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성공사례 쫓아 대웅제약, GC녹십자, 바이넥스, 차바이오텍, 차바이오랩 등 가세 등 가세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국내 제약사가 늘고 있다. 대웅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대웅제약은 이번 허가를 기반으로 세포치료제를 포함한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와 개발부터 품질시험·인허가 지원·보관 및 배송·판매까지를 아우르는 ‘올인원 패키지’ 사업을 시작한다. 협력계약을 맺은 업체에게는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춘 대웅제약의 세포치료제 생산기술과 국내 최상위권의 제약영업·마케팅 역량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국내 최초로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당뇨성 족부궤양치료제 ‘이지에프외용액’을 개발했으며, 자체 개발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나보타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캐나다 연방보건국(Health Canada) 등 선진국 규제기관의 까다로운 실사를 거쳐 GMP 인증을 따낸 경험이 있다. 대웅제약은 축적된 노하우를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생산에서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16일에는 차바이오텍이 글로벌 세포유전자 치료제 사업의 본격화를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정하는 의약품 품질관리기준(cGMP) 시설 구축에 착수했다. 차바이오텍 미국 자회사인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는 미국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 500ℓ 용량의 바이오리액터를 갖춘 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공장 부지임대 계약 등을 완료했다. 공사 완료는 2021년말이 목표 시점이다.
이 시설에는 차세대 항암제의 핵심물질인 바이럴벡터를 생산하는 설비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럴벡터는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CAR-T 세포치료제’ 등 유전자 조작이 동반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핵심원료로 꼽힌다.
차바이오텍은 cGMP 시설을 통해 사업 영역을 의약품 CDMO 분야로 확대하고 다양한 세포치료제 개발 노하우를 기반으로 글로벌 바이오시장 진출을 가속화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유전자 치료제 기업에서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등 CDMO 사업의 필요한 전문인력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이틀 앞선 14일에는 차바이오텍 자회사인 차바이오랩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올해 8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단재생바이오법)이 시행된 이후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취득한 기업은 차바이오랩이 처음이다.
첨단재생바이오법에 따르면 정부가 관리업자로 허가한 곳만 사람이나 동물의 줄기세포·조혈모세포·체세포·면역세포 등을 채취하고 처리할 수 있다.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에 필요한 장비와 기구, 안전한 보관을 위한 시설과 인력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차바이오랩은 앞으로 의약품 파이프라인 개발과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필요한 인체세포 등에 대한 관리업 허가와 임상연구를 위한 세포 처리시설 허가를 추가로 취득할 계획이다.
올들어 지난 8일에는 GC녹십자가 바이넥스와 위탁생산(CMO)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GC녹십자는 바이알과 프리필드시린지 등 완제 의약품 분야에 강점이 있고, 바이넥스는 바이오의약품 CDMO 역량을 인정받고 있어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바이넥스는 총 1만2000리터 규모의 cGMP급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바탕으로 초기 개발부터 임상의약품 생산 및 상용화, 제품 공급까지 전반적인 CDM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CDMO 사업을 시작한 기업은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 에스티팜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1월 mRNA 사업개발실을 신설하면서 CDMO 사업 본격화를 선언했다. 급성장하는 mRNA 치료제 및 백신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올리고핵산치료제 CDMO 사업 분야에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mRNA CDMO로 사업 확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에스티팜은 mRNA를 합성할 때 필요한 분자의 안정화 핵심기술인 5-캡핑 RNA 합성법의 국내 특허를 지난해 10월 출원했으며 국제 특허 출원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mRNA 기반 기술의 연구와 생산을 위해 반월공장에 신규 장비와 설비 구축을 완료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 물량 계약에 연이어 성공했다. 지난해 7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CMO 계약에 이어 한달 뒤 노바백스 백신 CDMO도 수주해 이미 안동공장 L하우스에서 생산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로부터 항원 제조기술을 이전받아 항원 생산을 위한 추가 공정을 개발한 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공급에 나선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이 CDMO 사업에 속속 진출하는 것은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피하면서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CDMO 사업은 글로벌 제약업계에 연구개발과 생산을 아웃소싱 추세가 확산되면서 성장한 분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 등 세계 굴지의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의 성공사례가 대표적이다. 아웃소싱 바람은 이제 시작이어서 전망이 밝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