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29일 첫 투여 … 기존 스키핑 치료제 한계 돌파 … 유전자치료제로는 첫 3상
화이자는 뒤센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 DMD)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인 ‘PF-06939926’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3상 ‘CIFFREO’ 임상시험의 첫 번째 피험자에 대한 투여가 이루어졌다고 7일 발표했다.
이 임상시험은 글로벌 다기관, 피험자 무작위 분류, 이중맹검법, 위약 대조시험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15개국, 55개 임상시험기관에서 99명의 4~7세 남자 소아를 피험자로 등록해 진행한다. 첫 번째 피험자는 지난 12월 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소재한 한 임상시험기관에서 유전자치료제를 투여받았다.
PF-06939926은 단축된 버전의 인간 디스트로핀 유전자(mini-dystrophin)를 재조합 아데노-연관 바이러스 혈청형 9형(rAAAV9) 캡시드(capsid: 바이러스 전달체의 세포 표적화 단백질 껍질)에 탑재해 근육 특화 프로모터의 도움을 받아 해당 유전자의 위치에 정착시키는 유전자 치료제다.
기존 치료제는 문제가 되는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도록 건너뛰는(skipping)을 유도하는 것으로 전체 DMD의 5분의 1만 커버할 수 있다. 따라서 근본적인 치료는 문제가 된 유전자를 대체할 수 있는 교정 유전자를 체내에 집어넣는 것이다.
DMD는 전세계 남성 3000~350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유전성 희귀 퇴행성 근육질환으로 X 염색체 열성(X-linked recessive) 유전자(Xp21.2)와 관련돼 남성에서 발병한다. 유전자 이상으로 디스트로핀(dystrophin) 단백질이 생성되지 않아 심각한 근육 손실이 일어나고 환자의 대부분은 조기에 사망한다.
DMD는 유전자 결여(삭제) 65%, 이중복제 5%, 점 돌연변이 30%의 비중으로 발생한다. 디스트로핀이 결핍되면 근육이 퇴화하고 나이 들면서 점차 증상이 악화돼 10대 초반부터 휄체어에 의존하게 된다. 20대 후반에 이르면 대다수가 사망하는 게 일반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14만명의 DMD 남아 환자들이 존재하고 이 중 미국 및 유럽은 3만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 시험의 1차적인 목표는 1년차 시점에서 ‘노스스타 외래평가’(North Star Ambulatory Assessment, NSAA) 지표를 적용해 착수 시점과 치료 후 일정 시점의 변화도를 평가하는 데 두고 있다. NSAA는 뒤센근이영양증을 나타내는 남아 환자들에게서 전체적인 운동기능을 17개 항목으로 평가한다.
피험자들은 시험 착수시점 또는 위약을 투여받은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PF-06939926을 투여받게 된다. 이어 PF-06939926을 투여받은 후 5년 동안 추적조사를 받게 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스탠퍼드에 소재한 화이자의 첨단 유전자치료제 제조시설에서 생산된 제품을 맞게 된다.
브렌다 쿠퍼스톤(Brenda Cooperstone) 화이자 희귀질환 담당 최고개발책임자(CDO)는 “최초의 뒤센근이영양증 유전자치료제 3상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은 중요한 이정표”라며 “현재까지 전체 DMD 환자들은 위한 질병조절제(disease-modifying)로서 허가된 게 없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우리가 보유한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이 임상 3상 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도출되고 허가를 취득할 경우 DMD 진행 궤적을 괄목할 만하게 개선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PF-06939926은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심사대상으로 지정됐다. 앞서 2017년 5월엔 희귀의약품 및 ‘소아 희귀질환 치료제’로 선정됐다.
한편 화이자는 1950년대부 써온 파란색 타원형 알약 모양의 로고를 70년 만에 바꾼다고 지난 5일 공표했다. 새 로고는 DNA 이중 나선 구조를 형상화한 것으로 화이자 측은 “단순한 제약회사를 뛰어넘어 과학을 향한 우리의 열정과 헌신을 보여주는 모양”이라고 설명했다.