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당뇨병 환자에서 말기 신부전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특히 고령이면 신규 발생률도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민정·박인휘 아주대병원 신장내과 교수와 하경화·김대중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표본 코호트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말기 신부전 환자의 유병률과 발생률, 사망률 추이를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10일 소개했다.
연구결과 말기 신부전 발생률은 10만명당 28.6명에서 24.0명으로 약간 감소했다. 당뇨병 유무에 관계없이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75세 이상 고령에서의 발생률은 10만명당 58.5명에서 122.9명으로 크게 증가하고 말기 신부전이 시작되는 평균 연령도 44세에서 47.5세로 높아지는 등 고령에서 말기 신부전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말기 신부전 환자의 유병률은 2007년 10만명당 57.8명에서 2015년 157.1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과 당뇨병 환자에서 유병률이 크게 증가했으며 당뇨 유무에 따라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같은 기간 말기 신부전 환자의 사망률은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됐으나 당뇨병이 없는 말기 신부전 환자의 사망률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모든 연령대에서 유병률이 증가했다. 다만 고령 인구 급증 등으로 75세 이상 고령에서 발생률·유병률 모두 크게 증가했다. 또 당뇨병 환자에서 여전히 유병률이 크게 증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정 교수는 “다른 노인성 질환에 비해 노인에서 말기 신부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현실과 달랐다”며 “이번 연구에서 고령 환자와 당뇨병 환자에서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한 만큼 식사 조절, 철저한 혈당·혈압 관리, 적절한 약물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신장 기능 저하를 지연시켜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020년 12월 국제학술지 ‘대한당뇨병학회지’에 ‘Trends in the Incidence, Prevalence, and Mortality of End-Stage Kidney Disease in South Korea(말기신장질환 발생률 및 사망률 동향)’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