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급성장으로 올해 시장 규모가 5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건기식을 두고 식품업체와 제약업체 간에 대결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4조9805억원으로 전년(4조6699억원) 대비 6.6% 성장했다. 협회 측은 올해 건기식 시장규모는 5조원을 훌쩍 넘기는 것은 물론 2030년까지 매출규모가 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건기식 시장의 급속한 성장은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에 코로나19 사태가 더해지면서 평소 건기식을 통해 건강을 챙기자는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건기식 시장의 폭풍 성장세는 식약처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가 지난해 11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8.9%가 ‘건기식을 구매해 섭취 중’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0% 이상은 건기식을 2개 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에 40대 이상이 소비하던 건강기능식품이 20∼30대로 소비 계층이 확대되면서 홍삼과 비타민이 주류를 이뤘던 품목도 프로바이오틱스‧오메가3‧밀크씨슬‧루테인 등 다양화됐다.
이처럼 건기식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건기식 시장을 둘러싸고 제약업계와 식품업계, 유통업계간 간 경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건기식 사업을 부가사업 정도로 여겼던 식품업계의 발빠른 행보는 종근당, 일동제약, 유한양행 등 최근 제약회사들이 리드하는 건기식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초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케어위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개인별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사업 강화에 나섰다. 또 식품사업부 내에 있던 건강기능식품 조직을 개편하고 유전자 분석 전문업체인 이원다이노에그믹스,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보유 업체 HEM과 각각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새로운 건기식 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동원F&B도 지난달 15일 프리미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올리닉’을 론칭하고 고객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연령‧성별에 따른 소비자 욕구를 분석해 만든 신제품 6종을 출시했다.
플무원건강생활도 지난해 7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매장 ‘퍼팩’ 서비스를 선보이고 올가홀푸드에 입점했다. 퍼팩 서비스는 영양 상담사와 상담 후 소분 포장된 건기식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로 추천 제품을 직접 선택해 정기구독도 할 수 있다.
농심도 올해 건기식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농심은 지난해 3월 알약 형태로 하루 1번 간편하게 콜라겐을 보충할 수 있는 ‘라이필 더마 콜라겐’과 단식모방식단 ‘meme5’ 등을 출시하며 건기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이처럼 건기식 시장에 식품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뛰어 들자 제약업계에서도 후발 주자들이 경쟁 대열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지난해 건강 솔루션 브랜드 ‘브링’을 출시한 뒤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유산균과 식물성 단백질 보조식품 등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 보령제약을 대표하는 일반의약품 ‘겔포스’의 건기식 버전도 출시했다.
유한양행은 1월 자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데일리케어’를 본격 론칭했다. 데일리케어는 건강관리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 출범한 새로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다.
유유제약 자회사인 유유헬스케어도 지난해 6월 강원도 횡성군에 건강기능식품 공장을 신축 준공했다. 동아제약은 선택형 맞춤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셀파렉스’를 지난해 9월 론칭했다. 일동제약의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원료 21종을 인증 받아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휴온스그룹은 건기식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지난해 갱년기 여성을 위한 유산균 제품 ‘메노락토’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중년 남성을 위한 전립선 건강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건기식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고 제품 개발 트렌드도 기능성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제약업계가 주도하던 건기식 시장에 식품업체 등 대기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어 앞으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