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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피부염 단골약 ‘리도멕스’ 3월 2일 전문약 전환, 뒤늦게 전파돼 약사들 반품 소동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3-08 17:17:30
  • 수정 2021-06-28 17: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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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아제약, “재고품 처방없이 팔아도 된다”며 밀어내기 판매했다가 4일 회수
습진, 피부염, 양진(구진두드러기), 벌레물린데, 건선, 손발바닥농포증의 외용제로 쓰이는 삼아제약의 ‘삼아리도멕스크림’ ‘삼아리도멕스로션’(0.3%)의 전문의약품 전환 사실이 뒤늦게 약국가에 알려지면서 일대 소동이 일었다. 

이 약은 작년 5월 28일 대법원으로부터 전문약 전환을 용인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보통 의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한 대로 제약사가 따르는 게 관행이었지만 삼아제약은 이 약을 전문의약품으로 만들어 의사 처방을 통해 대량 판매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약품 분류조정을 신청했다. 식약처는 기존 분류대로 일반의약품으로 남아있기를 결정했으나 이에 불응한 삼아제약은 2019년 식약처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 2심, 3심에서 식약처는 연거푸 패소했고 대법원으로부터 1억원이라는 소송 비용을 대신 물어줘야 했다. 

이같은 리도멕스의 전문약 전환 시점은 3월 2일로 이날부터 삼아리도멕스연고, 삼아리도멕스크림 등 프레드니솔론발레로아세테이트 0.3% 성분 함유 16개 품목은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해당 품목은 더유제약 도렉스크림, 라이트팜텍 유라미크림, 바스칸바이오제약 바르나오크림, 바이넥스 프레솔연고, 비보존제약 도솔론크림, 삼아제약 삼아리도멕스연고, 삼아제약 삼아리도멕스크림, 시믹씨엠오코리아 리도메디크림, 시어스제약 피앤프로크림, 씨엠제약 유프레드크림, 안국약품 보송크림, 알리코제약 스몰크림, 에이프로젠제약 푸른솔크림, 오스틴제약 메가소프크림, 우리들제약 푸레디크림, 태극제약 베로아크림 등이다. 

문제는 삼아제약이 ‘전문의약품 전환 전에 출하한 의약품에 대해서는 일반의약품으로 의사 처방 없이 판매할 수 있다’고 안내하며서 밀어넣기식 판매를 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3월 2일부터 전환약이 된 리도멕스를 처방전 없이 파는 게 불법이라는 게 약사사회에서 뒤늦게 알려지면서 삼아제약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재고품은 의사 처방 없이 판해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전문약이 됐다는 사실에 재고품을 안아야 하는 약국들이 삼아제약에 항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삼아제약은 4일 대한약사회를 찾아가 정중히 사과했다. 식약처에는 약국에 깔린 리도멕스 기존 일반약을 회수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소동이 마무리돼가는 중이다. 

이번 소동은 자사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소비자와 약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어코 전환약으로 전환한 삼아제약의 이기적 기업윤리, 이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약국가를 혼란스럽게 한 식약처의 무관심 또는 안이함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경기도의 한 개국 약사는 “리도멕스가 마진이 적어도 알레르기나 피부습진, 아토피를 겪는 아이를 둔 부모들이 즐겨 찾는 필수품이라 약사로서는 소비자 니즈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꼭 필요한 약이었는데 전문약으로 전환되면서 소비자의 불편은 늘고 선택의 폭은 줄었다”며 “일부 약사는 리도멕스 관련 조제료 수익이 늘었다고 반기기도 하지만 약사의 직능은 축소되고, 바쁜 소비자에게 병원 방문을 통해 처방을 받아 약을 타오라고 하는 게 합당치 않다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이익과 편의를 무시하면서 제품력과 브랜드파워만 믿고 전문약 전환을 밀어붙인 제약사의 탐욕과 교만, 소비자의 권리를 지켜주려는 정신이 박약한 보건당국의 무책임과 소송 준비 소홀로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게 됐다. 

전환약 전환 찬반 놓고 쟁점이 된 ‘역가’ … 제약사-식약처 자존심 싸움에서도 식약처 연패 

삼아제약은 리도멕스의 역가(potency)가 강하다며 전환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도멕스와 같은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혈관수축과 항염증, 면역억제, 증식억제 작용을 한다. 혈관수축 능력에 따라 역가를 7등급으로 구분한다.  

식약처는 의약품 분류 기준 규정(제2조분류의기준)에 스테로이드 외용제를 전문약(1~6등급)과 일반약(7등급)으로 구분해 허가하고 있다. 구분 기준은 함량과 성분, 역가(Potency)에 따라 달리하고 있다.

식약처는 리도멕스가 7등급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삼아제약은 전문학회의 의견을 내세워 리도멕스가 5~6등급의 전문약이 맞다고 주장했다. 대한소아과학회는 스테로이드 등급을 1·2등급, 3·4등급, 5·6등급, 7등급 등 총 4개로 나누고 리도멕스를 5·6등급(약한 강도) 전문약으로 구분한다. 리도멕스 오리지널인 일본 코와(Kowa)사 제품도 현지에서는 전문약으로 분류된다고 내세웠다. 

이에 반해 식약처는 서울대 산학협력단 연구에서 리도멕스 역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으며, 일본 등 역가 관련 자료는 신빙성이 떨어져 리도멕스 역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약품 분류 결정은 역가 뿐 아니라 안전성과 유효성 등 여러 요소를 종합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현 의약품 분류를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협회 등 여러 단체의 이해관계가 대립된 의약분업을 통해 이뤄진 ‘사회적 합의의 산물’인 만큼 분류 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1심) 재판부는 “리도멕스 역가를 6등급 이상으로 볼 수 있는 의학적 자료가 존재한다. 7개 등급으로 구분하는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는 리도멕스 크림을 5등급, 로션은 6등급으로 분류한다”며 “총 5개 등급으로 나누는 일본의약협회는 3등급, 일본후생성·일본알레르기학회는 5등급 중 4등급으로 본다는 것을 감암하면 이를 세분화된 7등급으로 분류해도 6등급 이상 전문약에 해당한다”고 결론내렸다. 2심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났다. 3심에서 대법원은 아예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더 이상 심리를 이어갈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에 대한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했다. 결국 식약처의 두루뭉술한 대처가 삼아제약의 승소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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