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서 다발하는 유방암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진단하면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은 장정민·김수연 영상의학과 교수팀이 초음파검사를 바탕으로 더 정확하게 유방병변을 감별할 수 있는 진단모델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 결과 새 진단모델은 초음파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된 양성종양이 유방암으로 오인되는 이른바 위양성 진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결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컴퓨터 보조진단 소프트웨어다. 이 소프트웨어는 다양한 유방종양의 초음파에서 보이는 형태학적 데이터를 학습시킨 프로그램으로 삼성메디슨에서 연구용으로 제공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발표한 모델은 여러 의료기관의 영상 데이터를 통해 개발되고 검증된 만큼 신뢰도가 높다. 개발에는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299명의 데이터가 활용됐고, 검증은 서울대병원을 방문한 164명의 데이터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소프트웨어에서 추출한 정량적 지표에 영상의학과 의사의 유방영상 판독 및 데이터 체계(BI-RADS) 최종평가, 환자 나이 정보를 모두 통합해 진단모델을 구축했다. 이어 개발한 진단모델과 기존에 사용되는 유방영상 판독 및 데이터 체계의 성적을 비교했다. 검증 단계에서 비교한 결과, 개발한 진단모델의 위양성률은 약 45%(69/155)로 기존 97%(151/155)보다 위양성률이 약 52%p 감소했다.
위양성률이 높다는 것은 실제로 음성이지만 양성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며, 이는 환자에게 혼란과 불안을 주고 불필요한 추가 검사로 인한 의료비 상승을 일으킨다.
새로운 진단모델 적용을 통해 진찰 또는 영상학적 검사에서 의심스런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 시행하는 조직검사율 감소도 유도할 수 있었다. 기존 유방영상판독 및 데이터 체계를 통해 조직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병변은 약 98%(160/164)였으나, 진단모델 이용 시 조직검사율이 48%(78/164)로 약 50%p 감소했다.
장정민 교수는 “영상의학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전문가 판단에 부가적이며 객관적인 의견을 제공, 진단의 효율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어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미래 딥러닝 기반 소프트웨어를 임상에 적용함으로써 유방 초음파검사 위양성률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김은경, 윤정현 교수), 삼성서울병원 (한부경, 최지수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로 대한유방영상의학회·대한유방검진의학회 다기관 연구지원에 의해 이뤄졌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3.998)’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