권이 아니다. 


차는 제조과정 중 발효 여부에 따라 녹차와 홍차, 우롱차(烏龍茶)로 나눌 수 있는데 발효시키지 않고 만든 차를 녹차, 발효한 차를 홍차, 반발효차를 우롱차라 한다.

 

추운 날 혹은 비 오는 날 따끈하게 마시는 한 잔의 차는 지친 몸의 피로와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기에 손색이 없다. 한의학 서적인 ‘동의보감’에는 ‘차는 머리를 맑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이변(배변 촉진)의 효과가 있으며 잠을 쫓고 독을 풀어준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조선시대 실학자인 정약용은 워낙 차를 즐겨 마셔 호를 다산(茶山)이라 했으며 “차를 마시면 흥하나 술을 마시면 망한다(飮茶興飮酒亡)”는 말까지 남겼다.

차는 이처럼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서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해왔음에도 한 때 커피와 허브차 등 외래 음료에 밀려 찾는 이가 크게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연구들을 통해 차가 함유하고 있는 좋은 성분들과 각종 약리작용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건강을 위해 다시 차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차의 역사와 종류·약리작용·건강에 미치는 효능 등을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삼국시대 제수용품으로 차(茶) 올려…전남 보성군 국내 최대 산지

원산지가 중국으로 알려진 차(茶)나무는 후피향(厚皮香) 나무과에 속하는 상록활엽관목이다. 잎은 차로, 열매는 착유해서 기름으로 썼다. 차나무는 상록 활엽수로 보통 키가 60~90cm이며 강우량이 많은 낮은 산간지방에서 잘 자라는 아열대성 식물이다.

차의 원산지는 중국의 촉나라가 있던 쓰촨성 부근으로 기원전 3~4세기부터 차를 마셨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외에 일본·우리나라·티베트·몽골의 유목민도 즐겨 마신다. 중국에서는 차를 물 대신 마실 만큼 생활화돼 있고 일본은 가루차(末茶, 말차)를 마시는 일을 다도(茶道)의 경지로 끌어올려 독특한 차 문화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록에 따르면 차가 처음 들어온 것은 삼국 시대다. ‘삼국사기’의 ‘흥덕왕조’에서는 선덕여왕(632~646년) 때 이 땅에 전래됐다고 기록돼 있으며 ‘삼국유사’에서도 차에 대한 기록을 볼 수 있다. ‘가락국기’에 제수(祭需)로 차가 나오는데 이 시기에 이미 차를 제사에 올렸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가 마시는 차는 1930년경 중국의 ‘소엽종’을 개량한 일본의 ‘야부키타종’이 국내에 도입된 것이다. 제주·경남·전남 등지에서 많이 재배되거나 자생하고 있으며 전남 보성군이 전체 녹차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보성군에서 차가 많이 생산되는 것은 봄철 안개가 많고 다습한 데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일교차가 심하고 흙에 맥반석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는 등 토양과 기후, 지리적 여건이 차 재배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차는 찻잎의 발효 여부에 따라 녹차·홍차·우롱차 등으로 구분된다. 녹차는 채취한 신선한 찻잎을 고온 가열해 잎 속의 산화효소 작용을 억제시킨 후 비비고 말리고 정제하는 등의 가공을 거쳐 만든다. 홍차는 탄닌을 85% 이상 발효시킨 완전 발효차다. 찻잎을 시들게 한 후 비비고 발효시키고 정제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치는 동안 카페인이나 탄닌의 성분이 줄어든다.


차잎을 곡우 때 첫 번째로 딴 것을 곡우차라 하고 첫 번째 딴 것을 햇물차, 두 번째 딴 것을 두물차라고 한다. 차 잎의 크기에 따라 세작(細雀, 雀舌(작설))·중작·대작으로 분류한다. 또 차 잎의 수확 시기나 가공 방법에 따라 옥로(玉露)·작설(雀舌)·전차(煎茶)·말차(末茶)·번차(番茶)·전차(磚茶)·현미를 섞은 현미차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차 잎은 5월부터 9월까지 보통 네 번 따는데 5월 초에 딴 차 잎이 가장 좋고 수확기가 늦을수록 질이 떨어진다.


당뇨병·뇌졸중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되는 ‘그린푸드’의 대명사 … 녹차

차 잎을 따는 것에서부터 수확 후 무쇠 솥에 덖기·비비기·건조하기·끝덖기·선별·포장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정성스런 손길을 거쳐 비로소 만들어지는 녹차는 대표적인 그린푸드라 할 수 있다.


‘그린푸드(greenfood)’로 지칭되는 녹색 음식을 먹으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녹색 음식은 시각적 긴장은 물론 신경과 근육의 긴장까지도 완화시켜 준다. 녹차는 녹색음식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차를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녹차는 특히 유해산소를 없애주고 몸의 수분을 지켜주는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녹차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다름 아닌 함유한 특수한 성분 때문이다. 녹차는 에피갈로카테킨갈레이트(Epigallocatechin gallate, EGCG), 폴리페놀 등의 항산화물질을 비롯해 카페인·탄닌·비타민 C 등을 함유하고 있다.

 

이 중 EGCG 성분은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당뇨병협회가 일본인 1만7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녹차를 6잔 마신 사람들은 다른 차를 마신 사람들에 비해 당뇨병 발병 위험이 3분의 1 정도로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녹차는 또 혈압 조절을 용이하게 해 심장관상동맥을 유연하고 편안하게 해줘 심장질환 발생의 위험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지능을 지켜주고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작용을 한다. 실제로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녹차는 새로운 두뇌 세포의 성장을 유도해 생쥐의 기억력과 학습력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EGCG 성분은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폴리페놀 계열 항산화성분도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나쁜 콜레스테롤(저밀도지단백(LDL) 결합 콜레스테롤)의 수치 감소에 기여하고 혈전을 막아 뇌졸중의 원인이 되는 고혈압·동맥경화·당뇨병·고지혈증·혈전증 등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밖에 녹차는 폐암·전립선암·자궁경부암 등의 발생 위험을 줄여주며 항노화·면역기능 개선·지질 강하·비만 완화·장내 세균총 개선·충치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는 다수의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항암·항산화작용 뛰어난 붉은 빛깔의 아름다운 차 … 홍차

홍차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차 종류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차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홍차’하면 으레 영국을 떠올리곤 하는데 실제로 영국인들은 매일 오후 4~6시 사이에 홍차와 함께 케이크나 구운 쿠키 등을 곁들이는 ‘애프터눈 티(AfternoonTea)’를 즐긴다.

 

인도·스리랑카·중국·인도네시아 등에서 주로 생산되며 영국과 한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에서도 많이 소비되고 있다. 인도의 다질링(Darjeeling, 다르질링), 스리랑카의 우바(Uva), 중국의 기문(祁門) 홍차가 세계의 3대 홍차로 손꼽힌다.


홍차는 차잎을 따서 일정 시간 널어놓아 말리는 위조(萎凋)와 차잎에 물리적 힘을 가해 세포를 파괴하는 유념(揉捻) 또는 유절(揉切) 과정을 거쳐 마지막으로 발효(醱酵)를 시킨 후 건조해 완성시키는 차다. 발효 정도가 85% 이상으로 떫은맛이 강하고 짙은 홍색을 나타낸다. 홍차의 품질은 발효에 의해 결정되고 발효되면서 생성되는 테아플라빈(Theaflavin)과 테아루비긴(Thearubigin)의 비율에 의해 홍차의 맛과 탕색이 결정된다.

 

발효가 적절한 홍차는 쓰고 떫은맛이 조화를 이뤄 기분 좋은 상쾌함을 주고 붉은색 차의 아름다운 골든링(찻잔 둘레의 황금색으로 보이는 링)은 마시는 사람의 눈을 한껏 즐겁게 한다.


홍차도 녹차와 마찬가지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들을 함유하고 있다. 홍차에 함유된 주성분은 폴리페놀 계열인 카테킨류다. 건조한 차 잎에 20~35%가량 함유된 카테킨은 항암효과·항산화 작용·혈당 억제·콜레스테롤 저하 등의 효능을 갖는다. 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는 항균·항암·항바이러스·항알레르기·항염증 활성과 체내 산화작용을 억제에 도움을 준다. 플라보노이드의 강력한 항바이러스, 항균 기능은 장내 유해균을 사멸해 변비나 설사 증상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이외에 홍차에 함유된 카페인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정신을 각성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이뇨작용 및 피로회복에도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홍차가 커피보다 카페인이 많다고 알려져 있어 홍차 마시는 것을 주저하는 사람도 있다. 동일한 량일 경우 홍차가 커피보다 카페인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보통 커피 1잔을 내릴 때 10g의 카페인이 나오고 홍차는 2~3g 정도다. 한 잔을 마셨다고 가정할 때 홍차의 실제 카페인 양은 커피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셈이어서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다.


비만 억제·나쁜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에 도움…우롱차

반발효차인 우롱차는 오룡차(烏龍茶)의 중국식 발음으로 중국 푸젠성(福建省)에서 생산되는 무이암차(武夷岩茶)가 원조다.

중국 명나라 말 푸젠성 안계현에 살던 용이라는 사람은 얼굴이 검어 오룡(烏龍)이라고 불렀는데 하루는 피곤한 탓에 찻잎을 따서 방치해 둔 채 잠이 들어 다음날 일어나 보니 전날 따둔 차잎이 변색돼 발효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에 서둘러 차를 만들어 마셨는데 그 맛과 향이 오히려 생잎으로 만든 것보다 훨씬 좋아 그 때부터 반발효차를 만들어 마셨고 차의 이름이 우롱차가 됐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우롱차의 명산지로는 대만과 중국의 푸젠성이 유명하다.
 
우롱차는 봄과 여름 두 계절에 걸쳐 차 잎을 채취해 처음 햇볕을 쬐어서 시들게 한 후 실내로 옮겨 수시로 휘저어 섞어 수분을 제거하며 그 사이에 약간 발효되게 한 후 솥에서 볶아 효소작용을 멈추게 하고 이것을 잘 비벼서 건조시켜 완성시킨다.

 

우롱차는 다관에 찻잎을 반 정도 넣은 뒤 90도 이상의 뜨거운 물을 부어 바로 우려내어 먹는데 뜨겁게 마실수록 제 맛이 난다. 특히 떫은 맛 성분인 카테킨의 양이 녹차에 비해 절반 이하인 데다 웬만큼 높은 온도에서도 잘 우러나오지 않기 때문에 물의 온도를 가급적 높이는 게 좋다. 


우롱차를 매일 정기적으로 마시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줄어들고, 아토피피부염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 등이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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