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美日서 진행된 3상 긍정적 … 전신 탈모증엔 화이자 ‘젤잔즈’ 도전
릴리가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튼 소재 제약기업인 인사이트코퍼레이션(Incyte Corporation)과 함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올루미언트정’(Olumiant 성분명 바리시티닙, Baricitinib) 2mg 또는 4mg으로 진행한 3상 ‘BRAVE-AA2’에서 원형탈모증을 유의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두피 탈모 정도가 50% 이상인 중증 원형탈모증(alopecia areata, AA)이 최소한 6개월 이상‧8년 이하로 나타난 성인 환자 총 546명이 피험자로 참여한 임상에서 올루미언트 투약군은 36주차에 평가시점에서 위약 대조군 대비 두피 부위의 모발 재성장이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하게 개선된 것으로 입증됐다고 3일(현지시각) 밝혔다. 원형탈모증 환자 대상 3상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임상에는 한국, 미국,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중국, 이스라엘, 일본, 타이완 등의 환자가 참여했다. 다기관,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방식으로 진행됐다.
릴리는 이번 임상결과를 조만간 열리는 의학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는 전문 학술지에 게재할 계획이다. 원형탈모증 대상 올루미언트의 효과를 평가한 1건의 추가 임상 3상시험이 올해 상반기 중 공개된다.
‘올루미언트’는 앞서 지난해 3월 1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원형탈모증 치료를 위한 ‘혁신치료제’로 지정됐다.
원형탈모증은 두피, 안면, 경우에 따라서는 인체의 여러 부위에 동전 모양(patchy) 탈모가 유발되고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현재까지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FDA 허가를 공식 취득한 약물은 없다.
올루미언트와 같은 JAK 억제제(Janus kinase inhibitor)인 화이자의 ‘젤잔즈정’(Xelijanz 성분명 토파시티닙, tofacitinib)도 전신탈모증 및 바르는 탈모용 치료제로 승인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JAK 억제제가 면역을 억제하기 때문에 치료가 가능한 원리다. 현재 원형탈모증에는 스테로이드를 두피에 국소 주사하지만 면적이 넓거나 중증이면 한계가 있다. 먹거나 주사하는 사이클로스포린도 널리 쓰인다.
미국 주식전문가들은 2022년에는 젤잔즈나 올루미언트 중 하나가 탈모증 치료제로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AK 억제제 원형탈모증 치료제는 미국에서 연간 약제비가 5만달러로 예측된다. 매일 복용하기 때문이다. 2028년에는 탈모증 치료제 시장에서 JAK 억제제가 8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예일대 의대 브렛 킹(Brett King) 피부과 부교수는 “이번에 나온 긍정적인 결과가 대단히 유망하고 ‘올루미언트’가 원형탈모증 환자들의 긴급한 니즈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종종 파괴적인 원형탈모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진전시키는 데 이처럼 양질의 연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릴리의 로터스 맬브리스(Lotus Mallbris) 면역학 개발 부문 부사장은 “환자들에게 원형탈모증은 단지 미용상의 문제(cosmetic condition)가 아니라 심리학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간을 피폐하게 하는 자가면역질환”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원형탈모증재단(National Alopecia Areata Foundation Lotus Mallbris, NAAF)의 애비 엘리슨(Abby Ellison) 연구원은 “원형탈모증 치료에 크게 충족되지 못한 의료 수요가 존재한다”이라면서 “이번 연구결과가 흥미롭고 우리를 가능성 있는 새로운 치료에 다가가게 한다”고 말했다.
올루미언트는 중등도에서 중증에 이르는 성인 활동성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70여개국에서 허가받아 발매되고 있다. 원형탈모증은 적응증이 추가되면 아토피피부염에 이어 ‘올루미언트’의 두 번째 피부질환 적응증이 된다.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에서는 중등도에서 중증에 이르고 전신요법제의 사용이 적합한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이밖에 올루미언트는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SLE), 유소년 특발성 관절염(JIA), 렘데시비르와 병용하는 용법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도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