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 최초 MRA 제제 … 6개월 내 승인 여부 결정 … 신장 및 심장에 긍정적 개선 입증
바이엘은 만성신장병 및 2형 당뇨병이 동시에 발병(당뇨병성 신장병증, DKD)를 위한 치료제로 개발 중인 피네레논(finerenone)의 신약승인신청(NDA)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접수돼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받았다고 1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됨에 따라 통상 10개월 이상 소요되는 ‘표준심사’보다 이른 6개월 정도 내에 신속하게 승인 여부가 결정날 전망이다. 바이엘 측은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도 피네레논의 허가신청서를 제출해놨다.
피네레논의 허가 신청은 3상 ‘FIDELIO-DKD’ 임상시험에서 확보된 자료가 근거가 됐다. 이 약은 계열 최초의 비 스테로이드성 선택적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ineralocorticoid receptor antagonist, MRA)로 두 병발 질환에서 긍정적인 임상결과를 보여줬다.
현존 스테로이드성 무기질 코르티코이드로는 스피로노락톤(spironolactone), 칸레논(canrenone), 에플레레논(eplerenone) 등이 있으나 칼륨의 체내 저류를 증가시켜 고칼륨혈증을 일으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약은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MR)의 과도한 활성화로 인해 수반되는 유해한 영향들을 상당 부분 차단하는 기전이 임상으로 입증됐다. MR 과활성화는 NADPH 산화효소의 활성도를 높이며, 유해활성산소(ROS)를 증가시키고 Wnt/베타-카테닌 등으로 하여금 염증친화성 사이토카인과 섬유화단백질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최근 규명됐다. 또 유해활성산소 증가는 내피세포 기능부전을 초래해 혈관을 좁히면서 이같은 악영향을 끼치는 데 일조한다고 밝혀졌다. 결국 MR 과활성화는 염증과 섬유화를 진행시켜 신장 및 심혈관계 손상을 촉발하는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무기질 코르티코이드는 부신피질 외층에서 분비되며 나트륨 이온의 재흡수와 칼륨 이온 방출 증가를 초래해 혈액량(수분)을 증가시켜 혈압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IDELIO-DKD 임상연구는 2형 당뇨병 환자 중 초기 신장손상에서부터 진행기 신장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계의 증상을 나타내는 병발 환자 1만3000여명 중 5700여명을 대상으로 피네레논이 신부전과 신장병 진행 감소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했다. 48개국 1000여 의료기관에서 진행돼 병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최대 규모의 3상 임상시험 중 일부로 피네레논이 신장과 심혈관계에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FIDELIO-DKD 연구는 피네레논 또는 위약을 기존 표준요법제와 함께 병용하면서 신장과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2개의 세부 임상시험으로 이뤄져 있다. 피험자 무작위 분류, 이중맹검법, 위약 대조, 병행설계, 다기관, 발병사례 중심(event-driven) 방식이다.
임상결과는 지난해 미국 신장병학회(ASN) 2020년 신장 재기억 주간 학술회의에서 발표됐으며 같은 해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10월 23일자에 ‘피네레논이 2형 당뇨병 환자들의 만성 신장병에 나타낸 효과’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바이엘그룹 제약 사업부문의 미카엘 데보이(Michael Devoy) 의료‧약물감시 담당대표 겸 최고의학책임자는 “미국에서 만성신장병이 앓게 될 2형 당뇨병 환자들 가운데 거의 40%에게 충족되지 못한 의학적 수요가 존재한다”며 “당뇨병성 신장질환은 소리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잦은데다 현재 사용 중인 치료제들로 치료하더라도 신장 손상과 신부전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피네레논이 MRA의 염증 및 섬유화 부위를 직접적으로 표적하면서 추가적인 말기 장기 손상을 예방해 만성 신장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심혈관계 여러 증상이 발생할 위험성을 감소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우선심사 지정은 환자에게 이 약의 공급을 앞당겨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