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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즐기고, 혀로 맛보며 ‘오감만족’...‘니들이 디저트를 알아?’
  • 우승훈 기자
  • 등록 2021-02-03 15:16:56
  • 수정 2021-06-28 08: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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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사보다 디저트’ ... 새로운 음식문화 트랜드 자리 잡아

바야흐로 ‘디저트’의 시대다. 유명 레스토랑이나 카페는 물론이고 거리를 걷다 보면 세계 각국의 유명 디저트를 취급하는 가게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심지어 디저트를 먹기 위해 레스토랑을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프랑스어로 ‘식사를 끝마치다’라는 뜻을 가진 디저트는 배부르게 식사한 후에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보기에 좋고 맛도 좋은 디저트를 즐기는 것은 이제 새로운 음식문화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각 나라를 대표하는 디저트는 현지에서 인기가 대단한 것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반드시 먹어보고, 사와야 하는 쇼핑 리스트에도 손꼽히고 있다.


식후는 물론,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고 각 나라의 디저트 문화까지 느껴볼 수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저트에 대해 알아본다. 


‘겉바속촉’의 두 얼굴, 프랑스 ‘마카롱’


마카롱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디저트라 할 수 있는 쿠키다. 아몬드 가루와 계란 흰자, 설탕 등을 넣어 작고 동그란 모양의 머랭으로 만든 크러스트 사이에 잼, 가나슈, 버터크림 등의 필링을 채워 샌드위치처럼 만든다.


매끈하고 바삭한 크러스트, 부드럽고 촉촉한 속, 달콤한 맛의 삼단 구조가 완벽하게 이뤄져 빚어내는 독특한 식감과 맛, 향이 가히 예술이라고 할 수 있으며 형형색색의 고운 빛깔이 특징이다.


마카롱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저트로 알려졌지만 원래 탄생한 곳은 이탈리아다. 16세기에 이탈리아 귀족과 프랑스 왕자가 결혼하며 개발된 음식으로, 이들의 결혼을 계기로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전파됐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마카롱은 20세기 초 파리의 페이스트리 숍 라뒤레(Laduree)에서 개발한 파리지앵 스타일이다.


전 세계적으로 마카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유럽은 물론 아시아 국가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마카롱을 선보이는 매장들이 늘고 있다.


수녀원에서 비법이 전수된 포르투갈 ‘에그타르트’


제과점이나 커피숍 등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에그타르트는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디저트로, 달걀노른자를 활용하여 만든 커스터드크림으로 속을 채운 파이다. 기원지인 포르투갈에서는 ‘파스탈 데 나타(Pasteldenata)’라고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홍콩이나 마카오를 원조로 알고 있지만 실상은 포르투갈에서 시작됐다. 포르투갈 리스본에 위치한 한 수녀원에서 수녀들이 계란 흰자를 이용해 수녀복을 다렸는데, 이 과정에서 남은 노른자를 처리하기 위해 만든 것이 에그타르트의 시초가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에그타르트의 본고장이랄 수 있는 포르투갈에는 홍콩이나 마카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에그타르트 가게가 셀 수 없이 많다.


에그타르트는 포르투갈과 홍콩의 것이 유명하지만 맛은 완전 다르다. 본고장인 포르투갈의 에그타르트는 페이스트리 도우를 사용해 바삭함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인 반면 홍콩식 에그타르트는 타르트 도우를 사용해 ‘촉촉한 느낌의 쿠키’에 가까운 식감을 지닌다. 마카오의 경우 홍콩과 인접해 있지만 과거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탓에 에그타르트를 만드는 방법은 포르투갈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


바삭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스페인 ‘추로스’


우리나라 제과회사에서 과자로 만들 정도로 인기가 있는 추로스는 간식으로 즐겨 먹는 스페인의 전통요리며 대표적인 디저트다.

밀가루로 만든 반죽을 기름에 튀긴 다음 설탕을 묻힌 긴 막대 모양의 음식으로, 가로로 자른 단면은 별 모양을 하고 있다. 추로스는 황금색을 띠며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스페인 현지에서 불리는 정식 명칭은 추로(churro)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개를 의미하는 추로스로 알려져 있다. 굵게 튀긴 것은 '뽀라(porra)'라고 구분해 부르기도 한다.


추로스는 입맛에 따라 설탕 대신 계피가루 등을 뿌려서 먹기도 하며, 초콜라테 콘 추로스(chocolateconchurros)라고 해서 초콜릿에 찍어 먹기도 한다.


해외여행을 통해 현지에서 추로스를 맛본 사람들이 입소문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좋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추로스를 전문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전문점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디저트인 슈니발렌은 망치로 부숴먹는 이색 재미를 더해준다.

나무망치로 부숴 먹는 이색 재미 독일 ‘슈니발렌’
 
독일 로텐부르크 지방의 전통 과자인 슈니발렌은 약 8cm∼10cm 정도의 동그란 공 모양으로 생긴 페이스트리다. 슈니발렌은 독일로 눈덩이를 뜻하는 슈니발의 복수형 단어다.


밀가루, 달걀, 설탕, 버터, 크림, 자두 시냅스 등을 주재료로 하며 가루 반죽을 둥글게 말거나 독특한 모양으로 잘라 말아 튀겨낸 후 겉에 초콜릿이나 딸기 크림, 레몬 시럽 등 종류에 맞게 다양한 코팅을 해 만든다. 


여러 종류의 토핑을 덧발라 맛을 낸 것이 특징으로 입맛을 사로잡을 정도의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나무망치로 부숴 먹는 이색 재미를 더해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인기가 있다.


주먹보다 큰 크기를 자랑하지만 최근에는 그 보다 작은 사이즈의 것도 나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따뜻한 커피에 슈니발렌을 곁들어 먹으면 색다른 맛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독일 현지인들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도 사랑받는 디저트인 슈니발렌은 국내에서는 망치로 부숴먹는 과자로 잘 알려져 인기가 높아 슈니발렌을 전문으로 하는 디저트 카페도 성업 중이다.


달콤한 맛의 최고봉, 터키의 ‘터키시 딜라이트’


터키인은 '달콤한 것을 먹고 달콤한 말을 하라'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달콤한 디저트를 사랑한다. 터키의 대표 디저트 터키시 딜라이트(Turkish delight)는 설탕과 옥수수 전분에 헤이즐넛, 호두, 피스타치오 등을 넣어 만든 과자로 원래는 인도의 전통과자였다.


'터키시'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원래 서남아시아 지역에서 대중적인 과자였다. 15세기부터 터키에서 본격적으로 만들어졌고, 18세기 이스탄불에는 이 과자를 만드는 큰 회사가 생기기도 했다.


19세기 이스탄불을 여행한 영국인이 터키시 딜라이트의 부드럽고 쫄깃한 맛에 반해 영국에 소개하면서 유럽에까지 알려지게 되고 전 세계적으로 전파됐으며, 그중에서도 터키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본고장인 인도를 뛰어넘어 터키의 대표적인 디저트로 자리 잡았다.


C.S. 루이스의 소설 ‘나니아 연대기’를 보면 셋째 에드먼드가 겁도 없이 마녀에게 과자를 얻어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과자가 바로 ‘터키시 딜라이트’다. 소설 속 에드먼드가 터키시 딜라이트의 맛에 반해 마녀에 대한 경계심을 풀었을 정도로 달콤한 맛이 일품인 디저트다.


신에게 바쳤던 귀한 음식, 일본 ‘와가시’


와가시(和菓子)는 글자 그대로 일본식(和) 과자(菓子). 즉 일본의 전통 과자다. 찹쌀과 팥 앙금을 주재료로 해서 만든다. 과거 일본 궁중에서 신에게 바치던 음식으로, 왕족 또는 일부 귀족들만 먹을 수 있던 귀하고 고급스런 음식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적으로 즐겨 먹는 디저트로 자리 잡았다.


차를 즐기는 일본에서는 주로 차와 함께 먹는 경우가 많으며, ‘와가시는 첫 맛은 눈으로, 끝 맛은 혀로 즐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양이 화려한 것이 많고 종류 또한 다양하다. 수분함량에 따라서도 종류가 나뉘는데, 수분함량이 20% 이하인 화과자는 건과자(干菓子)라고 하고 40% 이상인 것은 생과자(生菓子), 그 중간인 30%를 반생과자(半生菓子)라고 한다.


와가시는 일본의 각 지역마다 장인이 있을 정도로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와가시를 예술작품과 접목하여 계절감을 표현하거나 그 모양을 정교하게 만드는 공예 분야도 있다. 


파인애플의 쫀득한 식감으로 입맛을 사로잡는 대만의 펑리수는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파인애플의 쫀득한 식감으로 입맛 사로잡는 대만 ‘펑리수’


펑리수는 밀가루, 버터, 계란, 설탕으로 만든 반죽 안에 파인애플 조림 또는 잼을 넣어 구운 과자로 대만의 대표적인 디저트다. 펑리(凤梨)는 파인애플을, 수(酥)는 바삭한 과자를 뜻한다.


지금은 세계적인 디저트로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원래는 오래 전 중국이 위(魏), 촉(蜀), 오(吳)로 분열됐던 삼국시대 때 신에게 바치는 제물 음식이었다. 펑리수에 들어가는 파인애플은 대만어로 옹라이(王梨)라고 하는데, ‘번영’, ‘다산’이라는 뜻의 옹라이(旺來)와 발음이 비슷해 최근에는 결혼식 케이크나 선물용으로도 펑리수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펑리수의 겉 과자는 부드럽고 버터 향이 나며, 속에 들어있는 파인애플 조림과 잼은 달콤하고 과육이 씹히는 쫀득한 식감이 있어 차나 다른 음료와 잘 어울린다.


한 입 베어물면 입안에서 퍼지는 케이크의 부드러운 맛과 파인애플의 달콤한 맛의 조화가 일품으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 중국으로의 수출 규모도 매년 급증하면서 70년 가까이 지속되온 대만과 중국 양안 갈등을 풀어내는 열쇠의 역할도 하고 있는 디저트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대만 여행 시 기념선물로 가장 많이 사오는 게 펑리수이고 최근에는 그 맛을 잊지 못해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펑리수를 판매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
 
가장 미국적인 맛, 미국 ‘애플파이’


미국인들이 흔히 쓰는 표현 중에 ‘애플파이만큼 미국적인(As American as apple pie)’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디저트 중 하나가 애플파이다.


달게 삶은 사과가 들어간 파이로 형태나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둥근 파이접시를 사용해 위아래 두 장의 파이 반죽 사이에 사과를 넣어 굽거나 오븐철판에서 띠 모양으로 굽는다.


애플파이는 먹기 전에는 고소한 버터 향과 사과 잼 향기를 코로 느끼고, 한 입 베어 물면 상큼하고 달콤한 사과조림의 식감을 느낄 수 있는 후각과 미각이 모두 즐거운 디저트다.


계피를 넣어 만들기도 하며 특히 미국인들은 애플파이 위에 생크림 또는 아이스크림을 올려 먹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이처럼 아이스크림을 올린 파이를 알라모드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방송사의 예능프로그램에서 사과 재배 농민들을 돕기 위해 선보인 사과잼을 넣은 애플파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편의점용 애플파이가 출시되는 등 디저트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아한 귀족문화가 그대로 녹아든 영국 ‘스콘’


홍차와 함께 먹는 스콘은 영국의 대표적인 빵으로, 속을 넣지 않고 가볍게 부풀도록 구운 밀가루 빵이다.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등으로 간단하게 만들며 약간의 단맛과 짠맛이 섞여 있으며 포슬포슬한 식감이 특징이다.


스콘은 영국의 우아한 귀족 문화가 모태다. 18세기 영국의 한 공작부인이 점심과 저녁 사이에 배고픔을 달래려 간단한 차와 함께 스콘을 먹은 것이 시초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도 영국에서는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갈 때쯤 백발의 할머니들이 차와 함께 부드러운 스콘을 한 입 베어 물고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스콘은 만드는 사람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원이나 사각형, 삼각형 모양으로 만든다. 스코틀랜드에서 처음 만든 것으로, 영국인들이 잼이나 크림, 버터 등을 곁들여 오후 티타임에 내놓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스콘의 종류는 크게 달콤(sweet)한 맛과 짭조름(savory)한 맛으로 나뉜다. 하지만 종류에 상관없이 단맛이나 짠맛은 스콘과 곁들여 먹는 과일잼, 클로티드 크림의 맛을 상쇄할 정도로 강하지 않은 것이 정석이다.


달콤한 스콘에는 건포도, 크랜베리, 말린 대추야자, 당절임 과피, 당절임 체리, 초콜릿 등을 넣어 단맛을 더하기도 하고 도넛처럼 표면에 글레이즈나 프로스팅을 입혀 달콤함을 배가시키기도 한다. 짭짤한 스콘에는 양파, 마늘, 치즈, 베이컨, 딜 등을 넣어 맛과 향을 북돋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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