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비싼 약, 다시 말해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은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Palo Alto)에 위치한 아이거바이오파마슈티컬스약(Eiger BioPharmaceuticals)가 지난해 11월 전세계 약 600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초희귀 조로질환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조킨비’(Zokinvy 성분명 로나파닙, lonafarnib)였다.
환자 수가 적은 희귀의약품에는 일반적으로 비싼 값이 붙지만, 현재 미국 약국에서는 조킨비의 약값이 모든 것을 능가하고 있다. 의약품 가격조사기관인 굿RX(GoodRx)가 집계한 목록에 따르면, 매달 8만6000달러, 즉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조킨비는 2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비싼 약이다. 이 순위는 월별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의사들이 직접 투여하는 약은 포함하지 않았다. 아래 표는 브랜드명, 제약사, 월간 약값(달러) 등이다.
Zokinvy Eiger BioPharmaceuticals $86,000
Myalept Amryt Pharma $72,159
Mavenclad Merck KGaA(독일) $60,371
Ravicti Horizon Therapeutics $57,998
Actimmune Horizon Therapeutics $55,310
Oxervate Dompé $48,498
Takhzyro Takeda $46,828
Juxtapid Amryt Pharma $46,502
Cinryze Takeda $45,465
Chenodal Travere Therapeutics $42,570
Gattex Takeda $41,664
H.P. Acthar Mallinckrodt Pharma $39,864
Orladeyo BioCryst Pharma $37,308
Tegsedi Ionis/Akcea $35,638
Ayvakit Blueprint Medicines $33,568
Vitrakvi Bayer $32,800
Qinlock Deciphera Pharma $32,000
Korlym Corcept Therapeutics $31,440
Cerdelga Sanofi $28,599
Idhifa Bristol Myers Squibb $28,246
아이거가 미국 머크(MSD)로부터 라이선스한 전 암 치료제 신약후보 조킨비는 암리트(Amryt Pharma)의 지방조직결핍 치료제인 마이알렙트(Myalept)을 지난해 1위 자리에서 밀어냈다.
조킨비는 너무 비싼 나머지 진료실이나 병원에서 직접 투여한 약품까지 집계에 넣어도 노바티스의 단회 척수성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유전자치료제인 노바티스의 ‘졸겐스마’(Zolgensma 성분명 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 Onasemnogene abeparvovec)의 212만5000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FDA는 조킨비를 치료제가 아닌 허친슨 길포드 조로증 증후군(Hutchinson-Gilford Progeria Syndrome, HGPS)과 과정결여 조로성 척추증(processing-deficient progeroid laminopathies)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용도로 승인했다. 전 세계적으로 각각 400명, 200명의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노화를 가속화하는 초희귀질환이다.
아이거 대변인은 보도자료에서 “미국에서는 20명의 환자만 확인됐다”고 밝혔다. 투여량은 체표면적을 기준으로 조절되며 굿RX는 하루에 약 200mg의 조킨비를 복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계산했다.
아이거는 지난 1월 초희귀질환에 대한 유일한 치료제로 이 약을 공식 출시했다. 미국에서 확인된 대부분의 적격 환자들은 이미 아이거 연장 접근 프로그램을 통해 조킨비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공동 급여 지원과 다른 환자 지원을 제공하는 ‘아이거 원케어’라는 상업적인 프로그램에 등록된다. 아이거 대변인은 의무적인 할인을 포함해 환자 1인당 연간 평균 순지불가격이 약 65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독일 머크의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인 마벤클래드(Mavenclad, 성분명 클래드리빈 Cladribine)의 가격은 3위로 떨어졌다. 조킨비와 미얄렙트는 매일 복용하는 반면 마벤클래드는 몸무게에 따라 정확한 투약량을 정해 다른 메이븐클래드는 1년에 2회만, 한 달 이상의 간격을 두고 투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12만달러(한 달에 6만달러)가 들게 만들 것이다.
호라이즌테라퓨틱스(Horizon Therapeutics)의 요소회로질환 치료제 ‘라빅티’(Ravicti, glycerol phenylbutyrate)와 악성 골다공증 및 만성 육아종증에 쓰이는 ‘액티뮨’(Actimmune, interferon gamma 1-b)은 각각 월 5만7998달러, 5만5310달러로 4, 5위를 차지했다.
조킨비 외에도 바이오크라이스트제약(BioCryst Pharmaceuticals)이 새로 승인한 경구용 유전성혈관부종(Hereditary Angioedema, HAE) 치료제인 ‘올라데요’(Orladeyo, 성분명 베로트랄스타트 berotralstat)가 월 3만7308달러로 13위를 기록하며 이 목록에 올해 신규 진입했다. 하지만 월 4만6828달러의 비용으로 7위를 차지한 다케다의 경쟁제품인 HAE 주사제 타크지로(Takhzyro)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진행성 위장관 기질종양(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 GIST) 치료제로 승인받은 ‘퀸록’(Qinlock 성분명 리프레티닙, ripretinib)은 월 3만2000달러의 가격으로 17위에 올랐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인 ‘아이디하이파’(Idhifa 성분명 에나시데닙 enasidenib)는 2만8246달러의 가격에 힘입어 20위 안에 들었다.
한때 가격이 비싸다는 비판을 받았던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오래된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Sovaldi, 성분명 소포스부비르 Sofosbuvir)와 애브비 라이벌 약인 비키라팩(Viekira Pak, 성분명 옴비타시비르, 피라타프리비르, 리토나비르 Ombitasvir / Paritaprevir / Ritonavir 공동 포장), 아지오스제약(Agios Pharmacueticals)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팁소보(Tibsovo, 성분명 이보시데닙 Ivosidenib) 등이 2021년 상위 20위권에서 탈락했다.
올해 상위 20개 의약품 중 12개의 의약품이 가격이 올랐는데, 그 중 마이알렙트가 4%, 마벤클래드가 6% 인상됐다고 굿RX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