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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맥파열로 발생하는 ‘대동맥박리’, 환자 30~40% 현장에서 사망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03-10 14:37:27
  • 수정 2021-06-11 17: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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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로 찌르는듯 극심한 가슴통증 생기면 신속 응급치료 필요 … 금연·고혈압 관리로 예방

대동맥은 심장으로부터 온몸의 장기로 혈액을 내보내는 우리 몸의 가장 굵은 혈관이다. 대동맥이 파열되면서 발생하는 대동맥박리는 절반 이상이 현장에서 바로 사망할 수 있는 매우 무서운 질환이다. 작게 찢어진 대동맥 내막으로 강한 압력의 혈액이 파고 들어 내막과 중막 사이를 찢으면서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

 

그러나 대동맥박리는 극심한 흉통을 호소하는 탓에 심근경색과 혼동할 수 있어 정확한 감별이 중요하다. 수술을 하지 않을 경우 한 달 이내 90%가 사망하기 때문이다.


바로 수술 안 하면, 한 달 이내 90% 이상 사망

대동맥은 꽤 튼튼하고 두꺼운 관으로 가장 안쪽의 내막, 주로 근육으로 이루어진 중막, 가장 바깥쪽의 외막으로 구성돼 있다. 성인은 혈관 지름이 3㎝ 내외로 심장에서 시작해 머리(상행 대동맥)-가슴(하행 흉부 대동맥)-배(복부 대동맥)를 지나는 양다리 동맥으로 나뉜다.

 

급성 대동맥박리는 이런 대동맥의 내막이 찢어지는 질환으로, 혈액이 지나는 원래 통로가 찢어지면서 생긴 가짜 통로가 생기게 되고 원래 통로를 압박하는가 하면 강한 압력으로 인해 혈관이 부풀어 오르거나 쉽게 파열된다.


약 30~40% 환자가 발생 직후 현장에서 사망할 수 있고 상행 대동맥을 침범하면 병원에 도착하더라도 응급수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2일 이내에 50%, 생존 이후 한 달 이내에 90%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


대동맥 박리를 유발하는 여러 가지 요인 중 가장 흔한 원인은 고혈압이다. 환자의 70~90%에서 고혈압이 동반된다. 고혈압과 노화 등으로 인해 퇴행성 변화가 오거나 마르판증후군, 이첨대동맥판막 등 선천적 요인으로 대동맥벽이 약해진 경우 대동맥 중막이 변성되는 ‘낭성 중층괴사 흉부외상’ 등으로 대동맥 박리가 초래될 수 있다. 50~60대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고 여성보다 남성에서 2배 더 많이 발생한다.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주요 증상

대동맥 박리가 생기면 찢어질 듯 극심한 가슴통증이 갑자기 시작된다. 상행 대동맥에 발생한 경우는 가슴 쪽, 하행 대동맥에서 발생한 경우 주로 어깨뼈 부위에서 느끼게 된다. 


환자 대부분은 자신이 일평생 경험한 가장 심한 통증으로 꼽으며, 찢어지는 듯한, 칼로 찌르거나 도려내는 것 같은 격렬한 느낌이라고 표현한다. 상행 대동맥을 침범한 경우 경동맥이 차단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뇌 혈류에 이상이 생기면 몸의 한쪽이 감각이 없어지거나 마비가 오는 등의 신경학적 이상이 초래된다.

 

대동맥 박리의 주요 원인은 고혈압이지만 대동맥이 파열돼 심장이 눌리거나 대동맥판막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혈액이 심장 쪽으로 역류해 급성 심부전으로 진행, 저혈압이 생길 수도 있다. 하행 대동맥을 침범하면 척수신경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해 하반신 마비, 장 쪽 혈관을 차단해 복통이 나타나게 된다.

 

처음 통증은 매우 심하지만 점점 나아지는 게 특징이다. 통증의 위치가 변하는 것은 대동맥 박리가 점점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만큼 즉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상행 대동맥박리는 신속 수술, 하행은 내과적 치료 필요

일반적으로 상행 대동맥 박리는 대동맥 파열로 인한 급사의 위험이 커 초기 수술적 치료가 원칙이다. 하행 대동맥 박리는 파열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분지혈관이 많아 수술 후 후유증의 위험이 커서 내과적 치료를 하게 된다. 그러나 초기 내과적 치료를 시행하다가 주요 장기 손상이 있는 경우, 파열이 임박한 경우, 분지혈관으로의 혈류가 저하되는 경우는 하행 대동맥 박리의 경우에도 수술 또는 혈관내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게 된다.

 

수술 목표는 박리 과정이 하방 또는 상방으로 진행하는 것을 방지하고 찢어진 내막 부위를 포함한 대동맥 부위를 인조혈관으로 대체시켜 주는 것이다. 급성 대동맥 박리의 수술 사망률과 치명적 합병증의 발생 빈도는 다른 어떠한 수술보다도 현격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대부분 수술 전 환자의 상태가 매우 불량할 뿐 아니라 수술 자체도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술 장비와 재료, 의사들의 술기, 대동맥 응급 질환에 대한 치료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상행 대동맥 박리의 수술 성적은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다. 최근에는 연구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수술 사망률이 5~2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대동맥박리 예방 위해 금연·고혈압 조절 필수

대동맥 박리를 선택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은 없지만 1차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과 함께 대다수 환자가 갖고 있는 고혈압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또 마르판증후군과 같은 유전성 결체조직 질환 또는 이엽성 대동맥판막증을 앓는 고위험군의 경우 조직 일부가 선천적으로 약해진 상태여서 혈압이 높으면 대동맥이 늘어나다가 어느 한순간 대동맥 박리로 진행될 수 있다.

 

조상호 강동경희교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대동맥 박리의 예방을 위해서는 세밀한 추적관리를 통해 사전에 대동맥의 확장 여부를 평가하고 박리가 발생하기 전에 조기치료를 위해 의사와 정기적으로 상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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